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6] 坐 忘
[46] 坐 忘
  • 이종찬
  • 승인 2004.08.10 1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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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좌망안심’ 수련법

‘단정히 앉아 있다’


‘坐’자는 사람(人)이 좌우로 맞대어 앉아 있는 상형이다. 그러나 이 글자는 원래는 ‘留’(머무를 유)자와 ‘土’(흙 토)자의 회의문자이니, ‘머무르다’가 원래의 의미이었다. ‘留’자의 윗 부분인 ‘卯’(토끼 묘)자와 ‘土’자의 합성이었던 것이 ‘앉다’의 의미로 쓰이면서 사람 둘이 마주 보는 의미로 ‘人’자를 맞물리게 한 것이다. 좌우의 ‘人’자는 두 사람이 무릎을 꿇어 발굼치가 엉덩이에 닿는 형상을 연상한 것이다. 그래서 바르게 앉은 자세인 정좌는 항시 무릎을 꿇고 앉음을 이르게 되었다. 간혹 이 글자가 의외의 뜻으로 변화할 때가 있으니, ‘죄짓다’의 뜻으로 쓰일 때가 있다. 연좌(이을 連, 坐)라 하여 다른 이의 죄에 함께 얽혀드는 것에 쓰이는 용어이다.

‘忘’자는 ‘亡’(망할 망)자와 ‘心’자의 회의문자이니, 마음에 없음을 이르게 되어 ‘잊다’라 하게 된다. 또는 ‘亡’을 소리 부분으로 인식하여, ‘忘’자의 발음이라 할 수도 있겠으나, 그래도 회의의 뜻 모음으로 보아야 잊다의 뜻에 더 합당할 것이다. 이 ‘亡’자가 ‘없다’의 의미로 쓰일 때가 있는데 그 때는 ‘무’로 발음해야 한다.

좌망은 글자 그대로 단정히 앉아 잊는다 곧 아무 생각이 없다는 뜻이다. 원래 도가에서 마음과 자연의 법칙이 서로 상응하여 자연과 나의 두 경계를 다 잊는 경지를 이른 말이다. 육체적 형상이나 기운을 수련하고 마음의 신령을 잘 조화하는 길이 바로 조용히 정좌하여 나(我)라는 자연의 대상까지 잊는 것이다. 이를 ‘앉음도 잊어 마음을 평안히(坐忘安心)’하는 수련법이라 한 것이다.

불가에서는 한 걸음 더 나아가 마음의 기틀까지 잊어야 한다 하여 “忘機(망, 기틀 기)”를 주장한다. 나를 잊는다는 “忘我”보다 한층 높은 마음의 자세인 것이다.


이종찬/동국대 명예교수

sosuk0508@hanafo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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