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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4. 정토행자의 참회수행, 법륜스님의 발원

기자명 고명석

“나와 세상변화 위한 수행공동체로 정토 구현”

매일 참회발원, 기도수행과 포살‧자자 통해 수행공동체 구축
부처님 법과 5계 중심의 생활 속 계를 중시해서 참회가 필수
소박한 삶의 지향‧환경운동‧복지‧통일‧평화 활동 적극적 전개

법륜 스님은 수행공동체로 정토세상을 구현할 수 있으며, 그 시작은 참회에서 비롯된다고 강조한다.
법륜 스님은 수행공동체로 정토세상을 구현할 수 있으며, 그 시작은 참회에서 비롯된다고 강조한다.

우리나라 사람들이 가장 좋아하는 국민 멘토는 단연 법륜(法輪)스님일 것이다. 그의 즉문즉설은 절망과 고통에 빠진 많은 사람들에게 행복을 선사하며 대안적 삶을 열어준다. 그는 또한 불교 개혁자로서의 면모를 지니고 실천적 불교사상으로 오늘날 불자들의 나아갈 방향을 정토(淨土)로 제시한다. 그를 따르는 정토행자들은 매일 참회 발원을 올린다. 천일결사, 만일결사를 진행하며 기도수행과 포살, 자자를 통하여 명실상부한 수행공동체를 만들어 나간다. 그 천일결사 단위는 3천~4천여 명 선이다.

법륜은 1953년 4월11일 울산광역시 울주군 두서면에서 태어났다. 속명은 최석호이다. 어린 시절부터 과학자가 꿈이었다. 중학교 때 불교학생회에 가입하면서 불교와 연을 맺는다. 1969년 경주고등학교 시절 경주지역 불교학생회 회장을 맡아 활동하던 중 분황사에서 은사 도문 스님을 만나 죽음 이후 너는 어디로 가느냐는 스님과의 선문답을 계기로 출가한다. 이후 그는 분황사와 학교를 오가며 수행생활을 하면서 전문적 수준의 불교를 공부한다. 고등학교 졸업 후 대학에 진학하지 않고 세상 속으로 들어간다. 그에게 대학은 더 이상 필요치 않았으며 세상 속에서의 수행이 더 중요했던 것이다.  

청년 시절엔 고등학교 출신임에도 수학과목 강사로 유명세를 날리면서 모은 돈으로 전법활동에 나선다. 그는 진실을 외면하는 거짓된 삶을 단호히 거부하며 진리를 왜곡하는 외부의 압력에 저항한다. 그 결과 유신정권 때 정부로부터 탄압을 받고 구속된다. 그는 이에 굴하지 않고 1983년부터 대불련 상임법사 활동을 하면서 대학생불자들에게 올바른 삶의 가치관과 불교관을 심어주는데 온 힘을 기울인다.

1988년 법륜은 재가법사 신분으로 복을 비는 기복신앙이 아니라 부처님의 바른 법을 가르치는 수행도량을 만들겠다고 서원을 세우고 홍제역 부근에 정토포교원을 개설한다. 같은 해 월간 ‘정토’를 창간하였으며 초심자용 불교 입문서격인 ‘실천적 불교사상’을 펴낸다. 이 책에서 그는 한국불교를 부처님 가르침대로 새로운 불교로 개혁해 내겠다는 강한 서원과 공동체 정신, 불자로서의 삶의 지향, 진실한 신앙인의 자세와 의미, 참회 기도의 삶이 왜 필요한지를 호소하듯 설명해내고 있다. 

1991년 그는 재가법사로 살아오다가 은사 도문 스님의 권유로 서초동 대성사로 재출가하여 머리를 깎고 비구계와 보살계를 받는다. 한 때 조계종 8대 종정이었던 서암 스님의 가르침도 그에게 불자로서의 삶에 대한 깊은 성찰을 주었다. 

법륜은 사회주의 몰락을 보면서 3년 동안 도반들과 함께 문을 걸어 잠그고 인류가 나아갈 길을 깊이 연구하고 토론한다. 결론은 기존 사회운동의 한계를 넘는 것. 변화는 남의 변화가 아니라 자신의 변화와 함께 이루어진다는 것. 나부터 변하면 세상은 변한다는 것이다. 그 나와 세상의 변화를 위해 정토회는 수행공동체 활동으로 정토세상을 만들어 나간다. 이를 위해 나 자신이 인생의 주인공으로 행복한 삶을 살고, 단순 소박한 삶을 지향하며, 지구를 살리는 환경운동, 세상을 행복하게 만드는 복지활동, 한반도 통일과 세계평화를 위한 다양한 활동을 전개해 나간다. 

법륜은 정토회와 더불어 정토실현을 목표로 93년도에 1차 만일결사를 시작한다. 결사수행으로 대한민국 국민 1%를 수행자로 만들어 대한민국에 좋은 영향을 주자는 것이다. 1%의 소금이 바다에서 짠맛을 느끼게 하듯 1%가 정토행자의 마음가짐으로 수행하면 세상은 정토로 바뀐다는 확신이다. 기도수행은 100일하면 조금 알게 되고 1000일쯤 하면 변하기 때문에 1000일을 단위로 결사를 진행한다. 이 결사행자의 삶에서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참회하고 서원을 발하며 수행하는 생활이다. 그래서 정토행자들은 매일 5시에 참회 발원기도를 올린다. 이를 정토행자의 참회수행법이라 한다.

법륜은 정토세계를 구현하는 수행공동체의 삶에서 부처님 법과 5계를 중심으로 한 생활 속의 계를 중요하게 여긴다. 하지만 인간이란 오랜 무명의 습으로 인해 법에 어긋나고 계를 파하여 고통 속에서 헤맨다. 여기서 풀려나오는 법이 참회수행이다. 사실 모든 괴로움은 밖에 있는 물질이나 다른 사람 때문이 아니라 내 안의 생각, 자기중심적 사고방식에서 일어난다. 자신의 생각에 사로잡혀 상대방을 이해하지 못하기에 화를 내고 원망하기 때문이다. 그래서 몸으로 엎드려 절하면서 마음으로 내가 잘못했다고 참회하면 업장이 녹고 놀라운 변화를 체험하게 된단다. 그런 의미에서 기도란 밖으로 향해 있는 시선을 자신에게 돌리는 것이라고 법륜은 말한다. 욕심을 내려놓고 맑은 정신으로 큰 원을 세우고 보살로 사는 마음의 자세가 기도라는 것이다. 자기 욕심에 따른 이익과 손해에 좌우되지 않고 모든 것을 철저히 비워 자유로운 주인공으로 사는 것이 기도의 참된 가치다. 두려움 없는 실천력으로 고난을 이기는 기도, 타자를 위한 기도, 지혜를 얻기 위한 기도, 감사의 기도, 그 모든 것이 결국은 나를 위한 기도이다. 그렇게 기도하면 가피를 얻는다.

“법을 듣고 이해하고 행하여 자신의 무지를 깨치는 쪽으로 용맹정진해야 합니다. 이렇게 하면 어떤 문제든 해결할 수 있습니다. 이것이 부처님의 가피입니다. 정진하면서 자기를 돌이키고 뉘우치고 자기 문제에 깨어 있는 공부를 해 나갈 때 붓다의 가피를, 불법의 가피를 입을 수 있습니다.”(‘기도, 내려놓기’)

법륜은 ‘보왕삼매론’에서 말하는 병이나 곤란함, 장애 등의 역경계를 수행방편으로 삼아 자신을 다스리는 생활 속의 기도와 더불어 정기적인 기도를 중요시한다. 정토행자들은 매일 아침 5시에 참회수행 기도를 1시간 정도 올린다. 그 내용은 삼귀의, 수행문, 참회, 명상, 경전 독송, 정토행자의 서원, 보왕삼매론, 사홍서원, 수행일지 작성, 그리고 보시와 봉사로 되어 있다. 이 과정 자체가 하나의 커다란 발원문이요 그 실천행이라 할 것이다. 그 중에서 정토행자의 서원 한 구절을 소개해 본다.

“정토세계를 이룩하기 위하여 나를 버리고, 내 것을 버리고, 내 고집을 버리고 오직 중생의 요구에 수순하는 보살이 되고자 한다./ 그리하여 한 생각 돌이켜 사로잡힘에서 벗어나 괴로움도 없고 얽매임도 없는 대자유인(成佛)이 되고자 한다./ 나아가 인류에게 불어닥친 이 위기를 극복하고/ 행복한 인생(맑은 마음), 평화로운 사회(좋은 벗),/ 아름다운 자연(깨끗한 땅)을 일구어/ 살기 좋은 세상 정토를 만들고자 한다.”(‘기도’) 

머지않아 정토회는 1차 만일결사를 마친다. 2차 만일결사는 세계 인류가 참여하는 만일결사로 나아갈 것이란다. 1% 결사행자의 수행으로 세계를 변화시키자는 것이다.

고명석 불교사회연구소 연구원 kmss60@naver.com

 

[1564호 / 2020년 12월9일자 / 법보신문 ‘세상을 바꾸는 불교의 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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