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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7. 설용수의 ‘달님 이력서’ (끝)

기자명 신현득

초승‧상현‧보름‧하현‧그믐달로 변하며
지구촌 밤 밝힌 달을 생명체로 본 시

나이는 38억 살에서 46억 살
소질은 혼자 놀기 특기는 변화
소망은 지구 같은 초록별 조성
지구 어린이 소풍 오는게 희망

달은 지구와 한 몸이었다가 떨어져 나가, 지구의 위성이 되었다. 지구에서 달이 떨어져 나간 자국이 태평양이라 한다. 달의 지름은 지구 지름의 4분의 1, 표면 넓이는 지구의 14분의 1, 부피는 49분의 1이다. 

달까지의 거리는 38만4400킬로미터이며, 지구 지름의 60배 거리다. 달은 초승달‧상현달‧보름달‧하현달‧그믐달로 모양을 바꾸면서 지구촌의 밤을 밝혀준다. 어두운 밤을 밝혀주기 때문에 지구촌 사람들과 친하다. 달을 생명체로 보고, 달의 이력서로 시를 빚은 동시 한 편을 살펴보자.  
   

달님 이력서 / 설용수

나이는
38억 살부터 46억살 사이. 

소질은 
혼자 놀기.

특기는 
몸으로 모양 바꾸기.

취미는 
지구 내려다보기. 

소망은 
지구처럼 초록별로 만들기.

희망은 
지구 어린이가 소풍 오기. 

설용수 동시집 ‘누구에게 말해요?’ (2021)에서.  

 

달의 나이는 38억 살에서 46억 살이란다. 시에 나타난 달의 나이가 수십억 살이라니 굉장한 나이이다. “뻥!”하고 굉장한 소리를 내며, 지구에서 몸을 나누어 하나의 둥근 달로 태어난 달의 생일날을 상상해 보자.  

달의 소질은 혼자 놀기요, 특기는 몸으로 모양 바꾸기요, 취미는 지구 내려다보기란다. 사람이라면 친구가 있다. 그런데, 쉬지 않고 움직이는 달은 동행자가 없다. 눈썹달이 됐다가 반달이 됐다가 보름달이 되는 게 혼자 놀기다. 시인은 이것이 달의 소질이라 했다. 그리고 달은 지구촌을 내려다보는 게 취미의 전부다. 

“지구촌 사람들은 밤마다 불을 밝히거든, 반짝이는 저 전깃불 모두가 그거야. 나는 그보다 크고 많은 빛으로 밤의 지구촌을 밝혀줘야지.”

이것은 보름달이 됐을 때에 달이 하는 말이다. 그러한 달은 밤마다 조금씩 몸을 바꾼다. “꼬마들아, 나를 쳐다보렴. 나는 하현달이 됐다. 반달이야.” “오늘은 초승달이다 일찍 떴지. 일찍이 지는 눈썹달이야.” 이런 대화로 달은 지구촌 꼬마들과 친해지고 있다. 

달의 소망은, 지구처럼 달을 초록별로 만들기란다. 그리고 초록숲으로 뒤덮인 달나라로 지구촌 어린이들이 소풍을 오게 하는 게 희망이다. 달은 지구별을 내려다보며 한숨을 쉴 때가 많을 것 같다. 달에도 산이 있고, 들판이 있고, 바다가 있다. 그러나 나무 한 포기 없는 산이요, 풀 한 포기 없는 들이요, 물 한 방울 없는 바다이다. 

달은 지구를 내려다보면서 “나의 달나라 산에도 지구의 산처럼 초록 숲이 우거졌으면” 하며 바라고 있다. “나의 달나라 들에도 들판 가득 곡식이 자랐으면” 하며 바라고 있다. “나의 달나라 바다에도 바닷물이 출렁댔으면 얼마나 좋을까?” 하며 바라고 있다.   

그러나, 그러한 달의 희망은 지구촌에서 자라는 꼬마들에게 기대해보는 수밖에 없다. 이들 꼬마들과 그 후손들이 달나라까지의 교통을 열고, 달나라를 이웃나라로 만든 다음, 지구촌 나무의 묘목을 달나라의 산에다가 빈틈없이 심을 것이다. 지구촌의 곡식 씨앗을 가져다가 달나라의 들판에 뿌릴 것이다. 이들 식물이 숨 쉬는 공기를 만들어 줄 것이다. 그러다 보면 물이 생기고 내가 생기고, 바다가 출렁이게 될 것이다. 

시의 작자 설용수(薛龍水) 시인은 ‘아동문예’지 신인상에 동시로 등단(2000)해서 동시집 ‘가을 햇살은 왜 짧아지는가’ 등, 동화집 ‘눈사람이 춥겠다’ 등을 출간했으며, 아동극본 ‘도깨비 이야기’ 등과 성인극본 ‘우리의 비겁을 위하여’ 등 여러 편을 무대에 올렸다. 법명이 용수행(龍樹行)이며 한국불교아동문학회 회원으로 활동하고 있다.

신현득 아동문학가·시인 shinhd7028@hanmail.net

[1614호 / 2021년 12월22일자 / 법보신문 ‘세상을 바꾸는 불교의 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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