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러시아군의 민간인 상대 범죄 소식이 연일 이어지고 있는 가운데 스님들이 우크라이나의 평화를 기원하며 온몸을 던졌다.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침공한지 48일째인 4월12일 오전 10시30분, 조계종 사회노동위원회(위원장 지몽 스님, 이하 사노위)는 서울 조계사에서 주한 러시아대사관까지 ‘전쟁 중단, 민간인 학살 책임 푸틴 참회, 우크라이나 평화 기원 오체투지’를 진행했다.
우크라이나에서의 전쟁 중단과 러시아의 민간인 학살을 규탄하기 위해 마련된 이 자리에는 사노위 위원장 지몽 스님과 위원 혜찬·한수·고금·동신·현성 스님을 비롯해 우다야 라이 이주노동자노동조합 위원장, 명숙 인권활동가, 아시아나케이오 해고노동자 등이 참여했다.

오체투지에 앞서 사노위 위원장 지몽 스님은 “러시아 푸틴 대통령의 이기적인 탐욕으로 어린아이와 여성, 노인 등 민간인들이 참혹하게 학살당하고 있는 현실에 통탄을 금할 수 없다”며 “전쟁은 그 누구도 행복할 수 없을 뿐 더러 돌이킬 수 없는 상처와 증오심, 적개심만 대물림될 뿐”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우리가 좋든 싫은 국가와 사람 간에는 과거·현재·미래에 영향을 주고받는 이어진 존재”라며 “평화를 위해 국제사회 특히 유럽과 나토(NATO, 북대서양조약기구)는 더 적극적으로 나서야 한다”고 강조했다.
스님은 또 “오체투지 인간의 탐욕과 어리석음을 참회할 것“이라며 “깊은 비탄에 잠겨 있을 우크라이나 국민들의 아픔을 함께하며 다시 미래를 꿈꿀 수 있는 일상이 회복되길 간절히 바란다”고 말했다.


참가자들은 목탁소리에 맞춰 대웅전 부처님께 삼배를 올린 후 대웅전 앞마당을 출발해 종각, 광화문을 거쳐 주한 러시아대사관 인근 정동제일교회까지 약 2km를 오체투지로 나아갔다. 초여름 무더위로 참석자들의 얼굴에는 금세 땀이 차올랐지만 우크라이나 전쟁 희생자들의 극락왕생과 국민들의 평화로운 일상을 염원하며 뜨거운 바닥과 마주했다.
‘우크라니아에 평화를’이라고 적힌 손팻말을 들고 오체투지 행진에 함께한 명숙 인권운동네트워크 바람 소속 활동가는 우크라이나에 대한 무기 지원보다 러시아에 대한 경제 제재 강화를 통해 전쟁종식을 이끌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명숙 활동가는 “우크라이나에 대한 무기지원은 전쟁을 키울 뿐이다. 우크라이나에 대한 연대가 무기지원이 돼서는 안 된다”며 “러시아가 확실한 위기의식을 가질 수 있도록 경제적 제재를 통해 고립시키는 것이 중요하다”고 밝혔다.


우다야 라이 이주노동자노동조합 위원장도 “전쟁으로 인해 300만명 이상 난민이 발생했다”며 “푸틴은 개인의 이익 보다 공동체의 이익을 먼저 생각해 하루빨리 전쟁을 멈춰야한다”고 강조했다.
2시간 반을 행진해 목적지에 도착한 스님들은 “우크라이나에 평화를” “전쟁을 멈추고 민간학살 책임져라” 등의 구호를 함께 외친 후 일정을 마무리했다.


김내영 기자 ny27@beopbo.com
[1629호 / 2022년 4월20일자 / 법보신문 ‘세상을 바꾸는 불교의 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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