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단영역

본문영역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96 숭산 스님(1927∼2004)

기자명 법보신문

한국불교 세계화 선구자

2004년 11월 30일 입적
동국학원 이사 역임
32개국 120개 선원 개설
한국 선불교 보급에 헌신


“스님은 저와 제 가족뿐 아니라 수많은 이들의 삶과 정신에 지대한 영향을 미쳤고, 그들의 마음에 평안과 평정을 심어주셨습니다. 비록 대선사님께서 이 세상을 떠나셨지만 스님이 남기신 가르침과 정신적 유산을 통해 이 세상 많은 사람들은 더 나은 삶을 꾸려 나갈 것이라 확신합니다. 언젠가는 다시 만날 것을 기원하며 스님의 입적을 애도합니다.”

지난해 11월 숭산 스님의 입적 소식이 전해지자, 미국 대통령 선거 입후보자 존 케리 상원의원은 애도전문을 통해 이같이 밝혔다. 비록 아시아의 작은 나라 한국 출신의 수행자였지만, 숭산 스님의 법력은 이미 아시아를 넘어 세계에 미치고 있음이 드러나는 대목이다.

숭산 스님. 스님은 서구에서 중국, 일본 불교의 아류로 평가되던 한국불교를 알리고, 한국불교의 세계화를 위해 헌신한 인물이다. 평생을 개척자의 삶으로 일관하면서 유럽을 비롯해 미국 등 30여 개국이 넘는 곳에 한국 선불교를 지도하는 선원을 설립했을 뿐 아니라 5만 여명이 넘는 외국인을 제자로 둘 정도로 해외포교에 선구자적 위치에 있었기 때문이다.

1927년 8월 평안남도 순천시에서 태어난 스님은 토목업을 하는 가업을 잇기 위해 순천공립학교를 졸업한 후 평양공업학교에 입학해 학교에서 시계 등 세공업에 관한 기술을 익혔다. 하지만 주권 잃은 조국을 늘 안타까워하던 스님은 1944년 독립운동에 참가한다. 18세의 어린 나이인지라 스님이 맡은 역할은 일본의 탄약, 철강 공장 등의 소식을 만주에 있는 독립군에 전달해주는 연락책이었다. 그러나 얼마되지 않아 스님은 일본군경에 잡혀 옥고를 치러야 했다.

1945년 해방과 함께 동국대 철학과에 입학한 스님은 불교의 진리에 심취했고, 1947년 마침내 마곡사로 출가, 불연을 맺었다. 이후 1949년 수덕사에서 고봉 스님에게 비구계를 받은 뒤, 1958년 조계종 중앙종회 의원을 시작으로 화계사 주지, 조계종 총무부장, 동국학원이사 등을 종단의 주요 요직을 두루 거치며 종무 행정에도 남다른 면모를 보였다.

오랜 기간 종무 행정을 보던 스님은 일본, 홍콩, 미주 등지를 순방하는 기회에 잦았고, 이 때마다 한국불교가 국내에서만 인정받을 뿐 해외에서는 전혀 알려지지 않았다는 사실을 직감했다. 이에 스님은 한국불교를 세계에 알려야겠다는 발원을 세우고 한국 선불교의 보급을 위해 해외포교에 나섰다. 이후 스님은 1966년 일본 신주쿠 홍법원을 시작으로 홍콩, 미국, 캐나다, 영국, 브라질, 프랑스 등 32개국에 120여개의 선원을 개설, 한국불교를 세계에 알렸으며 외국인 수행자들을 제자들로 속속 받아들였다. 이는 스님의 뛰어난 법력도 있었지만, 외국인들에게 한국불교를 자세히 설명할 수 있을 정도로 영어, 일어 구사능력이 뛰어났기 때문이기도 했다.

평생을 한국불교 세계화를 위해 온몸을 아끼지 않았던 스님은 2004년 11월 30일 화계사에서 세수 78세, 법랍 57세로 입적했다.

권오영 기자 oyemc@beopbo.com
저작권자 © 불교언론 법보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광고문의

개의 댓글

0 / 400
댓글 정렬
BEST댓글
BEST 댓글 답글과 추천수를 합산하여 자동으로 노출됩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수정
댓글 수정은 작성 후 1분내에만 가능합니다.
/ 400

내 댓글 모음

하단영역

매체정보

  • 서울특별시 종로구 종로 19 르메이에르 종로타운 A동 1501호
  • 대표전화 : 02-725-7010
  • 팩스 : 02-725-7017
  • 법인명 : ㈜법보신문사
  • 제호 : 불교언론 법보신문
  • 등록번호 : 서울 다 07229
  • 등록일 : 2005-11-29
  • 발행일 : 2005-11-29
  • 발행인 : 이재형
  • 편집인 : 남수연
  • 청소년보호책임자 : 이재형
불교언론 법보신문 모든 콘텐츠(영상,기사, 사진)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는 바, 무단 전재와 복사, 배포 등을 금합니다.
ND소프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