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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4. 전정남의 ‘우포늪에 가거들랑’

기자명 신현득

우리나라 최대의 습지이자 생태공원
살아있는 자연사박물관 우포늪 묘사

1억4천만 년 전 형성된 늪지
세상의 자연이 모두 모인 곳
수많은 자연 이름 묻지 말고
둘레길 보며 어울리라고 당부

우포늪은 우리나라 최대의 습지요, 호수이다. 생태공원이며 살아 있는 자연사 박물관이라는 이름을 지닌 관광지이기도 하다. 경남 창녕군에 있는 이 늪은 유어면‧이방면‧대합면 등 3개면에 걸쳐 있으며, 둘레는 7.5㎞(약 20리)에 이른다. 

학자들의 연구에 의하면 우포늪이 이루어진 것이 약 1억 4천만 년 전이라 한다. 인류 문명이 열리기 전에 늪이 이루어져 동식물이 모여서 평화를 누리며 살았던 곳이다. 

이러한 우포늪에는 ‘우포늪 생태관’이 있고, 걸으면서 자연을 즐길 수 있는 둘레길과 늪을 가로지르는 출렁다리가 조성되어 있다. 볼거리 즐길 거리가 많은 자연의 세계이다.  

우포늪에서는 잉어‧메기‧자라에서 붕어‧피라미‧미꾸라지에 이르는 수많은 종류의 물고기와 수중동물이 헤엄치고 있는 모습을 물속으로 들여다볼 수 있다. 그 종류가 하도 많아서 이름을 다 댈 수 없으니, 이름을 묻지 말라 할 정도이다.   

우포늪에는 갈대를 비롯해서 꽃이 고운 연과 수많은 종류의 수초들이 자라고 있다. 이름을 묻지 말라 할 정도이다. 이 수초를 의지해서 사는 수많은 종류의 곤충이 살고 있다. 수많은 종류의 나비, 벌과 잠자리들이 날아다니고 있는 것이다. 이름을 묻지 말라 할 정도이다.

우포늪에는 따오기‧백로‧오리‧청둥오리‧알락오리‧물닭‧물꿩 등 수 많은 물새가 모여서 알을 낳고 아기새를 기른다. 특히 우포늪 물꿩이 습지에 알을 낳아 새끼를 기르는 과정은 관찰의 대상이 되고 있다. 철새가 모여들면 우포늪은 물새천국을 이룬다. 

둘레에는 물가를 좋아하는 수많은 종류의 나무가 우거져 있으며 이들 숲에는 고라니‧삵 등 동물이 살고 있다. 이래서 우포늪에서는 ‘이름을 묻지 말라’라는 말이 절로 나온다. 

우포늪을 담은 동시 한 편을 살피기로 하자.  
 

우포늪에 가거들랑 / 전정남

우포늪에 
가거들랑
이름을 묻지 마라.

하늘빛 아래
따뜻한 햇살이 
찬란한 호수를 안고

오순도순 
모여 사는 
숲 속의 
풀과 벌레들이 
정겹게 손과 손을 잡고 노네.

호숫가 
고목들은 
고개를 빼어 
물 속을 들여다보며

나른한 바람이
싱겁게 장난을 하는….

우포늪에
가거들랑
이름을 묻지 말고
살며시 돌아 나가거라. 
전정남 동시집 ‘봄비 소곤대다’(2021)에서.

 

우포늪에 가거든 이름을 묻지 말란다. 세상의 물고기, 세상의 물새, 세상의 자연이 모두 모여 있어서, 이름을 다 댈 수가 없기 때문이다. 따뜻한 햇살이 찬란한 호수를 안고 있단다. 모여 사는 풀과 벌레들이 손과 손을 잡고 있단다. 호숫가 고목들이 고개를 빼고 물속을 들여다보고 있단다.

그러한 자연 속에서 짓궂은 장난꾼은 나뭇잎 하나를 그냥 지나치지 못하는 바람이란다. 이러한 자연의 어울림 속에서 한 시인이 하고 싶은 말은 우포늪에 오거든 이 많은 자연의 이름을 묻지 말고 20리 둘레길을 한 바퀴 돌아보란다, 관광객을 위한 시설이 잘 되어 있으니. 

시의 작자 전정남(全晶男) 시인은 대구 출신으로, 전통이 있는 대구 아동문학회에서 문학활동을 해 오고 있다. 한국 동시문학상(1997) 등을 수상했으며 동시집으로 ‘하얀 달’(1986), ‘별이 빛나는 거리에서’(1998) 등이 있다.

신현득 아동문학가·시인 shinhd7028@hanmail.net

[1608호 / 2021년 11월10일자 / 법보신문 ‘세상을 바꾸는 불교의 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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