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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승 스님 중앙종회 불교광장 간담회 발언 전문

  • 교계
  • 입력 2023.10.31 20:45
  • 수정 2023.11.13 07:28
  • 호수 1703
  • 댓글 2

사회부장 (도심)스님은 2027년 8월에 우리나라에 어떤 행사가 있는지 알고 있습니까. 세계 가톨릭청년 100만명이 서울에 온다고 합니다. 30만명은 해외에서 옵니다. 70만명은 국내 젊은이들이 참석합니다. 어린아이부터 온 동네가 동원되면 200만명은 모이지 않을까 합니다. 그렇지 않아도 침체된 한국불교가 더 위축되진 않을까 이런 생각을 한번 해봅니다.

우리 종단도 세계불교 청년대회를 열고 아직 한국불교가 건재하다는 것을 보여줄 준비를 해야 하지 않나 합니다. 2027년까지 100만명은 못 모은다 할지라도 청년 범위를 넓혀 중학생 이상, 50세 이하로 최소 20만명은 만들어야 하지 않겠는가. 이런 생각을 해 봅니다.

달라이 라마를 초청해서 행사를 하면 어떨까 제안을 드립니다. 틀이 짜지면 종회 의원 스님들과, 전 종도, 세계불교도와 함께 이 일을 추진할 수 있었으면 합니다. 사회부가 계획을 세워보시길 바랍니다. 역대 정부는 중국 압력에 의해 달라이 라마 초청을 허락한 적 없습니다. 그러나 과거는 과거고 현재는 현재입니다. 늦어도 모든 계획안을 내년 3월 종회 전에 세우길 바랍니다. 

요즘 우리 종회의원 스님들이 “재미없다”고 말합니다. 이 말은 두 가지로 해석할 수 있습니다. 하나는 자승이가 모든 걸 다 알아서 하니까 종회의원으로서 할 일이 없다는 것과, 또 하나는 신심과 원력이 부족해서 할 일을 못 찾고 있는 것입니다. 중앙종회 사무처장(설도)스님은 종회의원 제17조 의무가 무엇인지 알고 있습니까. 한번 읽어봐주십시오. (“의원은 임기 초에 불전에서 다음의 선서를 행한다. 비구(니) 아무개는 중앙종회의원에 취임함에 있어 불조의 가르침을 거울삼아 종헌 종법을 준수하고 종단과 사부대중의 법익을 증진할 중앙종회의원의 직무를 성실히 수행할 것을 삼가 삼보전에 맹세합니다.”)

종회의원 의무를 모르고 남들이 하니까 괜히 하고 싶은 분이 있을 것입니다. 종회의원 뜻이 없는데 은사가 하라고 해서 하는 분, 본사주지스님이 하라고 해서 하는 분이 있을 것입니다. 또는 스스로 종헌종법을 잘 숙지해서 종단을 바로 세우겠다는 원력을 세운 사람도 있을 것입니다. 구구 각색 생각을 가진 분들이 모여 있습니다.

종회의원이 해야 할 가장 첫 번째 의무가 무엇입니까. 하나는 종단 미래를 내다보고 어떻게 하면 한국불교가 중흥할 수 있을지 고민하는 것입니다. 지금 종단은 비대해졌습니다. 비만으로 가득합니다. 속된 말로 다이어트를 해야 합니다. 종무원이 100명, 각 산하단체까지 합치면 300명이 넘습니다. 앞으로 10년 뒤면 중앙분담금을 감당할 수 없습니다. 때문에 중앙 분담금을 폐지해야 합니다. 자력으로 살 수 있는 기간은 10년으로 봅니다. 10년 후에 총무원은 직영사찰과 직할 사암만으로 운영될 수 있도록 (규모를)축소해야 합니다.

첫 번째는 교육원과 포교원을 개편하는 방법입니다. 교육원 생긴 이래로 승려가 늘어났는가, 승려 교육의 질이 높아졌는가, 수행풍습이 강화됐는가. 그렇지 않습니다. 오랫동안 많은 인건비와 예산을 지출했습니다. 하지만 수행자 출가자가 늘어나긴 했습니까. 포교원에 많은 예산이 투입됐습니다. 하지만 어린이법회, 청년불자, 신도가 늘었습니까. 형식적으로 있으나마나 한 조직으로 전락했습니다. 교육과 포교는 (교구)본사에서도 충분히 감당할 수 있습니다. 조계종은 본사중심제입니다. 그렇다고 지금 당장 포교원과 교육원을 없애면 문제가 생깁니다. 다행스럽게 두 (교육·포교)원장이 동시에 임명받았습니다. 임기는 5년입니다. 교육원장과 포교원장은 임기 동안 각 본사에서 포교와 교육을 (담당)할 수 있도록 (체계화)해야 합니다. 이후 원이 아닌 부로 축소해 인원을 줄여야 합니다.

일반직 종무원들은 급여가 매년 올라 10년, 20년이 되면 고액 연봉이 됩니다. 요즘 말사 주지할 스님도 없는 상황입니다. 분담금이 계속 오르면 그 분담금을 무슨 재주로 감당할 것입니까. 앞으로 총무원은 일반직 종무원이 퇴직하면 특수종무직 빼놓고는 스님들로 채워서 인건비를 줄여야 합니다. 스님들이 총무원에 들어와 익힌 것을 본사 업무로 활용할 수 있게 해야합니다. 그렇다고 총무원장 권한을 약화하는 게 아닙니다. 본사 중심제로 업무를 하나둘 이관하되 총무원장은 본사에 대한 감사와 징계로 통제하면 됩니다. 그리고 본사중심제로 인해 본사주지 권한이 너무 막강해질 것을 견제해, 교구종회역할을 강화해야 합니다.

조계종이 살아남기 위해서 10년을 내다봐야 합니다. 그리고 이런 역할을 해야합니다. 종회의원들이 집행부와 논의해 위원회를 구성하고 차근차근 처리 해나가야 합니다. 신도와 예산은 줄어들고, 분담금은 늘어나는 상황입니다. 우리가 해내지 못하면 다같이 부도나는 상황이 오게 됩니다. 종단은 직영사찰과 직할사암으로만 예산을 편성해 운영하고, 교육원과 포교원은 5년 후 폐지해 부서로 바꾸고, 본사가 교육과 포교를 담당해야 합니다. 이런 큰 틀을 (종회의원들이)이해해주십시요. 

요즘 교계 언론을 보면 조계종은 후퇴하는 느낌이 듭니다. 태고종, 천태종은 우리보다 더 (활발히)움직이고 있습니다. 태고종은 제가 (총무원)원장 당시 (서열)2위였는데 지금은 5위로 밀려나 있습니다. 이를 회복하려고 상진 총무원장 스님이 얼마나 열심히 노력하는지 눈에 보입니다. 천태종은 사찰 하나를 지으면 우리 천년고찰보다도 더 크게 짓습니다. 신도도 많습니다. 정치인들이 구인사를 다녀오고 조계사를 다녀오면 조계종을 깔보곤 합니다. 구인사에 가면 전 대중을 다 모아서 역량을 보여줍니다. 반면 조계종은 대통령이 방문해도 부실장 몇명이 안내하고 끝나기 때문입니다.

물론 정치권은 불교를 쳐다보지도 않습니다. 신경 안 써도 도와준다는 이미지가 있습니다. 왜? 소리를 내야 할 때 아무 소리도 안 내서 그렇습니다. 불교는 여도 아니고 야도 아닙니다. 불교에 해코지하고 불이익 주는 사람이 있으면 목소리 낼 뿐입니다. 그런데 여당은 불교가 가만히 있어도 도와준다고 생각합니다.

부산 삼광사 같은 곳은 (정치인들이)조계종보다 더 높이 평가합니다. 신도만 30~40만명이라고 합니다. 봉은사에 30만명? 조계사에 20만명? 동원해봐야 각 1만명이 모입니다. 이만큼 조계종의 조직력은 생각보다 약합니다. 시의원, 도의원, 군수, 시장, 대통령도 못 만들어낸 조계종입니다. 누가 진심으로 (조계종)스님들을 존경하고 따르겠습니까.

앞으로 총선도 있고 그 후에는 대선도 있습니다. 불교가 어떤 식이든 잘잘못을 가려 잘했을 땐 칭찬의 목소리를 내고, 잘못했을 땐 꾸짖는 소리를 내야 합니다. 소리가 나오지 않으면 한국불교조계종은 장자 자리를 천태종, 태고종한테 내줘야 할지도 모릅니다. 그만큼 조계종은 현재 열정이 안 보입니다. 불교 언론을 보면 그냥 의례적인 행사만 할 뿐입니다. 시대에 적응하면서 뚫고 나가려는 의지가 보이지 않습니다. 마치 한계점 같습니다. 

물론 개개인적으로 제가 얘기한 것보다 열정적으로 열심히 사는 분들도 많습니다. 그 분들에겐 오늘 제 발언이 죄송스럽습니다. 다만 다수 스님들이 안일하게 산다는 말입니다. 조계종에 몸담고 있으면서 부처님 은혜와 빚을 갚으려면 부처님 법 전하는 데 모든 걸 걸어야 합니다. 형식이나 눈치가 아니라.

종회의원 비구니 열 분 모두가 대학생 전법기금 1000만원을 냈습니다. 저도 깜짝 놀랐습니다. 절이 풍요롭지도 않고 어렵습니다. 1000만원을 내려면 공양주, 처사, 전기세, 수도세 적어도 두 달치는 내고도 남을 돈입니다. 이 돈을 전법 기금으로 과감히 냈습니다. 쉬운 일이 아닙니다. 우리는 비구니 스님들의 그런 정신을 이어받아야 합니다. 원력과 신심으로 전법해야 합니다. 아직 늦지 않았습니다. 저와 여기 계신 스님들과 그 후손들이 10년을 내다보고 조계종을 탄탄하게 이끌어갈 수 있도록 밑거름이 돼주길 당부드립니다. 너무 긴 잔소리를 해서 죄송합니다.

정리=정주연 기자 jeongjy@beop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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