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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선·효순양 19주기 추모재…“극락세계서 평온하길”

  • 교계
  • 입력 2021.06.14 15:58
  • 호수 1590
  • 댓글 0

조계종 사노위, 6월13일 양주 효순·미선평화공원서 봉행
“두 소녀 죽음은 모두의 아픔…평등·평화·자주·통일 염원”

채 피워보지도 못하고 미군 장갑차에 의해 꺾여버린 꽃다운 14살 두 소녀의 비통한 죽음을 애도하고 극락왕생을 발원하는 자리가 마련됐다.

조계종 사회노동위원회(위원장 지몽 스님)는 6월13일 경기 양주 효순미선평화공원에서 미군 장갑차에 의해 희생당한 고 신효순·심미선양의 19주기를 맞아 두 소녀의 극락왕생을 발원하는 천도재를 봉행했다. 특히 조계종이 두 소녀를 위한 천도재를 봉행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며, 시민기금과 경기도, 양주시의 지원으로 지난해 조성된 효순미선평화공원에서 열렸다는 점에서 의미를 더했다.

이날 천도재는 조계종 사회노동위 스님들과 조계종 어산 종장이자 중요무형문화재 50호 영산재 이수자인 동환 스님의 공동 집전으로 30여분간 진행됐으며, 신효순양의 아버지 신현수씨와 고 심미선양의 아버지 심수보씨, 이재강 경기도 평화부지사, 지역주민들이 참석해 고인들의 넋을 위로했다.

고 신효순·심미선양은 2002년 6월13일 생일잔치를 가기 위해 인도가 없는 왕복 2차로를 걷다 미군 장갑차에 치여 목숨을 잃었다. 사고를 낸 미군 운전병과 관제병은 주한미군지위협정(SOFA)에 따라 미국의 군사 법정에서 재판을 받았지만, 공무 중 과실 사고라는 이유로 무죄를 선고받았다. 이에 분노한 국민은 미군의 진정성 있는 사과와 진상 규명, 주한미군지위협정 개정 등을 촉구하며 대규모 촛불집회를 열기도 했다.

이날 천도의식에 앞서 사회노동위원장 지몽 스님은 “19년 전 15살 두 소녀의 비통한 죽음은 불평등한 한미 관계에서 일어난 우리 모두의 문제였고 아픔이었다”며 “오늘 천도재는 종교를 초월한 평등과 평화, 자주, 통일을 염원하는 기도의 자리”라고 밝혔다.

이어 스님은 “천도재는 죽은 이의 영혼을 극락으로 인도하는 의식이자 산자의 마음속에서 죽은 이를 떠나보내는 시간”이라며 “간절한 발원을 담은 오늘 천도재가 원만하게 봉행돼 대한의 딸인 신효순, 심미선 양의 넋이 온전히 위로되고 극락세계에 왕생하길 발원한다”고 추모했다.

고 심미선양의 아버지 심수보 씨는 “더운 날씨에도 천도재를 마련해 준 조계종 사회노동위원회 스님들을 비롯해 많은 관계자들에게 감사하다”며 “아이들이 떠나고 19년이라는 세월이 지났음에도 많은 분들이 여전히 관심을 가져줘 고맙다”고 말했다.

천도재에 이어 2002년에 태어나 현재 20살이 된 손여울·박솔희 학생의 추모시 낭독과 추모노래 공연, 문규현 평화통일시민사회행동 상임대표의 추모사, 헌화 등도 진행됐다.

2002년에 태어나 현재 20살이 된 손여울·박솔희 학생의 추모시 낭독
2002년에 태어나 현재 20살이 된 손여울·박솔희 학생의 추모시 낭독

양주=김내영 기자 ny27@beopbo.com

[1590호 / 2021년 6월23일자 / 법보신문 ‘세상을 바꾸는 불교의 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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