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찰을 일반건물과 동일시…주변에 방재수림대 조성
사찰을 일반건물과 동일시…주변에 방재수림대 조성
  • 법보신문
  • 승인 2005.12.12 15:00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사찰화재예방대책 문제점과 대안
겨울철 전통사찰 화재예방 대책은

<사진설명>조계종은 12월 7일 역사문화기념관에서 사찰화재예방대책을 위한 세미나를 개최했다.

해마다 겨울철이 되면 화재로 인한 안전사고에 각별한 신경이 쓰이기 마련이다. 특히 대부분 목조 건축물로 구성된 전통사찰의 경우 화재 예방대책은 절실히 요망된다. 그러나 현재 대부분의 전통사찰은 화재예방대책이 주먹구구식에 불과할 뿐 아니라 방화시설 또한 낙후돼 있어 한 번 화재가 발생할 경우 속수무책일 수밖에 없다.

이와 관련 조계종은 국회 정각회, 삼척대와 공동으로 지난 12월 7일 한국불교역사문화기념관 국제회의장에서 ‘사찰문화재의 화재예방 대책을 위한 세미나’를 개최했다. 현재 전통사찰의 화재예방대책에 대한 실태와 문제점을 점검하고 이에 대한 대안을 모색하기 위해서였다.

첫 발제자로 나선 삼척대 방재기술전문대학원 이시영 교수는 “최근 이상기후로 인해 산불이 쉽게 대형화되고, 우리나라 산림의 대부분이 내화성이 떨어지는 침엽수로 구성돼 있어 화재 발생시 진화에 상당한 문제가 따르는 상황”이라며 “따라서 산불의 위협에 그대로 노출돼 있는 산중 사찰의 경우 산불에 대한 화재예방대책이 절실히 요구된다”고 밝혔다.

이 교수에 따르면 96년 이후 대형산불이 매년 증가해 최근 5년 간 산불 발생건수는 586건으로 25년 평균치 336건보다 74% 증가했으며 피해면적도 5,730ha로 25년 평균치보다 173%(2,100ha) 증가했다. 이는 이상기후로 겨울철 강풍 발생률이 높아졌을 뿐 아니라 우리나라 산림 대부분이 불에 약한 소나무 등 침엽수로 구성돼 작은 불씨가 곧 대형산불로 이어졌기 때문이다. 이처럼 대형산불이 잦아지면서 이에 인접한 전통사찰의 피해도 늘어 최근 산불로 인한 사찰의 피해가 전기누전으로 인한 피해보다 오히려 늘고 있는 추세라고 이 교수는 밝혔다.

따라서 이 교수는 대형 산불로 확산되는 것을 막기 위해서는 우선 사찰 주변에 10∼30m 정도의 방화선을 구축하고 불에 강한 참나무 등을 집중적으로 가꿔 내화수림대를 조성해 산불로 인한 피해를 최소화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또 산불진화에 대한 체계적인 계획을 수립하고, 산불진화 장비 진입로 등을 확보할 수 있는 임도를 개설하는 것도 좋은 방안이 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사찰 및 역사적 건축물의 방재대책’이라는 주제로 발제를 한 삼척대 소방방재학부 백민호 교수는 “현행 소방법규는 문화재를 보유한 전통사찰의 경우에도 일반 건축물과 동일하게 적용돼 있어 역사적으로 중요한 가치가 있는 건조물의 방화관리가 허술하게 적용돼 있다”며 “문화재 건조물의 예술적·학술적 가치 보존을 위해서 소방법규에 대한 개정이 시급하다”고 지적했다. 백 교수에 따르면 현행 소방 법규는 일반건축물과 전통사찰을 구분 없이 건축물의 연면적에 따라 소화설비 시설을 갖추게 돼 있어 많은 문제점을 안고 있다는 것이다. 이는 대부분 목조건축물로 구성된 전통사찰의 화재는 연소속도가 매우 빠를 뿐 아니라 산중에 있어 소방서 출동이 상당 시간 걸리는 지리적 요건이 일반건축물과 다르기 때문이다. 따라서 백 교수는 전통사찰의 화재를 초기에 진화하기 위해서는 일반건축물과 다른 소화설비를 의무적으로 갖출 수 있도록 소방법규를 개정해야 한다고 역설했다.

백 교수는 또 소방 법규개정과 함께 불교계도 일본이 1949년 호류지(法隆寺)화재를 계기로 매년 1월 26일을 ‘문화재 방재의 날’로 지정해 방재 활동 및 화재예방 시스템을 구축해 나가고 있는 것처럼 매년 부처님오신날을 전후해 ‘사찰 방재의 날’을 제정, 방재활동을 강화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이날 세미나에서는 전 교토소방국장 마스다 히사오 씨의 일본 문화재 방재활동 사례를 소개하는 발표와 토론도 이어졌다. 특히 토론자로 나선 서울소방학교 문희웅 교장은 “현재 화재예방 및 진화 활동에 담당하는 소방공무원의 수는 턱없이 부족해 실질적인 역할을 기대하기 어려운 상황”이라며 “따라서 소방공무원에 모든 것을 의존할 것이 아니라 사찰도 자체적으로 소화설비 시설을 구축하고, 방화대책을 수립해 이에 대한 예방활동을 강화하는 것이 우선적으로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조계종 문화부장 탁연 스님은 “사찰에서 발생한 화재는 단순히 사찰의 피해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소중한 우리문화 유산을 모두 잃은 것과 다름없다”며 “이번 세미나에서 도출된 대안들을 토대로 사찰 화재예방대책을 수립해 제 2의 낙산사 사태가 발생하지 않도록 다 함께 노력하자”고 밝혔다.

권오영 기자 oyemc@beopbo.com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0 / 40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