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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로 도약한 만해의 가르침 설악을 휘감다

기자명 법보신문

2007 만해축전 현장

<사진설명>제11회 만해대상을 수상한 영광의 얼굴들. 왼쪽부터 봉고 온딤바 대통령, 김남조 시인, 유종호 교수, 랭카스터 교수, 니스투리론 회장, 서인혁 총재.

만해(萬海) 한용운(韓龍雲. 1879~1944) 스님의 자유·민족사상과 문학의 향기가 2007년 또 다시 설악의 골짜기를 흔들었다. 만해사상실천선양회(회주 오현)가 주최하는 2007만해축전이 8월 11일부터 13일까지 설악산 백담사 만해마을에서 화려하게 펼쳐졌다.

올해는 만해축전의 주요행사 가운데 하나인 만해대상 시상식에 가봉공화국의 엘 하지 오마르 봉고 온딤바 대통령, 루이스 랭카스터 전 버클리대 교수 등을 비롯, 국내외 수상자들이 빠짐없이 참석해 만해대상의 높아진 국제적 위상을 반영했다.

특히 육당 최남선이 최초의 현대시 ‘해에게서 소년에게’를 발표한지 꼭 100년을 맞아 한국 현대시 100년을 조명하는 의미있는 자리가 함께 마련됐다.

11일에는 △시비 제막식 △청소년 댄싱 경연대회 △전야제 등 다채로운 문화행사들이 열려 축제의 흥을 돋웠다. 축전 마지막 날인 13일에는 월하 김달진 탄생 100주년을 기념하는 문학심포지엄도 진행되는 등 문학의 향기가 축전 기간 동안 만해마을을 가득 채웠다.

2007 만해축전 기간 중 백담사 만해마을에는 연인원 5000여 명이 축제현장을 찾아 학술행사와 백일장, 각종 전시회 등 다양한 문화행사에 동참하며 만해 스님의 얼을 기렸다. 12일 열린 입재식에는 (재)만해사상실천선양회 이사장 오현(백담사 회주), 만해사상실천선양회 총재 지관(조계종 총무원장), 원심원사 주지 세민, 육지장사 주지 지원, 낙산사 주지 정념 스님 등을 비롯해 김종민 문화관광부장관, 김진선 강원도지사, 이기순 도의회의장, 최승익 강원일보회장, 김두관 전 행자부 장관, 김원웅 국회의원, 장기표 새정치연대 대표 등이 참석했다.

특히 이번 축전 기간동안 줄곧 현장을 지키며 축전의 진행상황을 직접 챙긴 백담사 회주 오현 스님은 유심작품상 시비 제막식과 함께 고교생백일장 수상식에서 직접 시상하는 등 시문학에 대한 각별한 애정을 보여 눈길을 끌었다. 오현 스님은 고교생백일장 수상자에게 “기쁘고 기특해서 고마운 마음으로 상장을 전달한다”며 시문학의 미래에 대한 희망을 밝혔다.

특히 오현 스님은 시비 제막식에서 “만해대상과 유심상 수상자 가운데 원하는 시인이 있다면 누구라도 그의 시비를 만들 것”이라며 “아름다운 시를 많이 써 달라”고 당부해 만해축전에 거는 시인 오현 스님의 기대와 바람을 전했다.

문학의 향기가 가득한 가운데 다양한 체험행사와 문화행사로 꾸며진 만해축전. 회를 거듭하며 다져온 강원지역 대표 문화축전의 기틀을 발판 삼아 올해는 세계적 위상의 문학-평화 축제로 거듭났다는 평가와 함께 내년을 기약하며 13일 막을 내렸다.
 
인제 만해마을=남수연 기자 namsy@beopbo.com


제11회 만해대상 수상자 소감

2007만해축전의 중심행사인 제11회 만해대상 시상식이 12일 만해마을 님의 침묵 광장에서 열렸다. 평화, 문학, 학술, 포교, 실천 등 부문별과 특별상 등 총 6명의 수상자들은 국경과 인종을 초월한 만해 스님의 평화 정신이 세계로 이어져 평화와 화합의 국제관계를 만들어 나가는 구심점이 되길 희망했다.

■평화부문 : 가봉공화국 대통령 엘 하지 오마르 봉고 온딤바
내전과 쿠데타 등 정치적 불안정이 빈번한 아프리카에서 40여 년간 가봉공화국의 대통령으로 재임하며 경제발전과 정치적 안정을 이룩했다. 온딤바 대통령은 수상 소감에서 “아프리카의 많은 분쟁과 격변이 조금씩 조정되어 가고 있는 과정에서 조금이나마 아프리카의 평화에 기여한 부분이 있다면 더 없는 기쁨”이라며 “만해대상은 아프리카 대륙을 분열시키고 있는 많은 분쟁들을 평화적으로 해결하고자 했던 노력에 대한 격려의 뜻으로 받겠다”고 밝혔다.

■문학부문 : 시인 김남조
우리나라 대표 시인 가운데 한 사람으로 손꼽히고 있는 시인 김남조 씨는 생명사랑과 인간구원, 종교적 갈망의 문제를 집중적으로 형상화한 작품을 통해 인간적 사랑과 종교적 갈망을 격조 높은 서정성과 영성의 세계로 끌어올렸다. 김남조 시인은  “그분의 뜻을 기리는 상이 주어진 것만으로도 과분한데 만해 스님이 탄신 100여년에 이르러 마땅히 거대한 상찬과 존경을 받음으로써 대한민국을 자랑스럽게 해주시고 있다”는 감회로 수상소감을 대신했다.

■학술부문 : 문학평론가 유종호
한국 현대문학에 대한 실증적이고 심미적인 분석과 평가를 통해 우리 문학의 이론적, 실천적 발전에 크게 공헌해온 학자이자 비평가로 평가되고 있다. 섬세하고도 날카로운 평론으로 정평이 나 있는 유 교수는 수상소감을 통해 “일찍이 이승 길의 눈부신 초입에서 ‘알 수 없어요’를 통해 삶과 세계의 신비에 귀기울이고 눈을 활짝 뜨라는 가르침을 받았다”는 말로 만해 스님에 대한 존경을 표했다.

■포교부문 : 전 버클리대 교수 루이스 랭카스터
전 버클리대학 교수로서 포교부문 수상자로 선정된 루이스 랭카스터 교수는 1967년 버클리 대학 불교학 교수로 취임하며 한국 불교를 서구세계에 알리는데 앞장섰다. 중국 및 일본 불교와는 명확히 구별되는 한국불교의 독자적 영역을 부각시키는데 주력한 랭카스터 교수는 해인사 고려대장경의 서지 목록을 영문으로 출판해 세계학계에 한국 불교를 알리는 결정적 계기를 마련했다. “1999년 만해축전에 참석한 이후 그간 만해축전이 눈부신 발전을 거듭했음을 확인했다”며 수상소감을 밝히 랭카스터 교수는 “한국불교연구 초기부터 만해 한용운 스님을 존경했으며 만해 스님이야 말로 한국 불교 현대화에 크게 기연한 분”이라고 존경의 뜻을 밝혔다.

■실천부문 : 네팔기자연맹 회장 비쉬누 니스투리론
2006년 4월 오랫동안 네팔을 지배해 오던 독재왕정을 무너뜨리고 네팔에 민주화를 세운 주역으로 평가되고 있다. 네팔의 언론 및 표현자유 신장을 위해 노력하는 한편 전반적인 국민여론을 수렴하여 민주화를 이끌어낸 ‘국민의회’의 역할도 수행하고 있다. 니스투리론 회장은 수상 소감에서 “전 세계의 자유를 사랑하는 이들에게 만해 스님은 무한한 영감의 원천”이라며 “평화, 인권, 독립을 위해 생을 바친 만해 스님의 생애는 과도기를 거치고 있는 네팔의 국민들에게 좋은 지표가 될 것”이라고 밝혔다. 니스투리론 회장은 “특히 부처님이 나신 곳인 네팔의 한 시민으로서 만해와 같이 저명한 스님의 이름을 기려 세워진 상을 받게 되어 상징적인 의미가 더하다”고 소감을 밝혔다.

■특별상 : 세계국술원 총재 서인혁
특별상 수상자로 선정된 서인혁 총재는 1958년 부산에서 민족무술인 국술원을 창립, 민족정신과 민족적 자부심을 세계에 선양하는데 크게 이바지 한 것으로 평가됐다. 서 총재는 현재 미국에 268개의 도장을 비롯, 30여 개국에 700여 개의 도장과 150만 여 명의 회원을 확보하는 등 국술의 세계화를 위해 노력하고 있다. “불교와의 만남, 특히 만해 사상과의 만남은 스스로에게 더욱 각별한 의미가 있다”는 말로 수상 소감을 밝힌 서 총재는 “맨주먹 하나로 팔도를 떠돌던 시절 자칫하면 일개 싸움꾼으로 전락할 수 있었던 젊은이를 만해 스님의 사상은 올곧은 무예인의 길로 이끌어 주었다”며 “이 상은 만해 스님의 큰 선물이자 더욱 힘쓰라는 채찍질로 여기겠다”고 밝혔다.


온딤바 대통령 상금 3천만원
한국장애인문인협회에 기증

만해대상 평화부문 수상자인 가봉공화국의 엘 하지 오마르 봉고 온딤바 대통령이 만해대상 상금 3000만원을 한국장애인문인협회에 기증했다.〈사진〉 만해대상 시상식에 이어 곧바로 기증 의사를 밝힌 온딤바 대통령은 현장에서 한국장애인문인협회 방귀희 회장에게 상금을 전달하며 “장애인 문학 발전을 위해 써 달라”고 당부해 참석자들의 박수갈채를 받았다.

방귀희 회장은 “기금을 받기 위해 단상에 올라갔어야 함에도 휠체어 때문에 계단을 오르지 못해 행사단 아래서 대통령을 만났다”며 “온딤바 대통령이 가봉공화국의 국가원수임에도 기본적인 의전을 고집하는 대신에 직접 단상을 내려와 상금을 전달해 주는 모습에서 장애인과 더불어 살아가려는 모습을 엿볼 수 있었다”며 인사를 대신했다.  

남수연 기자 namsy@beop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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