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단영역

본문영역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24. 최고의 기도법 (끝)

기자명 광우 스님

예배 받는 부처님과 예배 올리는 자신이 차별없는 참성품
구름 가려도 태양 있듯, 번뇌 망상에 가렸을 뿐 우리가 부처
보리심으로 하는 기도는 큰 복덕 쌓고 지혜 성취하는 열쇠

그림=육순호

안녕하세요. 광우입니다.

1년 가까이 ‘불보살 가피이야기’를 주제로 불자님들이 체험한 기도와 성취의 세계를 소개했습니다. 부족한 필력이지만 많은 분들께 조금이라도 도움이 되었기를 바랍니다.

‘기도’란 무엇일까요. 글자 그대로 ‘바라는 것’입니다. 그리고 ‘요청하는 것’입니다. ‘부처님 보살님 저에게 힘을 주세요!’ 하고 간절히 구하는 것입니다. 그런데 기도는 결코 궁극의 길이 아닙니다. 기도는 길을 가기 위한 하나의 과정일 뿐입니다. 기도는 임시방편이요, 목표를 이루기 위한 하나의 수단일 뿐입니다.

기도는 ‘부처님께 비는 것’입니다. 그런데 ‘진짜 부처님’은 어디에 있을까요? 사찰 법당에 들어가면 자비로운 불상이 모셔져 있습니다. 하지만 불상은 진짜 부처가 아닙니다. 나무로 만들었고, 돌로 만들었고, 쇠붙이로 만들었습니다. 요새는 플라스틱으로 만든 부처님도 계십니다. 언젠가 부서지고 사라지게 될 불상은 진짜 부처님이 아닙니다. 여러분 눈에 보이는 불상은 진짜 부처님이 아닙니다.

2600년 전에 카필라국이라는 작은 나라에서 석가모니 부처님이 출현하셨습니다. 29살에 출가하시고 35살에 보리수 나무아래에서 위대한 깨달음을 얻으셨습니다. 80살의 나이에 세상을 떠날 때까지 쉼 없이 걸으시며 널리 사람들에게 위대한 가르침을 전하셨습니다. 우리 불자는 그 분, 석가모니 부처님의 제자들입니다.

그런데 놀라운 이야기가 있습니다. 2600년 전 세상에 실제로 존재하셨던 석가모니 부처님도 사실 진짜 부처님이 아니랍니다. 깜짝 놀랄 일입니다. 석가모니 부처님은 태어나고, 늙고, 병도 있으셨고, 육신의 생명이 다해 결국 임종하셨습니다. 생로병사를 겪은 부처님은 진짜 부처님이 아니랍니다. 다만 중생을 제도하기 위해 오신 ‘변화된 몸일 뿐’이라고 합니다.

그럼 ‘진짜 부처님’은 어디에 계실까요? 깨달음을 얻은 위대한 불교의 스승들께서는 한결같이 말씀합니다.

“그대가 부처다. 마음 안에 진짜 부처가 있다!”

그렇습니다. 우리 중생들의 마음마다 진짜 부처가 있습니다. 석가모니 부처님께서는 우리 중생들에게 진짜 부처가 어디에 있는지 알려주려고 오셨습니다. 우리 중생이 본래 부처님입니다. 앞에서 설명하기를 기도란 ‘부처님께 비는 것’이라고 했습니다. 만약 여러분들이 기도를 하며 ‘마음 밖의 부처님께’ 빌고 있다면 아직은 수준이 낮은 기도입니다. 만약 여러분들이 ‘내 마음 안에 진짜 부처님께’ 향하고 있다면 진정한 기도이고 수행입니다.

옛 선지식들께서는 이런 말씀을 하셨습니다.

“예배를 받는 부처님과 예배를 올리는 나 자신이 모두 차별 없는 참성품임을 알아야 진정한 예배가 된다.”

이와 같이, 불보살님께 기도하면서 기도하는 나 자신이 불보살님과 둘이 아니라는 믿음으로 기도할 때 진정한 의미의 기도가 됩니다. 참으로 묘하고 신비한 도리입니다. 지금 말씀드린 내용은 대승경전과 밀교의 가르침에 담겨져 있는 오묘한 이치들입니다.

그런데 문제가 있습니다. 우리 중생들이 본래 부처라고 했는데 왜 우리 사는 모습은 이렇게 찌질하고 괴로울까요? 아무리 생각하고 관찰해 봐도 내 자신이 부처라는 것이 도저히 믿기지가 않습니다.

경전에서는 이렇게 말합니다.

“본래 부처이지만 번뇌와 망상에 가려져 있다.”

황금덩어리가 있습니다. 진흙에 묻혀 있습니다. 진흙에 묻혀 있지만 황금은 황금입니다. 다만 황금 노릇을 못하고 있을 뿐입니다. 태양이 있습니다. 시커먼 구름에 가려져 있습니다. 구름에 가려 보이지 않지만 태양은 분명히 존재합니다. 우리의 마음도 번뇌와 망상에 가려져 있을 뿐 원래는 우리가 부처입니다.

이 번뇌와 망상이 원수입니다. 번뇌와 망상을 ‘무명’이라고 합니다. 무명 때문에 우리 중생들은 몸과 말과 생각으로 온갖 업보를 만들고 그 업보에 끄달리면서 끊임없이 생사윤회를 일으키고 있습니다. 자신이 지은 업보에 갇혀 윤회 속에서 온갖 괴로움에 빠져 허우적대며 살아가고 있습니다. 번뇌와 망상이 원수입니다. 무명이 가장 큰 도적놈입니다.

번뇌와 망상을 끊기 위해서, 무명을 소멸하기 위해서, 지혜를 닦아야 합니다. 완전한 깨달음의 반야 지혜가 열릴 때 완전한 자유와 영원한 행복을 얻게 됩니다. 지혜를 닦으려면 먼저 복이 있어야 합니다. 복이 있어야 지혜를 닦을 수 있습니다. 그래서 ‘복혜쌍수’라는 말이 나왔습니다. 복덕과 지혜를 함께 닦으라는 뜻입니다. 이상하게도 한국 불교는 ‘복’을 우습게 여기는 경향이 있습니다. 아무래도 선종의 영향인 것 같습니다. 그런데 기록에 보면 옛날 선사들께서도 복을 중요하게 여기셨습니다. 안거 동안에 좌선하지 않고 일부러 복을 짓는 분들도 계셨습니다.

‘증일아함경’에 다음과 같은 부처님 말씀이 나옵니다.

“이 세상에 있는 모든 힘 중에서 복의 힘이 가장 훌륭하니 그 복으로 깨달음도 성취하네.”

복이 있어야 세속에서도 하는 일이 술술 풀리고, 복이 있어야 수행자도 장애 없이 지혜를 닦을 수 있다고 했습니다. 복이야말로 모든 일의 기초가 됩니다. 올바른 기도는 복덕과 지혜를 쌓는 강력한 힘이 됩니다. 기도를 우습게보지 마세요. 제대로 된 기도는 짧은 시간 안에 엄청난 복을 쌓고 큰 지혜를 이루는 물줄기가 된다고 했습니다.

그럼, 복덕과 지혜를 이루는 올바른 기도는 무엇일까요? 정답은 ‘보리심’입니다. ‘안으로는 깨달음을 얻고 밖으로는 모든 중생 제도하겠다’는 마음이 ‘보리심’입니다. 보리심의 기도를 하면 큰 복덕을 쌓고 큰 지혜를 성취하는 열쇠가 됩니다.

이제 이 글을 읽는 불자님들께 꼭 당부드립니다. 기도 마지막에는 반드시 사홍서원을 독송하시기 바랍니다. “모든 중생 제도하겠습니다. 모든 번뇌 끊겠습니다. 모든 법문 배우겠습니다. 불도를 이루겠습니다.”

사홍서원이 바로 보리심입니다.

진심으로 사홍서원을 일으켜 보리심을 맹세한다면, 모든 불보살님들이 가장 기뻐하고 찬탄하십니다. 억지로라도 반드시 사홍서원으로 기도와 수행을 마무리하시기 바랍니다. 억지로라도 하다보면 결국은 씨앗이 되고 언젠가 열매를 맺게 될 것입니다. 보리심이야말로 최고의 기도임을 꼭 명심하고 되새기시길 바랍니다.

좋은 인연을 맺어준 법보신문에 감사드리며 늘 번창하기를 축원합니다. 이 글을 읽은 모든 분들이 행복하기를 축원합니다. “모든 중생 다함께 성불하여지이다.”

광우 스님 마음수행법회 지도법사 kgk515@hanmail.net

 

[1566호 / 2020년 12월23일자 / 법보신문 ‘세상을 바꾸는 불교의 힘’]
※ 이 기사를 응원해주세요 : 후원 ARS 060-707-1080, 한 통에 5000원

저작권자 © 불교언론 법보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광고문의

개의 댓글

0 / 400
댓글 정렬
BEST댓글
BEST 댓글 답글과 추천수를 합산하여 자동으로 노출됩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수정
댓글 수정은 작성 후 1분내에만 가능합니다.
/ 400

내 댓글 모음

하단영역

매체정보

  • 서울특별시 종로구 종로 19 르메이에르 종로타운 A동 1501호
  • 대표전화 : 02-725-7010
  • 팩스 : 02-725-7017
  • 법인명 : ㈜법보신문사
  • 제호 : 불교언론 법보신문
  • 등록번호 : 서울 다 07229
  • 등록일 : 2005-11-29
  • 발행일 : 2005-11-29
  • 발행인 : 이재형
  • 편집인 : 남수연
  • 청소년보호책임자 : 이재형
불교언론 법보신문 모든 콘텐츠(영상,기사, 사진)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는 바, 무단 전재와 복사, 배포 등을 금합니다.
ND소프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