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7 강화 선원사지 현재 위치 맞나
37 강화 선원사지 현재 위치 맞나
  • 법보신문
  • 승인 2005.12.21 1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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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병곤 등 “금당 발견… 현 위치맞다” 주장
이종철 등 “불교행사 열리던 가궐 터” 반박


고려 무인정권 시기, 대몽 항쟁을 불태우기 위해 1245년 창건된 강화 선원사. 이 사찰은 순천 송광사와 더불어 고려 2대 선사(禪寺)로 불렸으며 고려 충렬왕 때는 임시 궁궐로 사용될 만큼 규모가 웅장했던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그러나 조선 태조 7년(1398) 대장경판이 한양의 지천사(支天寺)로 옮겨진 후, 점차 사격이 급격히 쇠퇴해져 이후 아무런 흔적조차 남지 않은 폐사지로 전락하게 됐다.

강화 선원사가 다시 세간의 이목이 집중된 것은 그로부터 600여 년이 지난 1976년. 강화도의 호국 유적지를 탐사하던 동국대 강화도학술조사단이 관련 문헌에 나타난 기록을 유추해 선원사지를 찾아내면서부터다.

당시 동국대 강화도학술조사단은 『신증동국여지승람』에 “선원사의 옛터는 강화읍의 남쪽 8리에 있는데 지금은 장원서의 과수원이 됐다”는 대목과 『강도부지』의 ‘선원사조’에 “선원사(禪源寺)의 禪을 仙으로 고쳐 선원리(仙源里)로 하였다”는 기록을 통해 선원사지를 현재 위치인 강화군 선원면(仙源面) 지산리(智山里) 신지동으로 추정했다. 이후 조사단은 두 번의 지표조사와 1차 실측조사를 실시해 『강화도학술조사보고서』를 발간했고, 이후 1977년 문화재청은 현 지역을 사적 259호 지정했다.

동국대 강화도학술조사단은 『강화도학술조사보고서』에서 “선원사지에서 연화문전 및 보상화문전, 범어 문자가 새겨진 기와, 막새기와, 원숭이 등이 발굴됐다”며 “특히 ‘이 지역(지산리 신지동)이 신돈이 살았던 절’, ‘이 지역에 고려시대 대장도감의 이름을 딴 도감산과 도감마을이 있었다’는 마을 사람들의 증언을 미뤄 이 지역이 선원사의 옛터일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한국정신문화연구원 이종철 교수는 「강화 선원사의 위치 비정」(한국선학 3호, 2001)라는 논문을 통해 “동국대 학술조사단이 실측조사 결과 발굴한 유물로는 ‘절터’라고 주장할 수 있는 최소한의 요건이 될 수도 있지만, 그렇다고 선원사지로 추정할 만한 근거는 되지 못한다”며 “『고려사』에 따르면 ‘신니동(현 지산리 신지동)에 가궐(假闕)이 있었고 이 곳에서 대불정오성도량(大佛頂五星道場)의 법회가 열렸다’고 기술돼 있어 불교관련 유물이 있다고 해서 사찰 터라고 주장할 수 없다”고 강조했다.

그렇다면 실제 선원사지는 어디일까. 이종철 교수는 향토사학자들의 주장과 관련 문헌을 근거로 현 선원면 선행리 충렬사 인근으로 추정했다. 이는 16세기에 편찬된 『신증동국여지승람』부터 20세기에 편찬된 『속수증보강도지』등의 지리지와 고려 당대의 문집에 나오는 선원사와 관련된 기록을 종합 정리하면 ‘선원사가 창건된 이후 새로 법주로 부임한 진명국사 혼원이 머문 절이 화산(花山)의 신찰(新刹)로 화산의 신찰은 선원사를 가르킨다는 것이다. 특히 이 화산은 강화도성의 남쪽에 있는 남산으로 선원사가 폐사된 이후 이 곳에 장원성의 과장(果場)이 들어섰는데 강화도에서 밤나무 재배가 알맞은 곳은 선원면 선행리, 곧 충렬사 인근이라는 점이다. 따라서 이 교수는 “고려 때 선원사는 현재의 지산리 신지동이 아니라 선행리의 충렬사 인근일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에 대해 동국대 박물관의 김병곤 연구원은 「강화 선원사지의 가람배치에 대하여」(불교미술, 2003년)라는 논문을 통해 “강화 선원사지에 대한 6차례의 발굴조사를 통해 본 건물지가 사찰지이며 더 나아가 선원사지라는 것을 확인했다”고 반박했다. 김 연구원은 “발굴조사 결과 사적지 내 중앙 건물지대에서 대형 건물지와 삼존불을 모신 불단지가 노출돼 금당지였음을 확인했다”며 “특히 삼국시대의 평지 가람처럼 전 건물지가 정연한 좌우 대칭의 양상은 아니지만 예불 공간인 중심건물지대만은 이의 전통을 따르고 있다는 점은 수도를 옮긴 당시 정황을 고려할 때 국가적 차원의 지원과 계획 하에 이뤄진 사찰지 임에 틀림없다”고 강조했다. 현재 선원사지에 대한 논란이 종지부를 찍은 것은 아니지만 미술사학계에서는 현재의 위치가 더 설득력이 높다는 의견이 많다.

권오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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