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보통 백중은 우란분절이라고 합니다. ‘목련경’을 보면 목련존자의 어머니가 살생을 많이 했어요. 아들이 장사하러 멀리 가고 안 보이면 온갖 동물과 짐승을 잡아서 요리를 해 먹곤 했습니다. 그런데 아들에게는 살생하지 않았다고 거짓말을 했고 결국 죽은 뒤 과보를 받아 지옥에 떨어집니다.
아들은 출가를 해 수행을 해서 신통을 얻게 됩니다. 그래서 신통제일(神通第一) 목련존자(木連尊者)라는 이름이 붙습니다. 그 후 어머니가 어디에 계시는가 살펴보니 지옥에 떨어져 있단 말이에요. 깜짝 놀라 지옥까지 찾아가서 어머니를 구하려고 노력해도 구할 수가 없었어요. 그래서 부처님에게 가서 어떻게 하면 어머니를 구할 수 있는가 물어봅니다. 부처님께서는 어머니를 구하려면 스님들에게 공양을 올리고 어머니를 위한 법문을 청해야 된다는 이야기를 합니다. 그래서 해제 때 스님들께 공양드리고 법문을 청하는 의식을 행하게 됩니다. 어머니를 위해서. 그런데 한 번으로 해서 바로 지옥에서 벗어나는 게 아니기 때문에 매년 우란분절에 재를 올리는 겁니다.
여기에는 시사하는 바가 있습니다. 살생을 하는 것과 거짓말을 하지 말라는 계율에는 우리가 깊이 생각해 볼 문제들이 많습니다. 계율에서는 고위 공직자들이 거짓말을 하면 안 된다는 걸 이야기합니다. 거짓말을 하는 사람이 공직에 나오면 유독 공격을 받습니다. 공직자가 거짓말을 하면 안되기 때문입니다. 청문회를 열고 거짓말하는 것을 잡아내는 이유입니다. 장관이나 대통령을 하려는 고위공직자들이 한 거짓말에 대해서 가려내는 이유 또한 신뢰와 관련이 있기 때문입니다.
살생을 하는 것은 뭐하고 관련이 있을 까요. 살생을 하게 되는 것은 지옥에 떨어지는 과보를 받는다고 하지만 요즘 식으로 보면 환경하고 관련되어 있어요. 요즘엔 UN에서도 환경을 매우 중요시합니다. 환경을 파괴하게 되면 많은 생명체들이 죽게 됩니다. 그래서 환경 보존에 굉장히 공을 들이는 게 유엔에서 하는 일이에요. 특히 요즘같이 매년 기온이 올라가고 있는데 이는 기후 변화하고도 연관이 있습니다.
이러한 것들이 단순히 어떤 개인적인 문제가 아니라는 것을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거짓말이나 살생은 수행하고도 관련 있습니다. 열심히 수행해서 깨달음을 얻고 신통을 얻어도 어머니를 구할 수 없다는 것이 이를 잘 말해주고 있습니다. 과보가 분명히 있어 자기가 지은 것은 자기가 받는다는 것, 거짓말과 살생을 하는 것은 인과법을 따르고 있습니다. 자기가 지은 건 자기가 받습니다. 이것은 수행을 해서 높은 경계에 올라가더라도 마찬가지 입니다. 이게 무서운 것입니다.
물론 우란분절에는 이런 의미만 있는 것은 아닙니다. 생명에 대한 근원적인 통찰이 있어야 됩니다. 한 사람이 태어나서 10대까지 거슬러 올라가서 봤을 때는 적게는 1억 명, 많게는 10억 명 이상이 관여를 합니다. 한 사람이 이 세상에 태어날 때는 그렇게 많은 사람들이 관여를 하고 있는 겁니다. 생명의 귀중함입니다. 매년 이렇게 백중을 기리면서 돌아가신 분을 위해서 재를 올리는 이유도 그와 관련이 있는 겁니다.
생명에 관계되는 것은 또한 자비에 대한 이야기이기도 합니다. 자비심이 없으면 안 된다는 이야기입니다. 우리 사회를 보면 신뢰를 바탕으로 하는 사회가 이루어져야 됩니다. 기후 변화니 전쟁, 테러 이런 것도 관련이 있습니다. 스테판 에셀이라는 분이 그런 얘기를 했습니다. 테러와 전쟁을 통한 환경 파괴는 고귀한 마음이 없기 때문에 생긴다. 이런 이야기는 달라이라마 스님과의 대담에서도 나옵니다. “고귀한 마음이 뭡니까?”하고 달라이 라마 스님이 묻습니다. 스테반 에셀이라는 분이 바로 “연민심”이라고 말합니다. 고귀한 마음은 연민심입니다. 이 사랑과 연민이 바로 자비입니다. 사랑 자(慈), 연민 비(悲) 연민의 마음이 있으면 전쟁도 종식시킬 수 있고 테러도 종식시킬 수가 있고 환경 파괴도 막을 수가 있습니다. 지금 러시아하고 우크라이나하고 전쟁 중입니다. 자비심이 없어서 그런 겁니다.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이 전쟁을 하면서 많은 사람이 목숨을 잃고 있습니다. 이스라엘은 이란과도 일촉즉발 국면에 도달해 있습니다.
이스라엘과 무슬림 나라들의 문제는 종교하고 관련이 깊습니다. 종교가 문자주의 종교, 근본주의 종교로 들어가면 전쟁이 끊이지를 않습니다. 유대교의 근본주의, 이슬람의 근본주의가 들어가면 전쟁이 일어날 수밖에 없습니다. 사람이 죽게 돼 있습니다. 종교의 근본이 평화인데도 불구하고 전쟁이 일어나는 게 바로 자비가 결여돼 있는 근본주의하고도 관련이 있습니다.
이것도 여러분들이 생각해 봐야 될 문제입니다. 바깥으로 일어나는 현상들을 살펴보면 이렇습니다. 근데 안쪽으로 보면 바로 계율이라는 게 삼매와 선정을 일으키고 지혜를 일으키는 바탕이 됩니다. 수행이 계정혜 삼학의 근본인 이유가 여기에 있습니다. 계라는 것이 도덕성이 바탕이 돼야 마음의 고요함 및 삼매와 같은 선정을 일을키고 그걸 의지해서 지혜가 생기는 것입니다.
이런 지혜의 바탕에 도덕성이 있습니다. 깨달은 한 사람이 나타나거나 지혜가 계발된 사람이 나타나면 이 사람이 많은 사람에게 영향을 줍니다. 우란분절을 잘 분석해보면 그렇단 이야기입니다. ‘붓다의 심리학’이라는 책이 있는데 이 책에 의하면 육도 윤회는 6가지 심리로 이야기 합니다. 공격성과 불안함을 느끼는 지옥의 심리, 축생의 심리, 만족할 줄 모르는 아귀의 심리, 경쟁적이고 전쟁을 좋아하는 아수라의 심리, 인간의 심리, 천상의 심리 6가지 심리를 이야기 합니다. 살아생전에 남을 해치고 죽이고 이렇게 하는 것은 지옥의 심리입니다. 죽게 되면 지옥에 갑니다. 축생의 심리는 요즘 말하면 주색잡기를 하는 것, 먹고 마시고 놀고 그런 삿된 음행을 저지르고 하는 것을 축생의 심리와 연관이 됩니다. 만족할 줄 모르는 갈망은 아귀의 심리입니다. 자기 욕망을 극대화시키며 남이 어떻게 되는 죽든 살든 자기 이익을 추구하는 것은 전부 아귀의 심리이고, 다르게 말하면 악의 심리라고 보면 됩니다.
아수라의 심리는 상대와 싸워서 이기려고 합니다. 그래서 자기 관리를 철저히 하는 게 아수라 심리입니다. 자기 관리하면서 철저히 이기려고 합니다. 이렇게 인간의 심리는 선악이 반반입니다. 자아를 바탕으로 하는 심리입니다. 그러면 천상의 심리는 자아 개념이 별로 없고 늘 도덕성을 말하면서 남에게 베푸는 심리입니다. 그래서 죽으면 천국에서태어납니다. 불교에서는 28개의 천국을 얘기합니다. 그래서 이 6가지 심리를 가지고 있으면 죽을 때는 이 여섯 갈래의 세계로 태어나게 되는 것입니다. 그런데 지금 우란분절은 지옥하고 관련돼 있습니다. 살아생전에 여러분들이 어떤 심리를 가지고 사느냐가 아주 중요합니다.
특히 지옥의 심리는 살생이나 살인하고 관련이 있습니다. 전쟁과 강력한 살생과 악행이 벌어집니다. 스테반 에셀은 프랑스 사람으로 유엔인권선언문을 작성한 분 중 한명인데 이런 지옥의 심리를 정확하게 꿰뚫어보고 있다.
마지막으로 자비에 대한 이야기를 하고 마치려고 합니다. 자아라는 하는 것은 사랑을 늘 베풀면서 상대를 기쁘게 해주고 친밀감을 갖고 보호해주는 감정입니다. 깨달음으로 잘 인도해주는 게 사랑입니다. 연민은 상대의 고통을 빼앗아 없애줍니다. 사랑이 베푸는데 있다면 연민은 상대의 괴로움이나 고통을 없에주는 것입니다. 사랑과 연민을 붙여서 자비라고 이렇게 이야기합니다.
달라이라마 스님은 연민에는 책임감이 따른다고 이야기를 합니다. 우리가 살고 있는 지구라고 하는 이 환경을 잘 보존하고 많은 사람들이 행복하게 살려면 바로 자비가 필요합니다. 특히 자비 중에서도 연민이 필요하다고 이렇게 말씀드릴 수가 있습니다.
이런 이유로 매년 돌아가신 분들을 위해 우란분절 재를 지내는 것입니다. 살생을 저지르고 나쁜 지옥에 빠진 분을 구제하려면 어떻게 해야 하는지, 해제하는 날 스님을 초청해서 공양을 올리고 스님의 법문을 듣는 것, 이것이 바로 돌아가신 분들을 위한 방법이다. 한번으로 헤어나지 못하기 때문에 매년 그렇게 해서 거듭 거듭 재를 지내서 지옥에서 차츰차츰 벗어 나고 축생으로 벗어나고 아귀로 벗어나고, 이렇게 해서 다시 인간으로 돌아오고 다시 천상에 태어나게 합니다.
결론적으로 우란분절을 기리고 재를 올리는 이유가 여기에 있습니다. 스님들께 공양을 올리고 법문을 청하는 것은 또한 우란분절의 가장 귀한 대목이라고 생각하시면 되겠습니다. 오늘은 우란분절의 뜻을 되새겨보는 시간을 가졌습니다. 여기서 마치겠습니다.
정리=류현석 대구·경북지사장
이 법문은 8월 12일 성주 자비선사에서 봉행된 백중 법회에서 주지 지운 스님이 설한 내용을 요약한 것입니다.
[1742호 / 2024년 8월 28일자 / 법보신문 ‘세상을 바꾸는 불교의 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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