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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8. 일상에서 마음챙김 확립하기 (끝)

우리에게 일어나는 경험 균형감 있게 마주하기

자신이 정한 상황에 주의 기울여
감각의 일어남을 부드럽게 관찰
생각·느낌 연민의 마음으로 수용
점점 고요해지고 집중력도 커져

우리는 일상에서 샤워하고 이를 닦듯이 매일 마음챙김 명상을 할 수 있습니다. 다만 평소 하던 대로 움직이면서 자신이 그 동작에 완전히 깨어 있을 수 있으면 됩니다. 샤워할 때, 양치질할 때, 설거지할 때, 차나 커피 마실 때, 주차장에서 사무실로 걸어갈 때, 아침 식사할 때, 또는 휴대전화 벨소리가 울릴 때마다 마음챙김을 할 수 있습니다. 만약 ‘샤워하기’를 선택했다면 몸에 물이 닿는 감각이나 물의 온도, 압력 등에 주의를 기울입니다. 몸을 씻을 때 손이 어떻게 움직이는지, 돌아서거나 몸을 굽힐 때 몸이 어떤 움직임을 취하게 되는지 살핍니다. 

만약 ‘양치질하기’를 선택했다면 이를 닦을 때 마음이 어디에 가 있는지 살핍니다. 칫솔이 이에 닿는 느낌이라든지 치약의 맛, 입안에 이는 거품, 입안을 헹굴 때 손과 입의 동작 등 모든 감각에 주의를 기울입니다. 설거지할 때 물과 접시, 손에서 변화하는 느낌을 느껴봅니다. 바깥에 있을 때는 주위를 둘러보고 주변 경관과 소리, 냄새 등을 관찰합니다. 

신발을 통해 전해지는 도로 표면의 느낌을 알아차릴 수 있는지? 공기의 냄새나 맛을 느낄 수 있는지? 머리카락 사이로 지나가거나 피부를 어루만지는 공기의 움직임을 느낄 수 있는지? 일상 활동 가운데 하나를 선택하거나 자기 스스로 정해서 오늘부터 일주일 동안 그 활동을 하면서 온전히 주의를 기울여봅니다. 일부러 천천히 할 필요도 없고 특별히 그 동작을 즐겨야 하는 것도 아닙니다. 어떤 일을 하건, 가능한 많은 시간 동안 마음챙김을 유지하도록 합니다. 그 경험에 흠뻑 젖습니다. 완전히 그 경험을 음미합니다. 걷기나 자전거 타기, 정원 가꾸기, 피트니스클럽에서 운동을 하면서도 호기심을 품고서 깨어 있는 주의를 몸에 기울입니다. 감각이 일어나서 어떻게 전개되는지 부드럽게 관찰합니다. 감각의 강도를 느껴가며 호흡합니다. 만약 몸 어딘가에 통증이 있다면 통증 감각을 단지 ‘감각’이라고 알아차립니다. 모든 생각과 느낌, 감각을 부드러운 연민의 마음으로 단지 있는 그대로 받아들입니다. 그것들을 바꾸려고 하지 않습니다.

이렇게 일상생활 속에서 깨어 있는 알아차림을 하면서 이제 규칙적으로 명상하려는 마음이 일어나면 집에서 우선 명상에 적합한 장소를 찾습니다. 그리고 그곳에 명상 방석이나 의자를 마련합니다. 아침이든 저녁이든 언제든 좋습니다. 처음에는 한 번에 5~10분 정도 자리에 앉는 것부터 시작합니다. 이후 더 오래, 더 자주 앉을 수도 있습니다. 매일의 명상 수행은 우리의 가슴과 마음을 주기적으로 청소하고 고요하게 할 것입니다.  일상생활 속의 깨어 있는 알아차림과도 자연스럽게 연결됩니다. 명상 수행이 깊어지면 주의가 어디로 떠도는지 더 잘 알아차릴 수 있습니다. 이 과정에서 여러 차례 기복을 겪기도 합니다. 수행이 잘 안 되는 흐린 날도 있고, 수행이 잘 되는 맑은 날도 있을 것입니다. 의자에 앉든 방석에 앉든 긴장하지 않은 상태로 몸을 곧게 폅니다. 우리의 몸이 땅에 튼튼히 뿌리박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손은 편안하게 내려놓고 마음은 부드럽게 합니다. 눈은 가볍게 감습니다. 몸을 느껴보며 긴장이 두드러지게 일어나면 어떤 것이든 내려놓습니다. 

심호흡을 몇 차례 하면서 호흡이 가장 선명하게 느껴지는 부위가 어디인지 알아봅니다. 콧구멍과 목구멍에서 차갑고 따끔거리는 느낌이 있을 수도 있고, 가슴이 움직이는 것이 느껴질 수도 있습니다. 배가 부풀어 오르고 꺼지는 느낌이 있을 수도 있습니다. 이제 숨을 자연스럽게 쉬어봅니다. 호흡은 우리가 현재에 닻을 내리도록 도와줍니다. 호흡이 짧아지거나 길어지거나 빨라지거나 느려지거나 거칠거나 편안해지거나 있는 그대로 호흡을 놓아둡니다. 마음이 떠돌면 부드럽게 호흡으로 되가져옵니다. 

이렇게 몇 주, 몇 달을 연습하면 호흡을 이용해 점점 마음이 고요해지고 집중력이 커집니다. 어쨌거나 호흡에 대한 알아차림을 통해 우리 몸과 마음을 안정시키고 고요하게 만들 수 있습니다. 이렇게 경험한 마음챙김으로 우리에게 일어나는 다른 경험도 균형감 있게 마주할 수 있습니다. 끊임없이 변화하는 삶의 와중에서 중심을 잡을 수 있습니다.

신진욱 동국대 불교대학원 겸임교수 buddhist108@hanmail.net

 

[1567호 / 2020년 12월30일자 / 법보신문 ‘세상을 바꾸는 불교의 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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