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 전 어떤 분이 내게 유튜브 채널 구입과 관련해서 조언을 요청했다. 유튜브를 시작한 지 2년여가 지났는데, 구독자 500명 미만에 조회 수도 오르지 않는 답보상태란다. 물론 꾸준히 영상을 올리고 관리한 것은 아니며, 코로나19로 상황상 채널을 만들고 가끔 영상을 올린 것이 전부이다. 이런 점에서 본다면, 이는 당연한 결과다.
그런데 세상의 흐름이 유튜브로 더욱 쏠리다 보니, 활성화를 하기는 해야 하는데 이 과정에서 심각한 딜레마가 발생한 것이다. 1만 구독자 이하의 유튜브 채널에서의 관건은 ‘AI의 가피를 입을 수 있느냐’이다. 즉 유튜브의 ‘절대자’인 AI님의 눈에 들어야 하는 것이다. 그런데 만들어 놓은 계정이 침체되어 있으면, 새로운 영상을 의욕적으로 올려도 AI가 관심을 가져 주지 않는다. AI의 입장에서 이 채널은 식물인간으로 분류되어 있기 때문이다.
그렇다고 새로 계정을 만들어 시작해 보려 해도, 막상 0부터 하려면 여간 갑갑한 상황이 아닐 수 없다. 해서 편법이기는 하지만, 구독자 몇만의 채널을 구입하면 어떠냐고 물어온 것이다.
내가 보기에 유튜브 채널의 성공적인 안착은 1년에 구독자 수 5000∼1만명을 확보할 수 있느냐이다. 그러나 코로나 열풍으로 인해 우후죽순 만들어진 불교 유튜브 채널의 절대다수는 이러한 안착에 실패했다. 그런데도 세상은 ‘위드 코로나’가 되어도 유튜브를 안 하면 살아남기 어려운 상황으로 치닫고 있다. 허니 이제는 어떻게 해야 할까를 고민하게 된 것이다.
혼자서 대충 찍어 편집까지 하는 상황이라면 조회 수가 안 나와도 크게 문제 될 것은 없다. 그러나 일정 규모 이상의 사찰 유튜브라면 시대의 추이상 편집 퀄리티를 높이는 방법을 고려하게 되는데, 이때 조회 수가 너무 낮으면 막말로 돈을 들이기 어려운 상황이 된다. 즉 조회 수 안 나오는 영상에 돈을 들이기도 그렇고, 그렇다고 돈을 안 들이면 탈출구도 없는 죽도 밥도 아닌 비극적인 실상인 셈이다.
이런 상황에서 채널 구입을 고려했던 것 같다. 채널 구입은 딱 봐도 정당한 방법은 아니다. 그러나 인터넷에는 양계장처럼 유튜브 채널 여러 개를, 동시에 어느 정도까지 성장시켜 판매하는 분들이 있다. 또 아는 분들은 아는 얘기지만, 이게 생각보다 거래가 활발하다.
왜냐하면 막상 홍보할라치면, 예전과 달라서 요즘은 막연하기 때문이다. 이는 불교계도 예외는 아니다. 불교계 신문이나 TV의 영향력은 예전보다 많이 위축되었다. 개인적으로는 일정한 구독자 수 이상만 되면, 유튜브에 영상을 만들어 올리는 것이 가장 저렴하고 효과적인 홍보 수단이라고 생각한다. 그런데 문제는 이를 위해서는 일정 수 이상의 채널을 가지고 있어야 한다는 점이다.
채널의 주인이 바뀌면, 올라오는 콘텐츠에 변화가 생기는 것은 당연하다. 그러나 이로 인한 구독 취소는 30%를 넘지 않는다. 70% 이상은 별반 신경 쓰지 않고 남는다는 말이다. 한 사람이 많은 유튜브 채널을 구독하고 있기 때문에 구태여 구독 취소를 하지 않기 때문이다.
채널의 크기가 어느 정도 되면, 이때부터는 돈을 들여 영상의 퀄리티를 높이고 주기적으로 업로드만 하면 AI가 노출을 잡아준다. 즉 맨바닥에서 올라오는 것보다는 이편이 훨씬 수월할 수 있는 것이다. 이 때문에 일반 유튜브 채널의 거래도 활발히 이루어지는 상황이다.
유튜브 채널을 전문적으로 키워서 파는 양계장 업자들은 구독자 1만을 만드는 것이 어렵지 않다. 그러나 전문지식이 없는 아마추어에게 1만 구독자란, 1년 이상 혼신의 열정을 갈아 넣고 나름 막대한 예산을 투입해야 하는 고난의 행군이 아닐 수 없다. 이런 점에서 채널을 구입하는 것도 난국을 타개하는 한 방법이라는 생각이 든다.
그러나 이 역시 안정적인 업로드 계획구상이 없다면, 채널의 성장은 당연히 지속될 수 없다. 즉 자칫 목돈만 날리는 더욱 안 좋은 상황을 맞이할 수도 있다는 말이다. 이런 점에서 채널 구입을 검토한다면, 반드시 매끄럽게 채널이 바뀌고 성장 속도를 유지할 수 있도록 하는 방안을 강구해야만 한다.
자현 스님 중앙승가대 교수 kumarajiva@hanmail.net
[1609호 / 2021년 11월17일자 / 법보신문 ‘세상을 바꾸는 불교의 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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