⑧ 강화 선원사
⑧ 강화 선원사
  • 법보신문
  • 승인 2007.05.29 18: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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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부들과 일군 국가대표 蓮 교육도량
<사진설명>비로자나부처님이 상주하는 무량공덕의 세계인 연화세계를 보는 듯하다. 2005년 7월 열린 강화 선원사의 제3회 연꽃축제에서 경판을 머리에 인 불자들이 정대불사를 재현하고 있다. (법보신문 자료사진)

1993년 11월 26일, 강화 선원사지엔 다 쓰러져 가는 요사 한 채만이 사지를 알리는 표지판을 등진 채 서 있었다. 선원사 주지 성원 스님은 뼈까지 파고드는 겨울 바다바람을 피하기 위해 폐가와도 같았던 요사의 방사에 신문지를 깔고 누웠다. 지붕이 뻥 뚫려 초롱초롱 별들만이 스님을 내려다보았다. 그러나 스님은 외롭지 않았고 마음은 편했다. 선원사지를 여법한 도량으로 복원하겠다는 꼿꼿한 원력이 서 있었기 때문이다. 천년고찰 전등사에서 천일기도를 하는 동안 꾸었던 꿈에서 보고 또 본 곳이 선원사지였다. 스님의 원력은 막 천일기도를 회향했기에 곧고 기운찼다.

그로부터 13년여가 흐른 지금, 선원사는 중생들을 극락으로 실어 나르는 반야용선을 연상케 한다. 도량의 앞에는 3만여평의 연지(蓮池)가 가지런히 들어서 있고 경내에는 불자들의 수행을 위한 대웅전과 복덕을 기원하는 대형 윤장대가 조성돼 있으니 연지 맞은편에서 보면 연화바다를 가로지르는 반야용선인 셈이다. 대웅전 아래층에는 44평 규모의 유물전시관이 개설돼 있어 선원사지 발굴 과정에서 출토되는 성보와 선원사의 역사를 한 눈에 살펴 볼 수 있다. 어디 그 뿐인가, 선원사에서 자동차로 5분이면 도착할 수 있는 도감마을에는 선원사가 직영하는 200평 규모의 대형 불한증막이 있어 지친 몸을 잠시 쉴 수 있으며 부설 기관인 좋은 연 연구회와 좋은 연 식당, 연 식품 공장은 선원사가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연 교육도량이라는 것을 각인시켜주기에 충분하다.

1245년 고려의 최우가 대몽 항쟁의 정신적 지주로 삼기위해 창건한 선원사는 송광사와 함께 고려 2대 선찰로 손꼽히는 대찰이었다. 선원사가 옛 가람을 복원하는 발굴과 함께 그 동안가장 핵심적으로 추진해 온 불사는 강화도를 연화민국 연화도(蓮花島)로 만드는 것.

해마다 수만명 동참 연꽃축제

하늘을 지붕 삼고 땅을 법당 삼아 포교의 돛을 올린 선원사는 이제 1000세대 이상의 불자 를 거느린 중량급 도량으로 거듭났다. 선원사의 포교 성장은 한해만 길러도 20여개 이상의 종묘를 거둘 수 있는 연꽃을 떠올리게 한다. 선원사가 절터(寺址)에서 생기 넘치는 포교, 복지 도량으로 발전할 수 있었던 동력은 ‘연꽃’이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연꽃을 매개로 문화 포교도, 지역 포교 활성화도, 선원면 농부들과 하나 되기도 가능했고 포교를 뒷받침할 수 있는 재정도 마련할 수 있었다.

선원사가 연꽃 재배를 시작한 것은 지난 1997년, 처음엔 연꽃의 아름다움을 불자들에게 알리자는 취지로 도량 앞 논에 물을 대어 심었다. 논을 빌려 벼를 심으려고 하니 노동력이 지나치게 많이 필요하다는 점 역시 연꽃으로 눈을 돌리게 했다. 200만원 어치의 연 종자를 사들여 500평의 논에 파종한 뒤 연 농사 10년 만에 3만평의 초대형 연지를 조성하게 된 직접적인 계기는 우리나라의 대표 연꽃인 백련이 사람의 몸에 좋은 웰빙 음식이 된다는 사실을 확인하면서부터. 성원 스님은 “연을 농촌 사회의 수익 확대를 위한 벼 대체 작물로 육성하겠다”는 마음으로 연 농사에 뛰어 들었다. 자유무역협정(FTA)과 이웃 나라와의 교역이 확대되면서 우리 농산물 가격이 폭락해 갈수록 경쟁력을 잃어가고 있는 농촌 사회의 위기를 연 농사를 통해 극복할 수 있다는 확신이 섰다.

연지는 포교-문화-상생 마당

성원 스님은 곧바로 연 농사를 짓는 농부가 되었다. 농촌에 기반을 두고 있는 사찰이 살길은 스님이 농부가 되어 농부의 고충을 몸으로 체감해야 한다는 생각의 발로였다. 스님은 일상적인 기도와 법회를 마치면 연을 재배하는 논으로 달려갔다. 목탁대신 삽을 들고 연을 심고 연에 대해 연구하기 시작했다.

“처음엔 농부들이 논에 연꽃 심어서 논 다 버렸다며 손사래를 쳤죠. 그런데 연꽃 면적이 급격히 넓어지고 연지가 연꽃문화마당으로 발전하고, 선원사 연지가 수만 명이 함께 즐거워하는 문화마당으로 바뀌는 것을 보더니 농부들이 한명 두 명 뜻을 함께 하더군요. 군 역시 연꽃축제가 가파르게 성장하자, 500만원의 재정을 지원하고 있습니다.”

선원사 연지에는 매월 2~3개팀이 방문한다. 농림부 혹은 지방자치단체의 농업 전문가, 농민, 식품 전문가, 사찰의 스님 등 선원사의 연 재배 현황과 연 식품 개발에 대해 설명을 들으려는 사람들이다.

현재 선원사가 연을 재료로 해 개발한 식품은 연 냉면과 연 국수, 연 차, 연 가루, 연 김 등 10여 종류에 달한다. 이 중 연 냉면과 연 국수는 특허청에 출원, 그 특허권을 획득한 상태. 연 식품 개발 과정은 벤처 기업의 창업과도 같이 어렵고 지난했다. 연을 소재로 한 새로운 식품을 개발하기 위해 연을 활용할 수 있는 식품을 발굴해 그 식품을 생산하는 공장이나 현장을 찾아 다녔다. 일례로 연 김을 개발하기 위해 김을 생산하는 바닷가 어민들과 찾아가 함께 연 가루를 뿌려서 김을 말리는 실험을 거듭해 결국 바다 비린내가 안 나고 색깔이 빼어난 일등급 연 김을 개발했다.

연을 심고 연을 수확하고 연꽃을 감상하고 연꽃을 주제로 축제를 개최하는 과정은 선원사의 포교 활성화와 직결되고 있으며 선원사가 농촌 공동체의 일원임을 확인하는 법석이다. 늘 지역 농부들은 물론 지역의 문화 예술인, 학자, 종교 지도자가 함께 하기 때문이다.

“하나, 사찰은 지역 사회의 공동체이다. 하나, 사찰의 재정 자립을 이룩한다. 하나, 이타행과 포교를 위해 쉼 없이 정진한다.”

선원사가 연 사업을 일으키면서 세운 3대 원력이자, 연 사업을 통해 성취해 나갈 불사이다. 농촌 사회에 뿌리를 두고 있기에 농촌의 어려움을 나누겠다는 다짐이며 자유무역협정으로 갈수록 생기를 잃어가고 있는 농촌과 사찰이 상생할 수 있는 길을 모색하자는 의미를 담고 있다.

농민 177세대와 마을 종합 개발

연 사업을 통해 얻은 수익금으로 부모가 없는 초등학생 6명을 뒷바라지하고 교도소 재소자 교화 활동에도 진력하고 있는 선원사의 연화도 만들기 프로젝트는 강화군 선원권역 농촌마을 종합개발 사업에 의해 마무리 된다. 인천광역시와 농림부 지원 대상인 선원권역 농촌마을 종합개발에는 선원면 일대와 강화도에 있는 100만평의 논에 연을 심는 불사도 포함돼 있다. 선원사는 연 수익 사업을 통해 모은 수익금을 고통 받는 이웃을 위해, 전법을 위해 회향하면서 옛 대찰로서의 사격을 복원해 나간다. 이 사업에는 현재 선원사 인근 마을 농민 177세대가 동참하고 있다. 오는 2012년까지 추진되는 선원권역 농촌 개발 사업의 기반 시설 건립을 위해 인천광역시와 농림부는 65억여원을 지원한다.

2012년 100만평의 연지가 선원면과 강화도에 들어서면 강화도는 연화도로 변할 것이다. 선원사와 선원면 농부들이 연꽃으로 일구어 가는 연화세상의 목표는 바로 자비와 이타행이 항상해 모두가 함께 웃으며 살아가는 정토세상이다. www.seonwonsa.com 032)933-8234
 남배현 기자 nba7108@beopbo.com


“100만평 연지 조성 연화도 완성
寺-農 상생 연농사로 재정 자립”

10년 후 선원사-주지 성 원 스님

강화 선원사 주지 성원 스님〈사진〉은 농부다. 연에 관한한 재배 기술도, 관련 음식을 개발하는 열정도 가히 벤처급이다. 스님은 현재 고려대 생명환경과학대학원 원예생명공학과에서 ‘연(蓮) 박사’를 꿈꾸며 전문 농부로서의 공부에 진력하고 있다. 선원사에서 10년 동안 손수 연 농사를 지으며 연이 지닌 다양한 효능과 경제적인 가치를 확인하는 작업을 꼼꼼히 진행해 온 스님이기에, 연의 효능을 과학적으로 입증하고 이에 관한 ‘전문적인 지식과 기술’을 구족할 때 비로소 연 농사꾼으로 완성된다는 생각에서다. 스님은 현재 선원사지가 해인사로 이운, 봉안된 팔만대장경의 조판 성지라는 것을 확인하기 위한 대대적인 발굴 불사를 추진하고 있으며 선원사 연지에서 팔만대장경 고향 나들이 행사를 재현, 대장경에 대한 국민적인 관심을 고조시키고 있다. 연 불사에 대한 스님의 열정과 향후 계획을 들어 보았다.

-. 연을 재료로 한 식품을 개발하고 판매하다보니 지나치게 상업주의로 흐르지 않느냐는 우려도 있다.
그런 지적이 있다. 그러나 언제까지 사찰이 불자들의 보시금에 의존해 운영될 수 있다고 보는가. 농촌에 뿌리를 내리고 있는 대다수 중소형 사찰들의 경우 고령화다, 자유무역협정 체결이다 해서 농촌 사회 자체가 붕괴하면서 문을 닫을 위기에 놓여 있다. 부처님의 가르침에 어긋나지 않는 범위 안에서, 특히 부처님을 상징하는 꽃인 연을 이용한 수익 사업은 바람직하다고 생각한다. 사찰 역시 재정 자립을 이룩해야 보시도 할 수 있고 포교도 할 수 있다고 본다.

-. 농림부에서도 연을 벼 대체 작물로 개발하기 위한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는데….
그렇다. 농림부는 올해부터 3년 동안 연이 인체에 미치는 영향과 그 효능을 과학적으로 입증하기 위해 16억원을 투자한다. 연의 경제적 가치를 따져보고 실용 가치가 어느 정도인가를 과학적으로 검증하는 절차로, 연을 국민의 건강을 지켜주는 ‘국민 식품’으로 개발하기 위한 기초 작업으로 알고 있다. 농림부는 또 2008년부터 연의 생산에서 가공, 식품개발, 유통 및 소비 시스템을 체계화하고 산업화하기 위해 20억원을 추가로 지원한다. 연근을 수확할 수 있는 전문 농기계의 개발도 함께 추진하고 있다.

-. 선원사 연지를 어떻게 활용하고 있는가.
연을 심고 연꽃을 함께 감상하고 연을 수확하는 과정에 목사와 신부 등 이웃 종교 지도자들이 동참하고 연 축제를 열면 지역의 문화, 예술인들이 함께 한다. 연을 파종할 때는 지역 농부들이 동참하고 있으니 연지는 훌륭한 포교 마당이 될 수밖에 없다.

-. 2012년 선원권역 농촌 개발 사업이 마무리 된다. 선원사의 10년 후 청사진은.
우선 현재 3만평인 선원사의 연지는 10만평 이상으로 확대될 것이며 강화도에는 100만평 이상의 연지가 조성된다. 아울러 정기적으로 신행 활동을 하고 있는 불자들이 지금은 1000여명 안팎인데, 불자 수도 상당히 늘어날 것으로 기대된다. 수만 명이 동참하고 있는 논두렁 연꽃축제는 수십만 이상의 인파가 몰려 강화도를 대표하는 축제마당, 포교마당, 상생마당으로 발전할 것으로 전망된다. 무엇보다 선원사가 재정 자립을 이룩해 복지, 문화, 교육 등 사회 전반에서 적극적인 포교에 나설 수 있게 된다.

성원 스님은 오는 6월 초 선원면 지역의 농부, 식품 업자 등과 함께 힘을 모아 ‘좋은 연 농업회사법인’을 설립, 사찰과 농촌의 상생을 위한 연 불사에 박차를 가한다.

남배현 기자 nba7108@beop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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