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포용적인 불교” “차별 없는 불교” “성소수자에게도 평등한 불교”
7월16일 퀴어문화축제 조계종 사회노동위원회 부스를 방문한 이들이 바라본 불교의 모습이다. 조계종 사회노동위원회(위원장 지몽 스님)는 이날 서울 시청광장에서 열린 ‘살자 함께하자 나아가자 제23회 퀴어문화축제’에서 부스를 설치하고 성소수자도 함께 살아가는 평등세상을 발원했다. 부스 진행은 사회노동위원장 지몽 스님과 위원 시경·혜도·해륜·고금·동신·대각 스님 등이 함께했다.
퀴어문화축제는 성소수자 인권증진, 자긍심 고취를 위해 2000년부터 개최된 성소수자 축제다. 코로나19로 2020년과 2021년은 온라인으로 진행됐지만, 올해는 사회적거리두기 완화로 3년만에 다시 현장에서 열렸다.


한낮기온이 33도에 달하고, 빗방울이 떨어졌다 그쳤다 반복하는 궂은 날씨에도 오랜만에 열린 축제엔 활기가 가득했다. 행사에 참여하기 위한 시민들의 행렬도 끊이지 않았다. 주최 측이 추산한 참여자만 13만5000여명에 달한다(경찰 추산 1만3000명). 성수소자와 연대하고 인식개선을 촉구하기 위해 72개 부스도 설치됐다. 이 가운데 유독 참가자들의 시선을 끈 부스가 있었다. 바로 스님들이 마련한 부스였다.
사회노동위원회 스님들은 ‘차별없는 세상 우리가 부처님’이라고 적힌 연꽃 부채와 오색실을 엮어 만든 팔찌를 선물했다. 참석자들은 스님들이 직접 손목에 묶어주는 팔찌를 받기 위해 길게 줄을 서기도 했다. 이날 사노위가 준비한 부채는 5000개, 팔찌는 2000여개다. 특히 부스 앞에 설치된 법고 체험장에서 발걸음을 멈춘 참석자들은 경쾌한 북소리에 맞춰 춤을 추며 축제를 즐겼다.
지몽 스님은 “다양한 색깔이 모여 하나의 팔찌가 만들어지는 것처럼 우리 사회에도 다양한 이웃들이 모여 생활하고 있다”며 “서로 다름을 인정하고 차별 없는 시선으로 바라보며 모두가 더불어 사는 건전한 사회가 되길 희망한다”고 말했다. 스님은 이어 “2017년부터 퀴어문화축제를 참가하고 있는데 매년 사회분위기가 달라지고 있음을 느낀다”며 “시간이 걸리더라도 성소수자들이 자신의 정체성을 당당하게 인정받는 사회를 만들기 위해 꾸준하게 활동을 이어가겠다”고 밝혔다.
성소수자들을 응원하는 스님들에게 참가자들도 감사의 마음을 전했다. 이모(경기도, 23)씨는 “종교가 (성소수자에 대해) 보수적이라는 편견이 있었는데 스님들이 오색실도 채워주시고, 덕담도 많이 해주셔서 좋은 기운을 받았다”고 말했다. 구니(22)씨도 “종교를 떠나 허물없이 함께 해주시는 스님들에게 고맙다”고 밝혔다.
퀴어문화축제에 처음 참가했다는 백지나(천안, 24)씨는 “성소수자들을 지지해주고 차별 없는 시각으로 응원해주는 스님들이 있어 힘이 된다”며 “모든 생명이 존엄하다고 말씀하시는 스님들을 보며 진정한 종교의 의미를 되새기게 됐다”고 말했다.

스님들은 부스 운영 후 서울 광장을 출발해 을지로 입구와 종각 등을 거쳐 서울광장으로 되돌아오는 3.8km의 거리를 참석자들과 함께 행진하며 축제를 마무리했다.
한편 사회노동위원회는 차별금지법 제정촉구, 성소수자 법회 진행, 퀴어문화축제 참석 등을 통해 성소수자 인권문제에 지속적인 관심을 가져왔다. 또 매년 부처님오신날 봉축법요식에 성소수자들을 초청했으며 성소수자 초청 음악회, 성소수자 부모님 초청 상담 등을 진행해 성소수자 문제 인식 전환에 앞장서왔다. 또 성소수자 연대단체인 ‘무지개행동’에 가입해 성소수자들의 권익 활동에도 동참하고 있다.



김내영 기자 ny27@beopbo.com
[1642호 / 2022년 7월27일자 / 법보신문 ‘세상을 바꾸는 불교의 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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