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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3 인도 바라나시

기자명 법보신문

죽음도 축복으로 … 生死의 경계조차 사라진 古都

<사진설명>바라나시 갠지스강 전경. 인도인들은 이 강물에 목욕재계하면 모든 죄를 면할 수 있으며, 죽은 뒤에 이 강물에 뼈가루를 흘려보내면 극락에 갈 수 있다고 믿는다. 그래서 갠지스 강 주변에는 항상 시체를 태우는 장작더미가 길게 늘어져 있는데 어떤 시체들은 반만 태워진 채로 강에 버려지곤 한다.

우루빌바(Urubilva)가 나라인자나(Narainjana) 강가에서 깨우침을 얻은 직 후, 부처님께서는 오늘날의 바라나시(Varanasi)이자 빛나는 도시 카시(Kashi)로 향하는 순례 길에 오르셨다. 부처님이 이 세상으로 오시기 6500년 전에도 금욕과 고행을 하며 살아가는 요기들의 위대한 스승인 사다 시바(Sada Shiva)는 매년 겨울 히말라야 산맥의 높은 곳에서 추위를 피해 이 곳 바라나시로 향하곤 했다고 전해진다.

그 후로 몇 천 년이 지난 후, 이 도시에는 ‘다시 태어남이 그 막을 내리는 곳’이라는 의미를 지닌 ‘바라나시’라는 새 이름이 붙여졌고 그런 이유로 오늘날까지도 이곳에서 생을 마감하는 사람들은 더 이상 윤회의 길에 오르지 않는다고 널리 받아들여지고 있다.

18세기 후반 인도가 영국의 식민지가 되면서 바라나시는 ‘베나레스’라는 이름으로 바뀌어 불리어졌는데 이는 순전히 영국인들이 바라나시라는 단어를 제대로 발음하질 못했기 때문이었다.

인도가 영국으로부터 독립을 한 지 9년이 되던 해인 1956년 이 곳은 다시 바라나시라는 이름을 되찾았다. 바라나시의 역사를 살펴보면 그 역사는 무려 7500여 년 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이곳은 현존하는 도시 중에서 세계에서 가장 오래된 도시이자 인류의 문명에 심오한 영향을 준 위대한 문화적 중심지이다.

극락으로 흐르는 갠지스강

바라나시에 흐르고 있는 갠지스강에는 ‘가트(ghat)’라고 불리어지는 계단들이 길게 이어져있다. 이곳의 모든 가트에서는 화장(火葬)이 이루어진다. 시체들은 돔(dom)이라고 불리는 불가촉천민 계축에 속하는 사람들에 의해 처리되는데 그들은 오래된 도시 바라나시의 작은 골목길을 통과하여 갠지스강까지 대나무로 만든 들 것에 올려놓은 시체를 운반한다.

이곳을 방문하는 사람들은 누구나 강가로 난 계단 꼭대기를 따라 높게 쌓아놓은 장작더미들을 볼 수 있는데 화장에 드는 비용을 계산하기 위해서 거대한 저울로 하나하나의 장작들의 무게가 재어진다. 심지어 죽는 것에도 돈이 든다! 때때로 어떤 시체들은 시간이 충분하지 못해 완전히 화장되어지지 못하기도 한다. 그래서 반은 태워진 채로 또 반은 그냥 그렇게 성스러운 강으로 버려지곤 한다.

매일같이 밤이나 낮 할 것 없이 수많은 시체들이 화장되기 위해 이곳으로 옮겨진다. 성스러운 도시 바라나시는 영원한 우리 인생사의 모습을 담고 이곳만의 분위기를 자아내고 있다.

영원한 삶에 관해 잠시 언급해보자면 바라나시는 위대한 성인(聖人)들과 전설적인 현자(賢者)들에 의해 수 천년동안 사랑받아온 곳이다. 그러고 보면 부처님께서 이곳에 먼저 와보실 것을 결정하셨던 일도 놀랄 일이 아니다. 부처님께서도 이 곳 갠지스강가에서 몇 주 동안 머무시면서 명상에 임하셨을 것이다.

필자도 시바 신과 부처님의 발자취를 따라 종종 이 곳을 방문하곤 했다. 갠지스강을 따라 나 있는 가트 중 내가 가장 좋아하는 곳은 아시(Asi) 가트이다. 이곳은 가장 마지막에 위치해있는 가트이자 가장 조용한 곳이기도 하다.

가능하면 언제나 주변에 위치한 갠지스 뷰 호텔에 머물곤 했는데 이 호텔은 과거 귀족가의 주택이었는데 아주 분위기 있는 호텔로 개조된 곳으로 모든 방에는 기품 있는 실내 장식이 되어있고 맛있는 채식 메뉴가 제공된다.

바라나시에서 유일하게 피자를 파는 레스토랑이 이 곳 아시 가트에 위치해있는데 피자 레스토랑 바로 근처에서 화장(火葬)이 이루어진다. (피자를 굽는 장작이 부족할 일은 절대 없을 것이다!) 이곳을 방문할 때면 언제나 이 곳 카시의 분위기를 한껏 즐긴다.

바라나시에 위치한 사원들과 여러 가트들을 방문해보고 좁은 골목길을 어슬렁거리기도 하며 항상 이 진동하는 도시의 소리와 색, 향기에 취하곤 했다. 마치 내가 영원히 무아지경에 빠지고 말 것 같은 느낌을 받곤 한다.

특히 내가 이곳에서 가장 사랑하는 것은 갠지스강 너머로 뜨고 지는 해의 모습이다. 아주 오래 전 부처님께서도 이곳에서 똑같은 해를 바라보고 계셨다고 생각하면 더 전율이 온다.

강물위로 타다만 시체 둥둥

우기가 되면 거세게 쏟아지는 비가 갠지스강물을 더욱더 풍요롭게 한다. 멀리 히말라야 꼭대기에서부터 내려와 이곳에 도달한 이 강물은 강가의 모든 생물이 먹고 씻는 생활을 하는데 기본이 된다. 이 물은 그들의 더러운 옷을 깨끗하게 빨아주며 그들의 소와 개들의 갈증을 풀어준다.

갠지스강은 아주 천천히 바다를 향해 흐른다. 아니 정말 그렇던가? 세상의 모든 강물은 바다를 향해 흐르지만 내가 느끼기에 이 곳 바라나시에서만은 갠지스강이 극락으로 흐르고 있는 것 같다.

바라나시에서 멀지 않은 곳에 위치한 사르낫(Sarnath)은 오래전 사란가낫(Saranganath)은 이름으로 불리어지곤 했는데 전 세계의 모든 불자들에게 가장 성스러운 곳으로 여겨지는 곳들 중 한 곳이다. 이곳을 방문할 때면 언제나 아소카 대왕에 의해 지어진 오래된 사원들의 유적지를 따라 하염없이 걷는다.

특히 부처님께서 최초의 강연을 펼치신 곳이자 그의 최초의 제자들인 카온디야(Kaondiya), 밥파(Bappa), 바디샤(Bhaddiiya), 마하나마(Maharma) 그리고 아사지(Assaji)에게 가르침을 전달하신 곳 근처에서는 언제나 명상에 빠져본다. 부처님의 이 가르침은 공식적으로 우파삼파다(Upasampada)로 알려졌다.

지난 번 사르낫을 방문했을 때는 날씨가 참을 수 없을 만큼 더웠다. 그 때, 작열하는 태양 아래서 가부좌를 틀고 앉아 깊은 명상에 몰입해 계신 스님을 보았던 기억이 지금도 생생하다. 근처에 위치한 사원에는 부처님의 유해의 일부가 보관되어있기도 하다. 이 사원은 몇 세기에 걸쳐 재건되었는데 12세기 회교도들이 침입이 일어났을 때 파괴되고 말았다. 그 때 사원 전체를 샅샅이 뒤지며 약탈 행위를 하던 사람들 중 누군가 부처님의 유해와 다른 유물들이 담긴 관을 발견했다고 한다. 그 사람은 이것을 어떤 힌두 왕의 유골이라 생각하고 이 관을 갠지스강물 속으로 던져 버리고 말았다고 한다.

부처님께서 최초의 설교를 하신 실제 장소에는 둥근 모양의 거대한 스투파가 서있는데 이 스투파는 직경만 해도 15m에 이르며 여러 층으로 높이 세워져있다. 나는 이 인상적인 스투파 주변을 여러 번 둥글게 돌며 걸어 다녔다.

사르낫 박물관에는 힌두 신이나 여신들의 동상 말고도 다양한 불상이 소장되어있다. 사실 나라마다 부처님의 얼굴을 자신들의 문화에 맞도록 조금씩 다르게 표현하고 있는 것을 생각해보면 재미있기도 하다. 두르가(Durga) 여신과 타라(Tara) 여신의 동상 또한 이곳에 소장되어 있다.

불교의 두르가 여신과 일치한다고 여길 수 있는 타라 여신은 시바 신의 아내 파르바티(Parvati)의 사나운 모습을 닮아있다. 파르바티는 아리안 족의 공주였다. 그녀는 항상 시바 신과 함께 이 곳 카시, 즉 바라나시로 왔다고 했다고 전해진다.

곳곳에 넘치는 붓다의 향기

<사진설명>갠지스강에서 기도를 하고 있는 수행자.

부처님이 살아 계실 때 사르낫에는 많은 사슴들이 서식하던 공원 주변에 자리 잡은 유명한 비슈누 사원이 있었다고 한다. 그 당시 그 곳에서는 사슴들이 두려움 없이 자유롭게 돌아다닐 수 있었다고 하는데 이는 아무도 그들을 죽이거나 그들에게 해를 가하지 않았기 때문이었다.

오늘날에도 여전히 사슴들은 이곳에 머물고 있지만 그들은 울타리가 쳐진 곳 안에서만 머물러야 한다.

갠지스강가에 위치한 숙소로 돌아오니 그 곳 직원 중 한명에 나에게 호텔이 방명록을 보여준다. 이곳을 방문한 사람들의 국적을 보니 참으로도 다양하다. 나는 쉽게 한국인임이 분명한 이름들을 발견했고 아니나 다를까, 어디를 가던 보이는 일본 사람들의 이름들도 보였다. 그 때 갠지스강 저 너머로 해가 지기 시작했고 마치 시간이 정지된 것처럼 나의 마음도 방향을 잃었다.

바라나시에는 뭐라 정의할 수 없는 독특한 무언가가 있는 것 같다. 아마도 우리가 우리의 눈으로 볼 수 있는 것 저 위에 위치한 형이상학적인 것이 아닐까 싶다.

이는 마치 우리의 일상사에서 멀찌감치 떨어져 존재하는 위대하고 심오한 의미를 지니고 있기 때문일 것이다. 이 곳 바라나시를 방문한 사람은 결코 이곳을 잊지 못할 것이다. 죽음 자체가 축복이 되는 영원한 도시의 마법에 사로잡힐 테니까….

국제칼럼니스트


Varanasi
The Eternal Abode of Buddha

Shortly after his enlightenment at Urubilva on the shores of the Narainjana river, Buddha followed the pilgrims’ path to Kashi (Varanasi), the shining city. 6500 years before Buddha, the great Sada Shiva, master of ascetic yogis, used to come down every winter from his high Himalayan retreat to Kashi. Several thousand years later the city was renamed Varanasi, ‘the place where rebirth is halted’ as it is commonly believed that anybody who dies here will no longer reincarnate. When India became a British colony in the late 18th century, Varanasi became Benares (the English could not pronounce Varanasi properly). It was finally renamed Varanasi in 1956, nine years after India’s independence. The history of Varanasi dates back to 7500 years. It is the oldest living city in the world and it was a great cultural center which had a profound impact on human civilization.
At Varanasi, the river Ganges is lined by different stairs called ghats. Every ghat is used as a place of cremation. Bodies are handled by outcastes known as ‘doms’ who carry the corpses through the narrow lanes of the old city to the Ganges on a bamboo stretcher. The dead body is dipped in the river before cremation. One can see huge piles of firewood along the top of the stairs, each log carefully weighted on giant scales to calculate the price of cremation. Even death has a cost! Some corpses do not get enough time to burn properly and are often dumped unceremoniously, half burned, into the sacred river. A constant stream of corpses comes day and night to the ghats to be burnt. The holy city vibrates its own eternal life.
When it comes to eternal life, Varanasi has also been for thousands of years the favorite city of enigmatic saints and legendary sages. No wonder Buddha chose to come here first. He must have spent many weeks meditating on the shores of the Ganges.
I have often come to Varanasi on the footsteps on Lord Shiva and Lord Buddha. My favorite ghat is Asi ghat. It is the last and most quiet. Whenever possible, I stay at the Ganges View Hotel, an old patrician home converted into a very pleasant guest house with tastefully decorated rooms, lovely riverside verandahs, vegetarian food and great atmosphere. At the ghat is the only restaurant in Varanasi serving pizzas close to a cremation place (wood is never lacking!). I always enjoy the vibration of Kashi. I visite the temples and the ghats, wander in the narrow lanes, always amazed by the sounds, the colors, and the smells of this vibrant city. Here I always feel in a timeless trance. I particularly love the sunrise and sunset over the Ganges, the same strangely beautiful sky watched by Lord Buddha long ago. During the rainy season, the strong rain enriches the Ganges. In its long journey from the Himalayas, its water has fed and bathed all those on its banks. It cleaned their laundry, nurtured their cattle and packs of dogs. It gave its moisture to the air and purifies the ashes of the dead burnt on its banks. The Ganges drifts slowly toward the sea. Or does it? All the rivers of the world flow to the ocean, but here at Varanasi, I always feel that Ganges flows to heaven.
Located near Varanasi, Sarnath (the old Saranganath) is one of the most sacred sites for all the Buddhists of the world. I always walk among the ruins of the old temples built by King Ashoka. I never miss meditating near the spot where Lord Buddha gave his first sermon and initiated his first disciples: Kaondiya, Bappa, Bhaddiiya, Mahanama and Assaji. The process of initiation was officially known as Upasampada.
Last time I was at Sarnath, it was unbearably hot. I remember watching a Theravadan monk sitting in deep meditation under the scorching sun. Nearby is a temple containing some of Buddha’s ashes. It was rebuilt over several centuries, but destroyed by the invading Muslims in the 12th century. After the place was ransacked, somebody found the casket containing Buddha’s ashes and other relics and, thinking they belonged to some Hindu King, threw the ashes into the Ganges.
The actual site of the first sermon contains a giant circular stupa, about 15 meters in diameter and several stories high. I circumambulated the impressive site several times.
The Sarnath museum contains a lot of Buddha statues as well as Hindu gods and goddesses. It is interesting that every country gives Buddha a different face which corresponds to the native culture. Durga and Tara are also there. Tara being the Buddhist equivalent of Durga, a fierce aspect of Shiva’s wife Parvati. Parvati was an Aryan princess. She always accompanied Shiva to Kashi.
During Buddha’s time, Saranath had a famous Vishnu temple surrounded by a deer park. Deer used to roam freely and fearlessly because no one would kill or harm them. Today deer are still here but they are kept behind a fence.
Back to my guest house by the Ganges, one of the workers showed me the hotel register. They were names from all over the planet. I saw a few Korean names and some unavoidable Japanese. The sun was now setting over the Ganges and my mind became lost in this timeless show.
There is something intangibly different about Varanasi that I will never be able to define. Perhaps it is the fact that here one is compelled to see beyond the vision of the eyes. It is as though there is a greater meaning, a deeper significance behind all the everyday activities. Varanasi never lets you forget it, gripped by the spell of the eternal city where death itself is a blessed even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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