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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 초의 차의 매력

기자명 법보신문

단 한잔 마셔 본 사대부도 ‘감탄’

만산(萬山)에 홍엽(紅葉)소식, 귓가에 쟁쟁한대 관악산 정수리에 눈꽃(雪花)이 장관이다. 이만한 절경(絶景)이야 그리 흔한 일은 아니다. 간밤에 천둥 소리 천지(天地)를 진동(振動)터니 이런 조화(造化)알리려고 하늘 북을 울렸구나.

얼마 전 서가(書架)의 책을 뒤적이다가, 황상의『치원유고(園遺稿)』에서「걸명시(乞茗詩)」를 읽었다. 다산 정약용(茶山 丁若鏞)의 강진시절 제자인 황상(1788~1870)은 「초의행(草衣行)」을 지었던 인물. 걸명(乞茗)은 차를 얻고자 초의선사에게 보낸 것이다. 그는 “육우의 좋은 차는 소문으로만 들었고 建安茶 출중함은 소문만 무성하다.

승뢰(乘雷)차는 다만 귀만 소란할 뿐 초의선사가 신령한 차 잎을 따, 만든 것만 못하다. 죽엽과 같이 작은 찻잎 새로운 뜻으로 만들어낸 것은 북원(北苑)이후 초의(草衣)에 의해 완성되었다. 명선(茗禪)이란 아름다운 호(號)는 추사께서 지어 보낸 것이고 초의차(草衣茶)의 명성(名聲)은 유산(酉山)선생에게 들었다.”고 했다.

이 당시 초의선사에게 보낸 걸명(乞茗)이 치원(園)뿐만은 아니었다. 추사(秋史) 또한 초의선사에게 보낸 40여통의 편지 중 차를 보내달라는 내용이 허다(許多)하다.

산천도인 김명희(山泉道人)가 초의선사에게 보낸 글에서도 “실제 학질로 갈증이 심하여 신령한 차를 찾았더니 요사이 연경에서 사왔다는 차는 수놓은 비단 주머니에 싸서 겉꾸밈만 힘썼을 뿐 썩은 가지와 단단한 잎이 들어 있어서 입에 넣을 수 없을 정도였다. 이 때 초의가 보낸 응조맥과(鷹爪麥顆: 고급차를 말함)는 곡우 전에 만든 차로 훌륭한 품질이었다. 한 그릇을 다 마시기도 전에 답답함을 씻고 갈증을 해소시키니 마치 전씨(氏)의 갑옷으로 이미 삼일거리쯤 내 쫓은 것 같았다. 고려 때에는 차를 심어 공물로 바쳤고 궁중의 하사품도 모두 차였는데 조선조 오백년에는 조선에 차가 있었던 것을 몰랐으니 따고 덖는 오묘함이 삼매에 들게 한 것은 초의에게서 시작 되었다. 그 터득한 공덕은 참으로 한량이 없다.” 라고 하였다. 초의선사는 스스로 법제한 차를 여러 문사들에게 나누어 주었던 것이다. 한편 금령 박영보(錦 朴永輔)도 초의선사가 만든 차를 어렵게 이산중(李山中)에게 얻었다.

이것을 맛보고 쓴 것이 『남다병서(南茶幷書)』이며, 자하 신위 (紫霞 申偉) 또한 『남다시병서(南茶詩竝書)』를 지어 이에 화답하였다. 자하 신위는 “초의선사가 친히 만든 차를 이 당시의 명사들에게 보냈다. 이산중(李山中)이라는 사람이 초의가 보낸 차를 얻어서 금령 박영보(錦 朴永輔)에게 나누어 주었다. 그가 나를 위해 차를 다려 주어 맛보게 되었다.

그가 ‘남다가(南茶歌)’를 지어 나에게 보여주었기에 나도 그의 뜻에 화답하였다.”고 하였다. 이산중(李山中)은 (어떤 인물인지는 연구할 숙제로 남아 있지만) 초의선사가 보낸 차를 금령 박영보(錦 朴永輔)에게 나누어 주었다. 금령 박영보(錦 朴永輔)는 이미 장안에 명차로 소문이 나 있었던 “초의차(草衣茶)”를 스승인 자하 신위(紫霞 申偉)에게 소개하면서 자신이 쓴 ‘남다가(南茶歌)’를 스승에게 보여 주었다. 자하 신위(紫霞 申偉)는 이 글에 화답하여 『남다시병서(南茶詩竝書)』를 지었다.

이 당시 초의선사는 ‘전다박사(煎茶博士)’라는 명성을 얻었으며 ‘초의차(草衣茶)또한 장안의 사대부사이에 유명하였다.

동아시아 차 문화 연구소 소장 dongasiacha@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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