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담선법회 45 ·끝

기자명 법보신문

사마타·위빠사나 만으론 깨달음 어려워
어떤 수행이든 복 짓고 공덕 쌓는 일 병행

다른 일은 필요치 않고 오직 사마타와 위빠사나 같은 수행만 열심히 닦으면 깨달음을 완성 할 수 있습니까?

아닙니다. 사마타와 위빠사나만을 실천해 가지고는 깨달음에 이를 수 없습니다. 지난 일입니다만 일전에 자신을 대학 교수라고 소개한 분이 찾아왔는데 불단에 모셔진 부처님을 보고도 예를 갖추지 않기에 왜 절을 올리지 않느냐고 물었더니, 자신은 어떤 특정 종교에 소속 되는 것을 원치 않는다면서 내가 본래 부처임을 깨닫는 게 불교인데 예배가 크게 중요하냐고 대답하는 것입니다.

이분처럼 불교를 명상만의 종교로 오해하고 있는 분들이 있습니다. 불교는 마음을 깨닫는 종교이니까 참선만 하면 될 뿐 다른 수행은 필요치 않다고 여기는 것입니다. 그러다보니 부처님에 대한 믿음도 없고 공경도 없이 이곳저곳 찾아다니며 자신에게 필요한 수행 정보만을 얻으려고 합니다.

그러나 분명한 점은 이런 잘난 마음 약아 빠진 마음으로는 아무리 참선을 하고 명상을 해도 부처님이 제시하신 참된 지혜를 얻을 수 없습니다. 보시금 한 푼을 선뜻 내지 못하고 즐거운 마음으로 남에게 밥 한 그릇 사지 못하는 사람이 참선 한다고 깨칠 수 있느냐는 것입니다. 성현의 법은 얻으려 하면서 머리 한번 숙이지 못하는 사람에게 사마타와 위빠사나를 가르쳐 무엇 합니까. 도리어 부처님께 빚을 지게하고 불선업만 길러주는 결과가 됩니다.

저도 단체를 이끌다 보니까 운영상 할 수 없이 회비를 받습니다만, 사실 회비 내고 배우는 곳이 부처님 도량은 아닙니다. 마음에서 진정 우러나오는 정성과 믿음으로 운영 되어야 하는 곳이 도량이고 그 바탕에서 배우는 것이 부처님 공부인데 요즈음은 수행도 며칠에 얼마 하면서 하나의 사업수단으로 변질 되어버렸습니다.

불교 수행은 세간의 다른 수행과는 차원이 다릅니다. 그것은 불교가 세간의 일반 수행과 달리 복덕과 공덕을 중시하고 있기 때문 입니다. 부처님 가르침에 따르면 사마타와 위빠사나가 아무리 뛰어나도 복덕을 쌓지 않고 공덕을 닦지 않으면 안 된다고 하였습니다. 여러분들은 부처님이 깨달음을 이루신 것이 보리수 아래서 사마타와 위빠사나 등 명상을 했기 때문으로 알고 있지만 그렇지 않습니다. 부처님 생애를 살펴보면 이 세상에서 깨달음을 얻어 부처가 될 수 있었던 것은 다겁 생래로부터 행해오신 복덕행의 결과에 의해서였음을 알 수 있습니다. 만약 과거 생에 복 지은 바가 없다면 보리수 하에서의 대각은 없었을 것입니다.

복덕을 쌓는 일은 자신을 버리는 일입니다. 자신을 버리는 일은 무아의 직접적 실천이기도 합니다. 이는 사마타·위빠사나와 매우 밀접한 관계를 맺습니다. 이기적이고 인색한 사람은 그 만큼 자아에 대한 집착이 강합니다. 주먹에 든 것을 펴지 못하면 참선을 해서 깨달아도 바른 깨달음이 되지 못합니다. 주변에 보면 수행을 하고 명상을 해서 무아와 공을 체험했다는 이들이 있습니다. 그러나 자세히 보면 그런 사람들은 수행하기 전보다 크게 달라진 것이 없습니다. 자신은 여여하고 충만할지 몰라도 삶의 방향은 늘 자신의 이해관계 쪽으로 쏠려 있습니다. 밥 한 끼 사는데 주저주저 하는 마음, 깨달아도 버리기 어렵습니다. 수행인은 이런 마음에 주의를 기울여야 합니다.

사마타, 위빠사나, 화두, 염불, 삼매, 선정 모두 좋습니다. 그러나 그에 못지않게 부처님과 다른 이들에게 복을 짓고 공덕을 쌓는 일이 중요합니다. 한 생각 돌리면 깨달음이라는 말들을 하기 전에 복 밭을 갈고 공덕 거름을 주는 행을 닦으시기 바랍니다. 

유마선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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