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단영역

본문영역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폐사지 복원 전망과 과제

기자명 법보신문

지자체 장삿속 접근…불교계와 분쟁 야기

흥덕사지-보원사지-회암사지 등 시끌
폐사지 전담팀 구성해 종합관리 나서야

<사진설명>청주시가 복워한 홍덕사. 법당 내부에는 보도블록에 점안도 안된 불상이 덩그러니 놓여있다.

조계종이 1997년 발간한『사원지』에 따르면 전국에 흩어져 있는 폐사지수는 대략 2,057곳 정도. 이 가운데서 역사적인 의미를 지닌 복원 가능한 폐사지는 대략 100여 곳인 것으로 전문가들은 추산하고 있다. 지자체가 관심을 보이고 있는 곳도 주로 이런 폐사지다. 그러나 폐사지 복원에 대한 지자체의 열의가 높아갈수록 불교계의 수심 또한 깊어지고 있다. 지자체 주도의 폐사지 복원이 사찰로서의 기능 회복보다는 폐사지의 관광지화 및 주변 개발을 통한 세수 확대에 방점이 찍혀 있기 때문이다.

불교계는 청주 흥덕사를 통해 지자체를 통한 폐사지 복원의 미래를 엿보고 있다. 청주 흥덕사는 지자체 폐사지 복원의 모든 악덕을 담고 있는 대표적인 사례이기 때문이다. 세계 최초 금속활자인『직지』를 인쇄한 역사적인 장소로 이를 기념하기 위해 복원된 흥덕사는 전시용 사찰 복원의 전형이다. 1981년부터 1991년까지 5년간 국비 29억원과 지방비 14억원 등 총 43억원을 들여 정면 5칸, 측면 3칸의 겹처마 팔각지붕의 형식의 금당을 복원했지만 겉모습만 법당의 모습을 갖추고 있을 뿐 어떠한 형태의 불교적 향취도 느낄 수 없다.

폐사지 복원은 건물의 복원뿐 아니라, 폐사지가 지니고 있는 역사성과 종교성을 함께 복원했을 때 의미가 있다는 목소리는 공허한 메아리에 불과하다. 이런 지자체를 비롯한 관계 당국의 안일한 폐사지 인식은 끊임없는 불협화음의 원인이 되고 있다. 서산시는 지난해 고려 화엄 10찰 가운데 하나였던 보원사지 주변 개발 계획을 발표하면서 보원사의 역사성을 그대로 계승하고 있는 현 보원사의 토지를 강제 수용하고 법당을 철거하겠다고 공고해 강력한 반발을 사고 있다. 또 회암사지의 경우 폐사지에서 발굴된 성보를 일방적으로 가져갔다가 현 회암사의 소송으로 돌려줘야 할 처지에 놓여 있다. 이런 사정을 감안하면 현재 복원 추진 중인 정림사지와 황룡사지의 경우도 결국 복원 이후 박제화 된 전시용 건축물로 전락될 가능성이 높다.

폐사지 복원에 있어 교계 내부적으로는 성과가 적지 않다. 강화 선원사의 경우 선원사지 옆에 땅을 매입, 옛 선원사의 명맥을 유지하고 있으며, 종조 도의 국사의 숨결이 담겨있는 진전사지는 신흥사 차원에서 땅을 매입, 옛 모습 그대로 복원했다. 또 한국전쟁 당시 불탄 심원사지를 소송을 통해 되찾은 뒤 지난해 그 자리에 원심원사를 복원하기도 했다.
이외에도 통일을 위한 문화교류 차원에서 복원된 북의 신계사, 영통사도 종단과 정부의 역할 분담이 적절한 조화를 이룬 폐사지 복원의 전형이라 할 수 있다. 따라서 이런 경험들을 토대로 종단 차원의 폐사지 관리 및 복원을 위한 전담팀 구성이 필요하다는 의견들이 나오는 것도 무리는 아니다. 강화 선원사 주지 성원 스님은 “조계종 차원에서 폐사지 관리팀과 복원팀을 따로 꾸려 운영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밝혔다. 이를 통해 복원 가능성이 있는 폐사지는 이를 전담할 스님을 주지로 임명하고, 지자체 차원에서 추진되고 있는 폐사지 복원사업에도 적극적으로 개입해야 한다는 것. 성원 스님은 “복원과정에 적극적으로 참여하고 도움을 주면 운영권을 확보하는 것은 그리 어려운 일은 아니다”라고 설명했다. 
 
김형규 기자 kimh@beopbo.com

저작권자 © 불교언론 법보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광고문의

개의 댓글

0 / 400
댓글 정렬
BEST댓글
BEST 댓글 답글과 추천수를 합산하여 자동으로 노출됩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수정
댓글 수정은 작성 후 1분내에만 가능합니다.
/ 400

내 댓글 모음

하단영역

매체정보

  • 서울특별시 종로구 종로 19 르메이에르 종로타운 A동 1501호
  • 대표전화 : 02-725-7010
  • 팩스 : 02-725-7017
  • 법인명 : ㈜법보신문사
  • 제호 : 불교언론 법보신문
  • 등록번호 : 서울 다 07229
  • 등록일 : 2005-11-29
  • 발행일 : 2005-11-29
  • 발행인 : 이재형
  • 편집인 : 남수연
  • 청소년보호책임자 : 이재형
불교언론 법보신문 모든 콘텐츠(영상,기사, 사진)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는 바, 무단 전재와 복사, 배포 등을 금합니다.
ND소프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