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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4. 언텍트 동체대비

기자명 법장 스님

어려운 시기일수록 더 전법에 나서야

중생이 어려움과 고난 겪을때
그들에게 이익과 즐거움 줘야
코로나19로 직접 대면 못해도
유튜브·SNS 등 적극활용 필요

한 해 동안 우리를 어렵게 만들었던 코로나19가 연말까지도 극성을 부리고 있다. 연초까지만 해도 올해 안에 어떻게든 끝날 거란 기대감이 있었으나 이젠 코로나19에 대한 대비책과 함께 내년을 준비해야한다. 치료제와 백신에 대한 뉴스가 조금씩 나오고는 있지만 우리가 직접 혜택을 받기까진 다소 시간이 걸릴 듯하다. 그동안 경험으로 익숙해진 대비책을 보다 견고하게 해 점차 일상으로 복귀하고 함께 하는 삶으로 나아가야 한다.

불교계에서도 2021년을 준비하며 가장 신중하게 고민해야 할 것이 코로나19 환경 속에서의 전법포교이다. 올해는 모든 것이 낯설고 어색한 상황 속에서 간신히 버티며 지내왔지만 내년엔 이를 토대로 진일보한 수행과 포교 환경을 만들어야한다. 아무 고민도 하지 않고 이전 상태로 돌아가기만을 기다릴 수 있는 상황이 아니다. 외면적으로나 내면적으로 너무나 힘든 시기를 보내고 있는 사람들에게 삶과 마음의 종교인 불교 역할이 보다 중요한 시기다. 부처님께서 당시 인도의 어려운 이들 곁에서 몸소 다가가 법을 전해주며 그들을 해탈로 이끌어 줬듯, 이제 우리 불교인들이 상황에 맞는 전법·포교법을 고민해 중생 곁으로 다가가야 한다. 그저 언젠가 지나가겠지란 안일한 생각은 빨리 지우고 한걸음이라도 먼저 사람들 곁에서 의지처가 되어주어야 한다.

‘범망경’ 제39경계인 ‘불행이락계(不行利樂戒)’에서는 중생이 어려움을 겪거나 재난을 만났을 때 그들에게 이익되고 즐거움을 줄 수 있는 일을 행하지 않는다면 죄가 된다고 한다. 즉 지금과 같이 어려운 시기에 전법포교를 고민하고 활발하게 활동해야 한다는 것이다. 그러나 지금은 전염병이라는 특수한 상황에 의해 직접 다가갈 수 없기에 더욱 그 포교방법을 깊이 고민하고 사유해야 한다.

특히 올해부터 많은 사찰에서 유튜브나 미디어를 활용해 법회나 법문 등을 실시간으로 제공하고 있다. 이는 매우 권장할만한 새로운 포교의 영역이다. 분명 내년에도 이 영상 부문의 포교는 큰 역할을 담당하게 될 것이다. 이럴 때 더욱 고민해야 할 것도 이 영상매체 안에서의 소통이다.

불교의 모든 가르침은 사람과 사람 사이의 소통에서 이뤄진 것이다. 지금까지의 실시간 법회는 대부분 사찰 행사를 그대로 찍어서 보여주는 방식이었다. 그러나 코로나로 인해 다양한 비대면 프로그램들이 만들어졌고 그 안에서 다양한 소통이 이루어질 수 있게 됐다. 이에 불교계에서도 지금까지의 노력에서 한 걸음 더 나아가 어려움을 겪고 있는 사람들의 목소리에 귀 기울이며 같이 기뻐하고 슬퍼하는 인터넷 속의 동체대비를 실천해야 한다.

연말이 다가오며 그간 코로나로 어려웠던 많은 회사나 사업체에서 정리해고를 하거나 아예 휴·폐업을 하는 경우도 점차 증가하고 있다. 이제 정말 생존이 걸린 상황으로 누구에게도 말 못할 어려움에 처해있다. 훌륭한 법문이나 이야기를 전해주는 것도 중요하지만 지금은 그들의 목소리를 들어주어야 한다. 어려움과 속상함을 들어주고 함께 슬퍼해주며 의지처가 되어주어야 한다.

불교계는 코로나19 이후 정말 훌륭한 방역정책을 보여줬다. 많은 것을 희생하면서까지 전염의 확산을 막았고, 발 빠른 포교의 전환으로 실시간 중계와 SNS 등을 적극 활용하였다. 그런 불교의 모습이 있었기에 이제 진일보한 전법포교를 기대할 수 있는 것이다. 부처님께서 전도선언을 하시며 모든 제자들에게 길로 나서 보다 많은 사람들에게 가르침을 전하게 하셨듯이, 이제는 영상이나 미디어 속에서 불법을 전하고 동체대비를 실천할 수 있는 새로운 길을 모색하여 몸은 비록 떨어져 있으나 모든 순간을 함께 살아가는 불교가 되어야한다.

법장 스님 해인사승가대학 학감 buddhastory@naver.com

 

[1566호 / 2020년 12월23일자 / 법보신문 ‘세상을 바꾸는 불교의 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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