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혹한 속 비닐하우스서 숨진 캄보디아 이주노동자 49재

  • 교계
  • 입력 2021.02.08 16:44
  • 수정 2021.02.16 14:00
  • 호수 1573
  • 댓글 1

조계종 사회노동위·마주협 2월7일 서울 법련사서
“이주노동자들 상생 위한 제도적 기반 마련돼야”

영하 18도의 추위 속 비닐하우스 숙소에서 고통받다 사망한 채 발견된 30대 캄보디아 출신 고 속행 노동자의 극락왕생을 발원하고 죽음의 진상규명을 촉구하는 자리가 마련됐다.

조계종 사회노동위원회(위원장 지몽 스님)와 마하이주민지원단체협의회(상임대표 호산 스님)는 2월7일 서울 법련사에서 ‘고 속헹 노동자 49재 및 캄보디아 이주 노동자 천도재’를 봉행했다.

이 자리에는 사회노동위원장 지몽 스님과 위원 시경·대각·주연·서원 스님, 캄보디아 불교센터 주지 린사로 스님, 우다야라이 이주노동자노조 위원장, 한국 내 캄보디아인들의 사랑방인 지구인의정거장 김이찬 대표, 고 속행씨와 인연 있는 캄보디아 노동자 등 20여명이 참석했다.

고 속헹씨의 49재는 린사로 스님의 집전으로 캄보디아 불교식 염불에 이어, 사회노동위원 시경 스님과 서원 스님이 한국불교식 염불과 추모의식을 진행했다. 의식이 진행되는 동안 참석자들은 영정사진이 모셔진 영단에 헌향하고 절하며 고인을 추모했다.

사회노동위원장 지몽 스님은 “오늘 같은 일이 일어나게 된 가장 큰 원인은 ‘고용허가제’에 있다”며 “고용허가제는 이주노동자들을 통해 인력난을 해소하고 상생을 위해 만들어진 제도다. 그러나 오늘늘 이주노동자들의 생명을 앗아가고 고통을 가중시키는 법안이 된지 오래다”고 지적했다. 이어 스님은 “한국사회에서 이주노동자는 더 이상 없어서는 안될 존재가 됐지만 인간다운 노동과 복지를 담보하지 못하고 있다”며 “정부와 지자체는 더 이상 면피용 개선으로 이주노동자의 아픔을 외면하지 말고 상생할 수 있는 제도 개선이 이뤄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캄보디아 불교센터 주지 린사로 스님은 “지난해 한국에서는 20여명의 캄보디아 노동자가 죽었다”며 “이주노동자들을 값싼 노동력으로만 생각하지 말고, 그들의 인생과 인권, 인격을 함께 지켜주길 바란다”고 밝혔다.

이날 고 속헹씨의 49재와 함께 국내에서 일하다 산업현장과 일터에서 안타깝게 목숨을 잃은 캄보디아 이주노동자들의 넋을 위로하는 천도재도 진행됐다.

한편 캄보디아 이주노동자 속헹씨는 경기도 포천 한 농장에서 일하다 지난해 12월20일 숙소용 비닐하우스에서 숨진채 발견됐다. 경찰은 속행씨의 사망에 대해 간경화로 인한 합병증이 원인이라고 발표했지만, 사건당일 며칠 전부터 비닐하우스 숙수 내 전기와 난방이 제대로 작동하지 않았다는 동료들의 증언이 나오면서 열악한 기숙사 환경이 사망의 근본적인 원인이라는 의견이 적지 않다.

김내영 기자 ny27@beopbo.com

[1574호 / 2021년 2월24일자 / 법보신문 ‘세상을 바꾸는 불교의 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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