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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0. 정법이 오래 머무는 조건

기자명 정원 스님

올바른 믿음 지니고 청정한 행 실천해야 정법 존속

마군이 가장 두려워하는 것은
‘지계 청정비구’와 ‘일심 수행자’ 
혼란스러운 삶에서 벗어나려면
 지극한 자세로 계법 수호해야

‘십송율’ 권49에는 난제장로가 부처님께 예경을 드린 후 다음과 같이 여쭙는다. “부처님! 정법이 멸하고 상법이 되면 세상에 어떤 비법(非法)들이 생기게 됩니까?” “난제여! 정법이 멸하고 상법 시대가 되면 다섯 가지 비법이 세상에 나타난다.” “어떤 것이 다섯 가지입니까?”
“정법이 멸하고 상법 시대가 되면, 비구가 오정심관 수행으로 잠시 번뇌를 눌러놓을 수 있는 정도의 견지를 조금 얻고는 성인의 법을 이미 이루었다고 스스로 말하니 이것이 첫 번째 비법이다.”
“재가자는 계법이 없더라도 불법승 삼보를 공경하고 믿음으로써 천상에 태어나는 복을 얻고, 어떤 출가자는 계를 범하고 단월의 시주를 낭비하여 갖가지 악의 문을 열고, 후학들을 방일하게 만든 과보로 지옥에 떨어지니 이것이 두 번째 비법이다.”
“어떤 이들은 세간의 업을 떨쳐버리고 출가를 하고 나서도 명리를 좇아 계를 파하니 이것이 세 번째 비법이다.”
“계를 무너뜨린 자들은 여러 사람들로부터 도움과 협조를 받지만 정작 계를 잘 지키는 자들은 도움과 협조를 받지 못하니 이것이 네 번째 비법이다.”
“선한 이는 힘이 약한 까닭으로 욕을 얻어먹지 않는 자가 없다. 심지어 아라한조차도 사람들이 욕을 하나니 이것이 다섯 번째 비법이다.”

다른 비구가 이 문제에 대해 다시 여쭙자, 부처님께서는 모든 비구들에게 위와 같은 이야기를 똑같이 반복하여 말씀하셨다.

‘법원주림’의 ‘법멸편(法滅篇)’에서는 ‘대오탁경’을 인용하여 부처님께서 열반에 드신 후에 나타나는 다섯 가지 법난에 대해 다음과 같이 상세히 언급하고 있다. 

“말법시대에는 비구들이 재가자로부터 법을 배우니 세간의 첫째 난이요. 재가자가 상좌에 앉아 법을 설하고 비구들이 하좌에 앉아 들으니 세간의 두 번째 난이요. 비구의 설법은 행하고 받드는 이가 없고, 재가자의 설법은 위없는 가르침으로 여기니 세간의 세 번째 난이요.”
“마군의 집안에서 비구가 자생하여 모습을 드러내는데 세간은 그런 마군의 가르침을 참된 도로 여긴다. 부처님의 바른 가르침은 자연히 드러나지 않게 되고 거짓을 진실한 것으로 믿으니 세간의 네 번째 난이요. 말법의 비구들은 처자와 노비를 거느리고 생활에 치중할 뿐, 다툼을 일삼고 부처님의 가르침은 전승하지 않으니 세간의 다섯 번째 난이다.”

불법이 약해지고 마군이 강한 시대에는 출가자가 세간법을 불법으로 여기고 계를 파하고 계를 범한다고 한다. 이렇게 혼탁한 세상일수록 정법을 지키고 중생을 이롭게 하는 청정 비구를 구분해내고 옹호하는 재가자의 역할은 더욱 중요해진다. 

마군이 가장 두려워하는 것은 ‘지계 청정한 비구’와 ‘일심으로 염불하여 극락왕생을 추구하는 사람’이기 때문에 마왕이 제거하려고 애쓴다고 ‘법원주림’의 저자는 말한다.

옛 어른들이 남겨주신 따끔한 경책을 대하면 당시의 시대상을 반영한 것이기도 하겠지만 이런 불행한 사태가 오지 않도록 미리 경계시키고 깨우치게 할 목적이 아니었을까 생각이 든다. 

상법시대와 오탁악세는 시간의 흐름에 따라 결정된 것이 아니라 어떤 마음과 자세로 현재의 삶을 영위하는가에 좌우된다. 어떠한 상황에서라도 불교수행자들이 올바른 믿음을 가지고 청정한 행을 실천한다면 정법은 그리 쉬이 사라지지 않을 것이다. 

혼란하고 탁한 세상에서 마왕의 장악에서 벗어나려면 수행자는 오직 부처님의 계법을 수호하고 좌선을 하거나 일심으로 염불하여 삼계육도를 벗어나 이생이 끝남과 동시에 성불하기를 희망해야 한다. 

재가수행자 역시 지극한 마음으로 삼보를 호지하고 법에 의지하되 사람을 의지하지 말아야 한다. 그래야만 자신도 해탈을 얻고 정법 또한 오랫동안 세상에 머물게 된다.

정원 스님 봉녕사 금강율학승가대학원 shamar@hanmail.net

 

[1559호 / 2020년 11월4일자 / 법보신문 ‘세상을 바꾸는 불교의 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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