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가까웠던 분이 돌아가시고 나면, 결국 하나의 이미지로 기억됩니다. 일본 광륭사의 목조 미륵보살반가사유상에서 ‘인간다운 얼굴 이미지’를 보고 가슴 떨렸습니다. 일본 국보 1호라는 이 불상은 재료가 신라의 적송이라고 합니다. 어느 신라인이 표현한 이상적 인간의 이미지.
이를 보고 철학자 야스퍼스는 이렇게 말했습니다. “나는 지금까지 철학자로서, 인간존재를 최고로 표현한 여러 예술품을 접해왔습니다. 그런데, 이 반가사유상에는 진실로 완전무결한 인간 존재 최고의 이념이 남김없이 표현되어 있습니다. 그것은 지상에 있어서 모든 한시적인 속박을 초월하여 달성해낸 인간 존재의 가장 청정하고 원만하며 영원한 모습의 심볼이라고 생각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