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단영역

본문영역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담선법회 36

기자명 법보신문

간화선에는 삼매와 위빠사나 작용 포함
교외별전은 돼도 직지인심은 될 수 없어

중국에서 꽃을 피워 우리나라에 까지 영향을 미친 달마선법의 특징은 무엇보다 문자를 세우지 않고 사람의 마음을 곧바로 깨닫게 한다는데 있습니다. 그렇다면 화두를 참구하는 간화선도 여기에 해당하는지 알고 싶습니다.

질문한 분의 말대로 달마선법의 특징은 불립문자 직지인심 견성성불에 있습니다. 문자를 빌려 마음을 깨닫게 하지 않고 곧바로 수행자의 마음을 보도록 하여 부처를 이루게 하는 것입니다. 그런데 여기서 알아 두어야 할 점은 불립문자라고 할 때의 문자는 단순히 글귀나 언어가 아닌 경전에서 가리키고 있는 수행법을 의미하고 있습니다.

부처님과는 달리 조사들은 법을 묻는 수행자들에게 말로써 설득을 시키려하거나 깨닫는 방법으로써의 어떤 특별한 수행법을 일러주지 않았습니다. 한마디 말로써 단박에 수행자의 마음을 찔러 들어가 견성을 시켰던 것입니다. 달마 혜가 승찬 도신 홍인 혜능 같은 선사들이 수행을 해서 깨달음을 얻은 것이 아닙니다. 스승의 획기적인 질문이나 답변에 의해 마음이 홱 하고 열려 깨달았습니다. 순식간에 견성성불이 되었다는 것입니다. 혜가 스님은 법을 구하기 위해 달마스님에게 팔을 끊어 보입니다. 팔이 아파 괴로워하는 혜가 스님에게 달마스님은 아픈 마음을 가져와 보라고 합니다. 혜가 스님이 마음을 찾을 수 없다고 하자 달마스님은 내 너를 이미 해탈케 하였다는 말을 합니다. 이 말에 혜가 스님이 활짝 깨달음을 얻고 ‘오늘에야 모든 법이 본래부터 공적하고 그 지혜가 멀리 있지 않다는 것을 알았습니다. 보살은 생각을 움직이지 않고 지혜의 바다에 이르며 열반의 언덕에 오르나이다.’고 말 합니다.

다음으로 승찬 스님이나 도신 스님, 그리고 혜능 스님의 경우도 그렇고 이와 같은 방법 아닌 방법은 후대에 까지 이어져 간화선이 나오기 전까지 중국 불교를 덮다시피 합니다. 홍주의 수로 스님이 처음으로 마조 스님을 친견하고 달마가 서쪽으로부터 온 일을 묻자 마조 스님은 절을 하라고 합니다. 수로 스님이 막 절을 하려하는데 마조 스님은 발길로 걷어찹니다. 그러자 수로 스님이 앙천대소하며 ‘멋지다! 멋져! 백 천의 삼매와 일체의 묘의가 한 터럭에 있어 문득 그 근본을 뚜렷이 깨달았다.’ 하였습니다. 중국의 선어록은 이런 분위기로 꽉 차 있습니다. 여기에는 수행법도 나오지 않고 수행 단계도 나오지 않습니다. 인위적으로 무엇을 한 게 하나도 없습니다.

그런데 후에 내려와 즉 송대에 이르러서는 이런 법이 점점 통하지 않게 되었습니다. 제 생각에는 선사들의 저와 같은 언어도 세월이 지나면서 내성이 생겨 그 가치가 퇴락 하게 되어 깨닫는 사람들이 드물게 되었지 않았는가 싶습니다. 따라서 수행자들 사이에서는 새로운 수행법이 필요 할 수밖에 없었고 마침내는 앞의 선사들의 언어를 의심하는 방법으로써의 간화선이 생겼던 것입니다. 바로 이 부분에서 저는 개인적으로 두 가지 이의를 제기 하고 싶습니다.

하나는 화두가 나오기 이전에 조사들이 썼던 방법이 어떻게 완전한 깨달음을 오게 할 수 있느냐하는 부분입니다. 부처님은 누구나 삼매와 위빠싸나를 빌리지 않고는 깨달음을 이룰 수 없다고 하였습니다. 다겁생래의 무명업장과 갈애 그리고 한량없는 번뇌가 어떻게 저런 말 한마디에 다 제거 될 수 있는지 그 의구심을 버릴 수 없습니다. 또 하나는 이미 간화선이 나온 때는 불립문자와 직지인심법은 그 의미가 본래의 방식과는 멀어져 버렸다는 부분입니다.

위에서 보았듯 직지인심의 본래의 의미는 수행을 필요로 하지 않는다는 뜻입니다. 어떤 방법이고 닦을게 있고 닦는 바가 있으면 이는 직지인심이 아닙니다. 그런데 화두는 마음을 깨닫는 방법입니다. 간화선에는 삼매의 작용과 함께 위빠싸나의 작용이 들어 있습니다. 이게 어떻게 직지인심법이 될 수 있습니까? 간화선은 교외별전과 견성법은 될 수 있어도 직지인심은 될 수없다고 보는 것이 제 짧은 소견입니다. 

유마선원장

저작권자 © 불교언론 법보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광고문의

개의 댓글

0 / 400
댓글 정렬
BEST댓글
BEST 댓글 답글과 추천수를 합산하여 자동으로 노출됩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수정
댓글 수정은 작성 후 1분내에만 가능합니다.
/ 400

내 댓글 모음

하단영역

매체정보

  • 서울특별시 종로구 종로 19 르메이에르 종로타운 A동 1501호
  • 대표전화 : 02-725-7010
  • 팩스 : 02-725-7017
  • 법인명 : ㈜법보신문사
  • 제호 : 불교언론 법보신문
  • 등록번호 : 서울 다 07229
  • 등록일 : 2005-11-29
  • 발행일 : 2005-11-29
  • 발행인 : 이재형
  • 편집인 : 남수연
  • 청소년보호책임자 : 이재형
불교언론 법보신문 모든 콘텐츠(영상,기사, 사진)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는 바, 무단 전재와 복사, 배포 등을 금합니다.
ND소프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