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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3. 연민 나누기

힘겨운 상황 지나갈 수 있는 길 찾아줘

연민은 본성 중 기본적인 부분
지금 이 순간에 고요히 머물며
우리 안 생명력 편히 느끼면서
모든 존재에 따뜻한 마음 전달

우리는 연민 수행을 통해 자기 내면의 싸움과 슬픔을 견뎌내는 방법을 찾을 뿐 아니라 주변의 모든 고통이나 슬픔과 연결되는 방법을 배움으로써, 만나는 모든 대상을 애정 어린 보살핌으로 대하는 방법을 배우게 됩니다. 비록 우리가 격렬한 고통을 겪는 동안에도 연민은 내면에 있는 자비의 천사처럼 힘겨운 상황을 뚫고 지나갈 수 있는 길을 찾아줍니다. 이것이 가능한 것은 연민은 우리의 참된 본성 중에서도 기본적인 부분이기 때문입니다. 이렇기에 우리는 어떤 조건에서도 연민을 불러올 수 있습니다.

이제 편안한 자세를 취하고 ‘지금 이 순간’에 고요히 머무릅니다. 부드럽게 호흡하면서 자신의 몸과 심장 박동, 그리고 우리 안의 생명력을 편안하게 느껴봅니다. 잠시 후 가장 사랑하는 사람을 마음속에 떠올려봅니다. 그런 다음 그가 느끼는 슬픔과 삶의 괴로움을 알아차려 봅니다. 연민의 마음으로 그의 고통과 만나봅니다. 그리고 열린 가슴으로 부드럽게 말합니다. 

‘당신의 고통과 슬픔이 사라지기를, 당신이 평화롭기를.’ 

이 구절은 반복하면서 연민이 깊어지게 합니다. 이제 사랑하는 그 사람이 사랑과 연민으로 우리를 상냥하게 바라보고 있는 모습을 마음속으로 그려봅니다. 우리가 겪고 있는 고통과 분투, 상실과 배신, 두려움과 혼란, 깊은 고통과 상처, 이 모든 것을 알게 된 그가 어떻게 느낄지 상상해봅니다. 우리가 그에게 말했던 연민의 구절을 그가 우리에게 들려주는 모습을 그려봅니다. 

‘그대의 고통과 슬픔이 사라지기를, 그대가 평화롭기를.’ 

이제 우리 자신을 위해 마음속으로 이렇게 속삭여봅니다. 

‘내 고통과 슬픔이 사라지기를, 내가 평화롭기를.’

연민의 구절을 계속 속삭이면서 몸과 마음이 안락해지고 평온해지는 것을 느껴봅니다. 내면에서 자기 연민의 정신이 자라나게 합니다. 지혜와 연민의 등불을 어떻게 자신의 내면으로 가져올 수 있는지 느껴봅니다. 이제 준비가 되었다고 느껴지면 연민의 마음을 더 멀리 펼쳐봅니다. 부드럽게 호흡하면서 사랑하는 사람과 친구, 이웃을 마음에 그리고, 그들의 모습을 마음속에 계속 떠올립니다. 그들에 대한 애정이 느껴지면 그들이 겪고 있는 어려움과 고생 그리고 슬픔의 깊이를 느껴봅니다. 그들이 모두 잘 되기를 기원합니다. 나아가 우리와 어려운 관계에 있는 사람, 원수, 그리고 모든 생명체에까지 연민의 마음을 열어봅니다. 모든 생명체와 맺고 있는 따뜻한 연결성을 느껴봅니다. 모든 존재를 위하여 따듯한 연민의 기도를 합니다. 그들에게 연민의 마음을 계속 보냅니다. 

때로 연민 수행이 어렵게 느껴질 수도 있습니다. 고통에 완전히 압도당한다고 느끼는 수도 있습니다. 수련을 거듭하면서 편안하고 부드럽게 하십시오. 호흡하십시오. 우리의 호흡과 가슴이 세상 한가운데서 연민의 중심으로 자연스럽게 자리 잡게 하십시오. 마음챙김을 유지하면 타고난 연민이 증대됩니다. 먼저 무엇을 경험하든 부드럽게 받아들여야 합니다. 그리고 세상의 고통을 모두 치유하려는 게 아니라 연민의 마음으로 고통과 만나고, 그저 연민의 씨앗을 뿌리는 것임을 잊지 말아야 합니다.

이제 마지막으로 순환 고리를 완성하기 위해서 우리 자신에게 연민의 마음을 다시 보냅니다. 연민의 정신으로 스스로를 감싸며 조용히 연민의 문구를 되풀이합니다. 자신의 몸, 세포 하나하나에서 스스로를 향한 연민을 느껴봅니다. 우리가 세상과 세상의 고통에 연민의 빛을 보내는 등불임을 느끼고 바로 붓다임을 느껴봅니다.

신진욱 동국대 불교대학원 겸임교수 buddhist108@hanmail.net

 

[1562호 / 2020년 11월25일자 / 법보신문 ‘세상을 바꾸는 불교의 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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