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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4 성문 스님(1895~1974)

기자명 법보신문

비구니 첫 교구본사 주지

1974년 2월 15일 입적
국일암서 대교과 수료
비구니 교육 강조
비구니 선방 개설하기도


성문 스님은 근대한국불교에서 비구니 스님의 위상을 가장 드높인 인물로 알려져 있다.

비구니 강단조차 없던 시절 대교과를 수료했을 뿐 아니라, 수행에 있어서도 어느 비구 못지않은 뛰어남을 보였기 때문이다. 특히 조계종과 태고종의 분규로 어수선하던 1955년, 비구니 스님으로서는 처음으로 교구본사인 동화사 주지 소임을 맡으면서 종무행정에도 탁월함을 보였다.

스님은 1895년 5월 경남 합천에서 태어났다. 부친이 법화장, 모친이 묘법화라는 법명을 지니고 있을 정도로 어려서부터 불심이 돈독한 집안에서 성장한 스님은 자연스럽게 불교와 인연을 맺었다. 그러나 스님은 나이 겨우 열두 살 되던 해 부모를 한꺼번에 잃는 불운을 겪어야만 했다. 이후 스님은 13세 되던 해인 1907년 세속의 인연을 뒤로 한 채 당시 해인사 삼선암 보찬 스님을 은사로 출가, 불가에 귀의했다. 그 후 1914년 보찬 스님을 은사로, 호월 스님을 계사로 비구니계를 수지한 성문 스님은 이때부터 불법을 배우겠다는 남다른 의지를 불태웠다. 그러나 당시 한국불교계는 비구니 강단은 물론, 비구니가 마음 놓고 경전공부를 할 수 있었던 상황은 아니었다. 비구니로서는 겨우 인연경으로 공부하는 것이 전부였다. 그럼에도 불법을 제대로 배우겠다는 남다른 의지를 보였던 스님은 1926년 해인사 국일암에서 타불 스님으로부터 스님들의 대학교과과정인 대교과를 수료했다. 이는 스님이 평소 비구니도 배워야 제대로 포교할 수 있다는 확고한 신념이 있었기에 가능했다. 훗날 스님이 후학들에게 교육의 중요성을 강조하며, 대학 교육을 장려했던 것도 이 같은 확고한 신념에서 출발한 것이다.

수행에 있어서도 스님은 남달랐다. 스님은 입·방선 시간 외에도 새벽까지 홀로 무자화두에 몰두하면서 자성 찾기를 게을리 하지 않았고, 낮에는 결코 눕는 일이 없었다. 또 자성의 자리를 볼 수 있을 때 비로소 부처님의 혜명(慧命)을 이었다고 강조할 만큼 스스로 수행자로서의 엄격함을 수지했던 스님은 34세 되던 해 직지사 서전과 동화사 부도암을 선방으로 개설해 본인은 물론 후학들의 공부를 돕는 등 몸소 수행의 모범을 보였다.

스님에게는 남다른 이력이 또 하나 있다. 바로 비구니 스님으로서 처음으로 교구본사 주지 소임을 맡은 것이다. 1955년 조계종과 태고종의 분규로 어수선한 시절, 조계종 제 9교구 본사인 동화사 초대 주지로 소임을 맡기 시작한 스님은 우선 전통사찰의 사격을 갖추는 데 노력했다. 스님은 건물을 중수하는 한편 요사채를 새로 건립하는 등 도량불사를 원만히 성취해 오늘날 동화사의 모습을 갖추는 데 토대를 다졌다.

‘말 없는 앞산이 변할지라도 내 마음은 결코 변하지 않겠다’는 발심이후 일평생 선·교를 함께 닦으며 깨달음을 갈구했을 뿐 아니라, 교육의 중요성을 강조하며 후학 양성에 매진했던 성문 스님은 1974년 2월 15일 세수 80세, 법랍 67세로 해인사 삼선암에서 입적했다.

권오영 기자 oyemc@beop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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