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담선법회 33

기자명 법보신문

8선정은 ‘혜학’ 아닌 ‘정학’에 의한 선정
부처님은 삼매 힘 강화된 사선정서 대각

불교의 선정에 여덟 단계가 있다고 하는데, 그 경지가 각각 어떠한 것인지 알고 싶습니다. 그리고 부처님은 어떠한 단계에서 깨달음을 얻으셨는지 궁금합니다.

경전에 나오는 내용에 비추어 대답하겠습니다.

불교의 선정에는 마음을 하나로 몰입시키는 방법으로써의 정학과 몸과 마음의 현상을 직접적으로 관찰하는 방법으로써의 혜학이 있다고 이미 여러 차례 말 하였습니다. 그런데 먼저 여기서 잘 알아 두어야 할 것은 방금 질문한 여덟 단계의 선정 즉 팔선정은 혜학에 의한 선정이라기보다는 정학에 의한 선정이라고 말씀 드릴 수 있습니다. 그 이유는 혜학의 선정은 여덟 단계의 선정을 필요로 하지 않고 네 단계의 선정 다시 말해 사선정만을 필요로 하기 때문입니다. 이를 자세히 설명하려면 여덟 단계의 선정이 무엇이며 어떤 상태인지 말해야 합니다.

여덟 단계의 선정은 여러분들도 익히 들어 아시겠지만 초선정, 이선정, 삼선정, 사선정, 공무변처선정, 식무변처선정, 무소유처선정, 비상비비상처선정입니다. 수행자가 하나의 주제를 택하여 마음을 집중하게 되면 다섯 가지 장애가 사라지게 됩니다. 여기서 다섯 가지는 중생의 마음을 덮고 있는 탐욕, 악의, 나태와 혼침, 들뜸과 후회, 가르침에 대한 의심 등의 굵직한 번뇌들을 말합니다. 수행자에게 이것들이 사라지면 환희심과 함께 순수한 행복감이 생기게 되는데 이 경지가 초선에 해당 됩니다. 이선에서는 초선에서의 기쁨과 행복감이 고요하게 되면서 집중이 보다 강화됩니다. 다음 삼선에 들게 되면 이선에서 느끼고 있던 기쁨속의 미묘한 들뜸과 불안정성이 극복 되어 아주 순수한 행복감과 더불어 평온한 상태에 이르게 됩니다. 그리고 사선에 들게 되면 삼선에서의 행복감이 없어지면서 삼매의 힘이 강화 되어 일체의 괴로움과 즐거움이 사라지고 평정과 함께 청정을 이루게 됩니다.

계속하여 공무변처선에 이르게 되면 앞의 사선보다 순수한 집중이 이루어지면서 마음이 무한한 공간으로 확대되게 됩니다. 마음이 허공이 되는 경지라고 이해하면 쉬울 듯합니다. 우리 주변에 마음은 허공 같다느니 텅 비어 충만 하다느니 하는 말들로 깨달음의 경지를 말하려는 이들이 있는데 이는 바른 견해라 할 수 없습니다. 수행자가 공무변처를 넘어 식무변처선에 이르게 되면 의식이 무한하게 됩니다. 여기서의 의식은 분별이 있는 의식이 아닌 순수의식으로 이 의식이 우주를 꽉 채우고 있는 것으로 느껴집니다. 이때에도 수행자가 잘 못하게 되면 마음이 곧 우주라는 견해를 지어 깨달음에 대한사견을 짓습니다. 우주의식이니 내가 곧 전체니 하는 이들이 그런 부류의 사람들입니다. 이들은 허망한 의식을 절대화 시키는 어리석음을 범하고 있는 것입니다.

다음으로 식무변처에서 나와 무소유처선에 이르면 아무것도 없는 경지에 이르게 됩니다. 너무 삼매가 깊어 감정은 물론 의식이 완전히 사라져 아무것도 인식 되지 않는 상태입니다. 여기서도 잘못하면 깨달음의 경지를 잘못 알아 아무것도 없는 것을 깨달음이라고 여기는 수가 가 있습니다. 마지막으로 비상비비상처선에 들면 말로 할 수 없는 미묘한 경계에 이릅니다. 이를 자세히 이해하려면 상의의미에 대해 먼저 알아야 합니다만 미묘한 상이 있다고 할 수도 없고 없다고 할 수도 없는 경지로 부처님이 아니면 도저히 가늠 할 수 없는 최상의 선정 단계입니다. 그러나 여기서 중요한 점은 이러한 높은 단계의 선정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부처님의 깨달음은 팔선정을 통해 이루어지지 않았다는 점입니다. 바로 사선정에서 깨달음을 이루셨던 것입니다. 그 이유는 어디 있을까? 바로 너무 선정이 깊으면 몸과 마음의 현상을 관찰 할 수 없기 때문입니다. 중도를 상실하여 너무 지나치게 삼매에 들면 지혜가 일어나지를 않습니다. 부처님은 깊지도 않고 얕지도 않은 네 번째 선정에서 대각을 성취 하실 수 있었습니다.
 
유마선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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