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천주교가 광주 천진암과 여주 주어사지, 홍성 홍주읍성 등을 성지화하면서 불교계와 갈등이 커진 가운데, 천주교의 역사 왜곡과 지자체의 종교 편향 문제에 대응하고, 종교 간 평화 공존을 모색하는 학술 세미나가 열린다.
조계종 총무원 사회부(부장 도심 스님)와 조계종 종교평화위원회(위원장 향문 스님)는 12월 11일과 16일 두 차례 학술 세미나를 개최한다.
첫 번째 세미나는 12월 11일 오후 2시 한국불교역사문화기념관 국제회의장에서 ‘천진암-주어사지 종교 갈등 해결을 위한 실체적 접근’을 주제로 열린다. 이병두 종교평화연구원장이 ‘천주교의 불교사찰 성지화 문제점과 해결 방안’을 기조 발표하고, 이창익 고려대 민족문화연구원 교수가 ‘닫힌 성지와 열린 성지: 천진암과 주어사 연대기’, 민순의 조계종 미래본부 불교사회연구소 연구원이 ‘주어사 천진암의 실체적 접근’, 김용태 동국대 불교학술원 교수가 ‘18세기 경기도 불교의 다양한 양상과 천진암 주어사’ 발제가 이어진다.
천주학을 연구하던 당대 학자들에게 강학 장소를 제공한 천진암과 주어사는 불교의 포용성을 보여주는 상징적인 공간이다. 사회부와 종평위는 불교역사제자리찾기운동본부와 함께 역사적 고증과 문헌 연구를 기반으로 당시 상황을 전체적으로 살펴보고 천주교의 두 사찰(지)에 대한 성지화 사업으로 불거진 갈등을 해소하는 방안을 모색할 예정이다.

두 번째 세미나는 ‘홍성지역 불교사의 재조명 - 홍주읍성을 중심으로 살펴보는 불교 사원지’를 주제로 12월 16일 오후 2시 홍성군청 대강당에서 열린다. 최종석 동덕여대 교수가 ‘고려 말 조선 초 지방 중심지 변동과 홍주읍성’, 손성필 조선대 교수가 ‘고려시대~조선 초기 읍치 자복사의 성격’, 한건택 내포문화관광진흥원 원장이 ‘홍주 미륵사지와 홍주읍성의 축성’, 이경복 충남역사문화연구원 연구실장이 ‘홍주읍성과 불교 문화유산 보존 및 활용 방안’을 각각 발제한다.
홍주읍성은 1000여 명이 넘는 천주교 신자가 처형된 곳이다. 홍주읍성 일대에는 천주교 성지순례 표지판과 순교 기념비, 천주교 박해사 위주로 기술된 안내판과 부조물이 세워져 있다. 하지만 홍주읍성과 주변에 산재한 사찰 건축 부재, 불상 좌대, 석탑 부재, 당간지주 등은 방치되고 있다. 사회부와 종평위는 지역의 교구본사인 수덕사와 함께 홍주읍성과 주변 일대 불교사 연구를 기반으로 향후 불교 문화유산의 보존과 복원, 활용을 위한 실천적 과제를 도출하고, 지역 내 종교 편향 문제를 불교적 방식으로 해결할 방안을 모색할 예정이다.

이창윤 전문위원 nolbune@beopbo.com
[1755호 / 2024년 12월 4일자 / 법보신문 ‘세상을 바꾸는 불교의 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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