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단영역

본문영역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74 라오스의 고대수도 루앙 프라방

기자명 법보신문

30여 사원의 고대도시 개발-돈벌이에 ‘휘청’

<사진설명>루앙 프라방 불자들의 전통 축제행렬. 흥겨운 연주에 맞춰 춤을 추며 공양물을 들고 사원으로 향한다.

화려한 색상의 꽃들이 만발한 작은 골목길이 아름다운 루앙 프라방.
이곳은 점점 환락의 도시가 돼가고 있지만 그래도 여전히 이곳에는 많은 스님들이 있고 사람들 마음속에는 불심이 깊이 자리잡고 있다.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으로 지정된 후, 라오스의 고대 수도인 루앙 프라방(Luang Prabang)이 동남아시아에서 관광객들이 가장 많이 찾는 곳 중 한 곳으로 자리잡길 기대하는 사람들이 많았다. 이런 기대에 부응하고자 이 작은 시골 마을은 마을 내 불교 사원에 쌓여있던 먼지를 털어 내고 대청소를 시작했다.

마을 전체가 유네스코지정 유산

<사진설명>불상을 이운하는 어린 스님들의 표정에서 순박함이 묻어난다.

루앙 프라방 마을에 위치한 30여 개의 사원 중 한 곳인 왓 킬리(킬리 사원)의 보수 작업이 이루어지기 위해 매우 꼼꼼한 점검과 정확한 계획이 필요했다. 먼저 사원을 구성하던 모든 구조물들이 분리되어야만 했고 보수를 거쳐 다시 조합되어야만 했다. 사실 이 보수 공사는 루앙 프라방 마을 전체가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으로 지정되었기 때문에 시작되었다. 사원은 곧 본래의 모습을 갖추어 갈 것이며 메콩 강둑 뒤에 위치해 200여 년 전 라오스의 왕실 수도의 역할을 했던 루앙 프라방 고유의 면모를 갖추어갈 것이다. 루앙 프라방 마을 내의 다른 사원들의 경우에도 몇몇은 이미 보수 작업이 이루어졌으며 보수가 이루어질 사원들이 줄지어 기다리고 있다.

하지만 루앙 프라방이라는 유서 깊은 문화유산은 부동산 개발업자들은 말할 것도 없고 급성장하고 있는 관광 산업에 의해 심각한 위험에 처해있다. 우리는 라오스라는 나라가 1975년 공산주의자들에게 정권이 넘어간 후 오랫동안 바깥세상과 단절한 채 지냈다는 사실을 간과해서는 안될 것이다. 하지만 라오스는 1990년대가 되어 서서히 세상에 그 문호를 개방하고 있다. 11년 전 유네스코에 의해 문화유산으로 지정된 이후 루앙 프라방에는 수많은 관광객들이 넘쳐나고 있다.

루앙 프라방의 작은 골목길들을 거니는 스님들은 이른 아침부터 저녁 늦게까지 그들의 사진을 찍고자 하는 관광객들의 제물이 되어버렸다. 스스로 루앙 프라방의 관광 가이드라고 자청하고 나서는 그 곳 사람들과 노점 상인들의 인심은 점점 더 각박해져 가고 있고 때로는 공격적인 성향마저 보인다. 현재 매년 루앙 프라방을 방문하는 관광객들의 수는 75만 명에 이른다고 전해지는데 이 수는 그 곳에 사는 사람들의 수의 4배에 이르는 수라고 한다. 안타깝게도 왓 킬리는 이제 단체 관광이 이루어지는 곳이라면 반드시 있게 마련인 인터넷 카페, 피자 레스토랑, 마사지샵, 시끄러운 음악을 틀어대는 디스코 클럽 등과 같은 시설들에 의해 둘러싸여있다.

유적지는 부동산 업자의 손쉬운 표적

최근에 나는 엠마누엘 푸이예라는 이름의 남자를 만났는데 그는 유네스코와 프랑스 개발 협회(FAD)의 공동 후원으로 세계 유적지들 보수 작업의 기술 자문을 맡고 있는 사람이었다. 그가 나에게 말한 내용에 따르자면 매번 유네스코에 의해 문화유산이 지정될 때마다 어느 곳이건 그곳의 관광 산업은 갑작스럽게 또 무서우리만치 빠른 속도로 번성한다고 한다. 오늘날 루앙 프라방에는 밀려드는 모든 외국인 관광객들을 수용할 호텔이 부족하며 이런 이유로 이곳에 살던 사람들이 조금씩 조금씩 마을 외곽으로 밀려나고 있다고 한다. 만약 아무런 조치가 취해지지 않는다면, 유네스코 문화 유적지의 많은 곳이 그래왔듯이 루앙 프라방 중심지는 단지 관광객들을 위한 호텔들과 기념품을 파는 상점들에 의해 둘러싸인 일종의 박물관으로 전락하고 말 것만 같은 생각이 든다. 그래도 당분간 이 마을 사람들은 여전히 그들의 전통적 삶의 방식을 고수하면서 문화적 종교적 믿음을 이어가고 있다. 현재 공산주의의 정권하에 놓여있는 상황에도 불구하고 마을의 모든 사원들에는 아직도 수많은 젊은 스님들께서 거주하고 계시고 사람들 마음속의 불심은 여전히 매우 깊게 자리잡고 있다.

유네스코는 오랫동안 잊혀졌거나 행해지지 않고 있던 몇몇 오래된 건축 양식들에 대해 교육을 행하고 이를 실행해왔다. 타일의 사용이 점점 줄어들고 물소 가죽에서 얻어낸 것과 섞은 반죽은 더 이상 건축에 이용되지 않았었다. 이 계획은 얼마 전 착수되어 메콩 강으로 연결되는 많은 좁은 골목길들은 이제 벽돌로 된 보도블록이 깔리게 되었다. 우기가 되어 많은 비가 내릴 때 얻은 빗물은 배수 시설 처리가 되고 있다. 화려한 색상의 꽃들이 만발해 있는 작은 골목길들은 이제 이 작은 시골 마을만이 가질 수 있는 매력을 갖추어 가고 있다. 사 개월 전 프랑스 정부의 금전적인 원조가 막을 내린 후 라오스 지방 정부는 이곳을 방문하는 관광객 하나하나에게 세금을 부여할 것을 고려중이라고 한다.

가난한 주민들 소박한 전통 고수

<사진설명>고대의 밀림을 연상시키는 울창한 나무 사이에 그림같이 세워진 루앙 프라방 사원.

루앙 프라방은 변화하고 있고 그 곳 사람들의 사고방식도 변화하고 있다. 관광업에 종사하고 있는 사람들은 그들의 이익을 위해 눈에 불을 켜고 있지만 다른 마을 사람들은 여전히 이곳만의 문화를 지켜가고 있고 각박한 현대 문명 세계에서 차단되어 있다. 이곳에는 고층 빌딩도 없고 교통 정체도 없으며 눈을 아프게 하는 네온 간판도 없다.

자연에 대한 감사함을 잊지 않으며 살아가는 이곳의 사람들은 마치 우리와는 다른 시대에서 사는 사람들 같다. 루앙 프라방에서 몇 킬로 떨어지지 않은 곳에서 우리는 넓게 펼쳐진 논들과 다양한 전통적 작물이 재배되고 있는 밭들을 볼 수 있다. 메콩 강은 이 나라 라오스 경제의 생명줄과 같은 역할을 하고 있음에 틀림없다.

라오스는 관광객들을 향해 수줍게 그들의 문을 열고 있다. 사찰과 사원들 또한 방문객들에게 그들이 지닌 보물 같은 유산을 보여주기 위해 문을 열고 있다. 좁은 골목길의 한 구석에서도 우리는 불상을 발견할 수 있으며 금빛으로 칠해진 문을 목격할 수 있다. 그 문을 열고 들어가면 우리는 불교적 깨달음과 역동적인 문화유산이 아름답게 조화를 이루고 있던 잊혀진 왕국이 지닌 문화의 매혹에 빠지게 된다. 이것이 루앙 프라방만이 지닌 진정한 아름다움과 독특함 그리고 매력이며 우리의 후손들에게도 면면히 이어져갈 불교의 유산인 것이다.

국제칼럼니스트


LAOS
The Changing World of Luang Prabang

UNESCO sites and Mass Tourism
Classified by UNESCO as a World Heritage Site, Luang Prabang, the old capital of Laos, has the ambition to become one of the main travel destinations in Southeast Asia. In the meanwhile, this small provincial city is getting a clean up and dusting its temples.
To renovate the Wat Khili, one of Luang Prabang’s thirty temples, requires a very meticulous work. Each piece has to be dismantled, restored and then reassembled. This work has been triggered by the fact that the city has become a World Heritage. The building will soon have its original aspect and will appear exactly as it was two hundred years ago when Luang Prabang, which lies on the banks of the Mekong River, was the royal capital of Laos. Other temples have already been renovated and many others are on the waiting list.
But the rich heritage of Luang Prabang is also dangerously threatened by tourism as well as real estate developers. One should not forget that Laos was closed for a long time to the outside world after the takeover by Communists in 1975. However the country slowly opened itself during the 1990s. Since it was classified by UNESCO eleven years ago, tourists have invaded Luang Prabang.
The Buddhist monks who stroll in the city’s small streets are now the prey of tourists who take their photos from morning to evening. Self made tourist guides and street vendors are becoming more and more aggressive. Nowadays Luang Prabang receives seventy five thousand visitors per year or four times its total population. Unfortunately, the Wat Khili is now surrounded by all the ingredients of mass tourism: internet cafes, pizzerias, massage parlors and loud disco music.
I recently met Emmanuel Pouillé who is the technical consultant of the Heritage Project which is co-financed by UNESCO and the French Agency for Development. He told me that each time a site is selected as a World Heritage, tourism increases very fast and often explodes. Today the city does not have enough hotels for foreign tourists who are pushing little by little the local residents to the city suburbs. I feel that, if nothing is done, the heart of Luang Prabang could soon become a mere museum surrounded by tourist hotels and shops as it is the case for too many UNESCO sites around the world. For the moment, the city is still clinging to its traditional way of life and its cultural and religious heritage. All the monasteries are full of your monks and, despite the present Communist regime, religious favor has become very intense.

Buffalo Skin and Old Architecture Techniques
As to UNESCO, it has started to work and teach some old architecture techniques which have been forgotten or abandoned. The tiles had become rare and the local plaster mixed with buffalo skin extract was no longer used. The work has just started and many narrow lanes leading to the Mekong River have been equipped with sidewalks made of bricks. The rain water will now be drained off, especially during the heavy monsoon season. The small streets lined with colorful flowers will now retain their provincial charm. And since the French financing has ended at the four months ago, the local authorities are thinking to impose a government tax on each visitor.

A Treasure for Future Generation
Luang Prabang is thus changing, so is the mentality of its inhabitants. The people involved in tourism business are never very far but the city still retains its culture and has been spared from modern change. There are no tall buildings here, no traffic jams, and no offensive neon lights. The three main streets still look like country roads. The city’s inhabitants seem to be living in another era when people were still respectful of nature. Just a few kilometers from Luang Prabang, one can see a lot of rice fields and traditional crops. The Mekong River plays a vital role in the country’s economy.
Laos opens itself timidly to tourism. Temples and monasteries are opening their doors to show their treasure to tourists. At the corner of a small lane, one can suddenly discover Buddha statues and gold painted doors which, once opened, reveal to the visitor all the cultural splendor of a forgotten kingdom where spiritual enlightenment and a dynamic culture lived side by side in harmony. This is the beauty, uniqueness and charm of Luang Prabang, a Buddhist treasure for all generations to come.
저작권자 © 불교언론 법보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광고문의

개의 댓글

0 / 400
댓글 정렬
BEST댓글
BEST 댓글 답글과 추천수를 합산하여 자동으로 노출됩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수정
댓글 수정은 작성 후 1분내에만 가능합니다.
/ 400

내 댓글 모음

하단영역

매체정보

  • 서울특별시 종로구 종로 19 르메이에르 종로타운 A동 1501호
  • 대표전화 : 02-725-7010
  • 팩스 : 02-725-7017
  • 법인명 : ㈜법보신문사
  • 제호 : 불교언론 법보신문
  • 등록번호 : 서울 다 07229
  • 등록일 : 2005-11-29
  • 발행일 : 2005-11-29
  • 발행인 : 이재형
  • 편집인 : 남수연
  • 청소년보호책임자 : 이재형
불교언론 법보신문 모든 콘텐츠(영상,기사, 사진)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는 바, 무단 전재와 복사, 배포 등을 금합니다.
ND소프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