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윤석열 국민의힘 후보가 대한민국 제20대 대통령에 당선됐다.
중앙선거관리위원회에 따르면 윤석열 후보는 3월9일 열린 제20대 대통령 선거에서 1639만4815표(48.56%)를 획득해 1614만 7738표(47.83%)를 얻은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후보를 근소한 차로 누르고 당선을 확정지었다. 두 후보의 표차는 24만7077표(0.73%P)에 불과했다. 이는 역대 대통령선거에서 1~2위 후보간 최소 득표차로 기록됐다. 대통령 선거에서 1~2위 후보간 격차가 가장 적었던 선거는 1997년 15대 대선으로, 당시 김대중 새정치국민회의 후보는 40.27%의 득표율로 38.74%를 얻은 이회창 한나라당 후보를 39만 557표차로 누르고 당선된 바 있다.
윤석열 후보는 당선이 확정된 이후 여의도 국회도서관을 찾아 “선거운동을 하면서 많은 걸 배웠다. 나라의 리더가 되기 위해 필요한 게 어떤 것인지, 국민들의 목소리를 어떻게 경청해야 하는지를 배웠다”며 “경쟁은 일단 끝났고 우리 모두 힘을 합쳐 국민과 대한민국을 위해서 우리 모두 하나가 돼야 한다. 국회를 존중하고 야당과 협치를 해 나가겠다”고 소감을 밝혔다. 이에 앞서 이재명 후보는 서울 여의도 당사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최선을 다했지만, 기대에 부응하지 못했다”며 “윤석열 후보님께 축하의 인사를 드린다”며 패배를 선언했다.
1960년 서울에서 태어난 윤석열 당선인은 충암고를 거쳐 서울대 법대를 졸업했다. 9수 끝에 사법고시에 합격한 윤 당선인은 3년 뒤 대구지검에서 검사로 첫발을 내디뎠다. 2013년 검찰 윗선의 외압에도 박근혜 정부의 국정원 댓글사건을 수사하다 좌천되는 아픔을 겪기도 했지만, 당시 그는 “나는 사람에 충성하지 않는다”는 소신발언으로 ‘강골검사’라는 이미지를 각인시켰다. 이는 2016년 박근혜 정부 국정농단을 수사하기 위한 박영수 특검의 수사팀장으로 발탁되는 계기가 됐다. 이후 문재인 정부 들어 서울중앙지검장을 거쳐 검찰총장에 임명되는 등 승승장구했다. 그러나 ‘조국 사태’ 당시 원칙적 수사를 내세우면서 문재인 정부와 대립각을 세웠고, 이는 그가 일약 야권의 대선후보로 성장하는 배경이 됐다.
선거기간 동안 무속논란에 휩싸이기도 했던 윤 당선인은 가톨릭(세례명 암브로시오)신자로 알려져 있다. 그렇기에 불교와 직접적인 인연은 많지 않지만 사법고시를 준비하면서 사찰에서 공부했고, 독실한 불자집안이었던 외가의 영향으로 불교와 종종 인연을 맺기도 했다. 그는 법보신문과의 인터뷰에서도 “강릉에 있는 외가 가족들은 모두 독실한 불자”라며 “학창시절 방학 내내 외각에서 지낸 적이 많았기에 이런 영향을 많이 받았다”고 소개하기도 했다.
윤 당선인은 올해 1월 불교리더스포럼 5기 출범식에 참석해 “부처님의 가르침을 새겨 우리 사회가 직면한 문제를 해결하고 국민통합의 정치를 펼치기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며 “한국불교가 국민을 통합하고 애국애민의 정신으로 국난극복에 앞장서 온 것처럼 대한민국의 번영을 위해 불교리더들이 앞장서 줄 것을 당부한다”면서 불교계의 지지를 호소한 바 있다.

윤 당선인은 선거과정에서 불교계 공약을 발표하며 불교현안 해결에도 적극적인 입장을 보였다. 특히 윤 당선인은 문재인 정부 들어 거듭된 종교편향과 정청래 더불어민주당 의원의 불교폄하 발언으로 불교계가 정부여당과 극심한 갈등을 겪는 과정에서 정부여당과 차별성을 부각하기 위해 주력했다.
2월3일 선거대책위를 통해 불교공약을 발표한 윤 당선인은 “불교는 종교적 측면과 함께 국가 문화재적 측면, 산림자원적 측면 등 다양한 분야에서 국민의식과 생활에 큰 영향을 끼치고 있음에도 전통사찰은 수많은 중첩규제에 묶여 있어 신행생활 측면에서 숱한 어려움을 겪었을 뿐 아니라 문화유산 관리차원에서도 불교계에 너무나 큰 부담을 강요해 온 측면이 없지 않다”면서 “이런 불교계의 애로를 헤아리지 못한 채 편향과 폄훼를 계속해 온 문재인 정부와 민주당의 잘못이 크지만, 평소에 이런 점을 잘 살피지 못한 국민의힘도 죄송하다는 말씀을 드린다”고 했다. 때문에 윤 당선인 측은 전통사찰에 대한 과도한 규제를 해소하고 전통문화보존 정책을 대대적으로 개선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이를 위해 전통사찰에 부과되는 과도한 재산세와 종부세 감면, 전기요금체계 개선, 전통사찰 보수정비사업 자부담 폐지 등을 약속했다.
윤석열 당선인 측은 이번 대선과정에서 불교공약을 기자회견을 통해 공식 발표했다. 역대 대선에서 유력 후보들이 특정언론과의 인터뷰, 불교계 주요인사 등과 만나 불교현안 해결에 앞장서겠다는 입장을 공약의 형태로 밝힌 적은 있지만 기자회견을 열어 공식적으로 불교공약을 발표한 것은 이번 대선이 처음이다. 또 불교공약에 대한 실천방안도 구체적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따라서 차기 정부에서는 그동안 전통사찰을 옥죄고 있던 중첩규제 법령 해소 등 불교 숙원과제들이 상당부분 해소될 것으로 기대를 모은다.
권오영 기자 oyemc@beopbo.com
[1624호 / 2022년 3월16일자 / 법보신문 ‘세상을 바꾸는 불교의 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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