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25한국전쟁 등 국내 혼란기에 유출된 것으로 추정되는 ‘도암당 대사 진영’이 조계종과 국외소재문화재재단의 긴밀한 협조 끝에 백양사로 돌아간다. 도암인정 스님은 1864년 수해로 피해를 본 백양사를 중창한 인물로, 19세기 백양사의 역사를 증명하는 중요한 사료가 될 것으로 보인다.
조계종은 지난해 11월 국외소재문화재재단을 통해 경매시장에 출품된 '도암당 대사 진영'을 발견, 백양사와 관련 정보를 공유하고 긴밀한 협조 끝에 국내 환수에 성공했다. 진영은 2월 16일 미국에서 한국으로 돌아왔다. 조계종은 3월 13일 오전 서울 한국불교역사문화기념관 4층 로비에서 총무원장 진우 스님, 백양사 주지 무공 스님과 간략한 친견식을 갖고, 이날 오후 백양사로 이동했다.
조계종에 따르면 진영의 주인공은 도암 인정 스님(道巖印正, 1805~1883)이다. 1849년 백양사 사적기를 편찬하고 1864년 수해로 큰 피해를 본 백양사를 중창한 인물로 알려졌다. 백양사에 ‘백암산도암당대사행략’(1927) 현판이 전해오고 있는 점 등을 고려했을 때 백양사에 주석한 스님으로 보인다는 게 관계자의 분석이다.
유출 시기와 경위는 알 수 없으나 한국전쟁 등 국내 혼란기에 유출된 것으로 추정된다. 조계종은 “각진국사 진영(1825년) 이외에 현재 백양사에는 오래된 진영이 전하지 않는다”며 “입수한 그림은 19세기 백양사의 역사를 증명하는 중요한 사료가 된다”고 설명했다.
또 “조계종은 국외소재문화재재단과 운문사 ‘칠성도’, 봉은사 ‘시왕도’, 범어사 ‘신중도’, 송광사 ‘치성광여래도’ 등의 환수를 이끌어 내면서 긴밀한 협력 체계를 구성하고 있다"며 "앞으로도 국외 유출 성보를 보다 체계적이고 다각적으로 환수해 나갈 계획”이라고 전했다.
정주연 기자 jeongjy@beopbo.com
[1721호 / 2024년 3월 20일자 / 법보신문 ‘세상을 바꾸는 불교의 힘’]
※ 이 기사를 응원해주세요 : 후원 ARS 060-707-1080, 한 통에 5000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