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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등축제에 나툰 ‘괘불’

기자명 법보신문

역동-화려한 거리 축제도
화합-나눔 전하는 야단법석
법석 증명하는 부처님 나투니
50만 인파 ‘연등축제’ 완성

서울 연등축제가 성대하게 봉행됐습니다. 올해도 50만 인파 속에 나툰 다양한 장엄물이 서울 밤하늘 거리를 아름답게 수놓았습니다. 축제에 참여하신 불자님들은 올해도 새로운 추억 하나를 가슴에 담아가셨을 것입니다. 저도 가장 인상적이었던 장면 하나를 가슴에 담았습니다. 바로 ‘영산회상도’괘불입니다.

사실, 저는 매년 조계사 앞 우정국로에서 펼쳐지는 거리축제를 보면서 2%가 부족하다는 생각을 해 왔었습니다. 역동적이면서도 화려한 이 축제에 꼭 있어야 할 그 무엇이 빠져 있다는 느낌이었는데도 그 연유를 찾지 못했습니다. 그런데 5월 20일 오후 우정국로 일대서 펼쳐진 거리축제에서 그 해답을 찾았습니다.

두 대의 기중기를 ‘석주’ 삼아 걸린 ‘영산회상도’. ‘아! 그렇구나. 이 축제도 법석이구나.’ ‘야단법석’이었습니다.

야외에 세운 단(野壇), ‘불법을 펴는 자리’(法席), ‘부처님 말씀을 법당 밖 야외에서 듣는 자리’라는 뜻입니다. 법당이 좁아 많은 사람들을 다 수용할 수 없을 때 야외에 단을 펴고 설법을 듣는 ‘야단법석’을 펴곤 하는데 우리 경우 대규모 야단법석일 경우에는 꼭 괘불을 걸어두고 법회를 열었습니다.

우리의 괘불문화는 불교국가 중에서도 특별합니다. 불교국가라 해서 괘불 문화가 정착된 것은 아니고 우리나라와 티베트, 몽골에만 있다고 합니다. 티베트와 몽골은 회화 중심의 우리 괘불과는 달리 자수를 놓은 괘불을 사용하는데 티베트는 괘불대를 사용하지 않고 벽이나 비탈진 길 담에 내걸고, 몽골은 괘불 앞에서 가면을 쓴 채 춤을 춘다고 합니다. 우리도 가면은 쓰지 않지만 춤을 춥니다. 불교무용 즉, 천수, 바라 등이 어우러진 고품격 ‘영산재’를 올리지 않습니까?

저는 부처님 탄생을 탄찬하며 흥겹게 펼치는 거리축제도 ‘법석’이라 생각합니다. 문화마당에서 즐겁게 뛰어노는 아이들의 순진무구한 웃음. 손을 꼬옥 잡고 꿈길을 걷듯 환한 미소를 머금은 채 거니는 연인들. 이국땅의 문화 정취에 흠뻑 빠져 마냥 즐거워하는 외국인.
모든 사람들이 이날만큼은 서로 화합과 나눔의 마음을 전합니다. 여기, 이 자리에 부처님 법음이 담겨 있고, ‘할’이 배어있는 듯싶습니다. ‘축제’는 방편인 셈입니다. 모든 사람들이 부처님 품 안에서 부처가 되어 서로에게 이심전심으로 무언의 법향을 전하고 있는 것입니다.

이번 ‘영산회상도’는 ‘청곡사 괘불’을 모본으로 능인선원불교미술팀 ‘빛채’가 조성했습니다. 이 대작은 10개월 동안 9,000여명의 손길이 빚었다고 합니다. ‘청곡사 괘불’은 의겸 스님이 주도한 첫 번째 괘불입니다. 의겸 스님은 운흥사·개암사 괘불 등의 명작 괘불을 조성했던 조선 3대 화승 중 한 분입니다.

물론 작품성에 있어서 의겸 스님의 ‘청곡사 괘불’과 빛채가 조성한 ‘영산회상도’는 차이가 있겠지만 붓 끝에 모은 정성은 크게 다르지 않을 것입니다.

‘영산회상도’ 대형 괘불 아래 펼쳐진 거리축제. ‘괘불’이라는 마지막 조각이 제자리를 찾으면서 ‘연등축제’가 완성된 듯한 느낌입니다.

여러분들은 이번 축제에서 어떤 추억을 떠올리고 계신지요. 무엇이든 간직하시기 바랍니다.

축제 거리에서 연등을 만들어 보셨을 것입니다. 한 잎 한 잎 이어붙인 종이연등. 밤에 불까지 밝히니 너무 예쁘지 않습니까? 매년 하나씩 간직한 연등축제 추억 한 잎도 서로 이어져 한 송이 연꽃으로 활짝 필 것입니다.

채한기 부장
penshoot@beop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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