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부처님 가르침을 일상의 언어로 풀어내 지하철을 이용하는 시민들에게 많은 사랑을 받아온 ‘풍경소리’가 게시판 전면 새 단장에 나선다. 올해 7월부터 2024년 6월까지 2년 간 서울 수도권을 비롯해 대구, 부산, 광주, 대전 등 780곳 역사의 2547개 게시판 액자와 내용을 새롭게 바꾸기로 했다.
이전 ‘교체 불사’와 달라진 점이 있다면 동참자가 원하는 지하철역에 원하는 부처님 말씀을 담은 풍경소리가 부착될 수 있게 적극적으로 검토하겠다는 것. 예를 들어 불자 A씨가 “출·퇴근길에 오르내리는 3호선 경복궁 역에서 ‘법구비유경’의 구절을 보고 싶다”고 요청하면 운영위원회가 검토 후 최대한 수용하겠다는 의미다.
6월20일 서울 종로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대표이사 목종 스님은 "불사 동참자가 집 앞 지하철 역에서 평소 좋아하던 부처님 말씀을 사유·음미할 수 있도록 배려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풍경소리는 1999년 9월부터 23년 간 시민들의 십시일반으로 운영돼 왔다. 사찰 협찬을 받은 구역도 있지만 거액은 정중히 사양했다. 포스터 몇 장에 얼마 하는 식으로 팔거나 큰 금액을 받으면 본말이 전도될 수 있다는 사무국의 오랜 원칙 때문이다.
몇 차례 철거 위기에 놓인 적도 있었다. 2012년 선전물이라는 오해를 받으며 철거 위기에 놓이기도 했지만 시민들이 직접 반대 청원 서명에 나서며 11일 만에 백지화 됐다. 2015년에는 게시판 광고 계약을 체결하지 않을 경우 철거 등 후속조치를 취한다는 논란도 있었지만 해프닝으로 끝났다. 목종 스님은 “앞으로도 시민들의 가장 가까운 곳에서 지친 마음을 위로할 수 있도록 앞장서 겠다”고 말했다.

‘교체 불사’는 부산을 시작으로 매달 100개씩 2년 동안 진행된다. 새로운 게시판은 기존보다 10cm가량 확대한 450×760cm 크기로, 글과 어우러질 그림은 고암 정병례 전각예술가와 박준수 동양화가가 지원하기로 했다.
이날 이용성 사무총장은 풍경소리가 최근 사단법인으로 등록됐다는 소식도 전했다. 그간 한국불교종단협의회 부설로 있었지만 임의단체로는 활동에 한계를 느껴 정식 등록을 추진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풍경소리는 6월19일 서울 지금선원에서 창립총회를 개최하고, 대표이사에 목종 스님, 상임이사에 이용성 사무총장을 선출했다. 이사로는 성남 원적정사 주지 도봉 스님과 홍사성 불교평론 주간, 고암 정병례 새김아티스트 등 10명을, 감사로는 장유식 변호사를 임명했다. 02)736-5583
(후원 계좌: 우리은행 1005-103-188374, 예금주 풍경소리-1구좌 5만원)
정주연 기자 jeongjy@beopbo.com
[1638호 / 2022년 6월29일자 / 법보신문 ‘세상을 바꾸는 불교의 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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