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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보통청 ⑤

기자명 법보신문

믿음은 어리석음 버리게 하는 지혜
귀의에는 복 짓게 하는 수행 깃들어

가지가지 방편을 열어 항상 사바세계의 중생들을 건져 주시니 구하는 것 이루기는 빈 골짜기의 메아리와 같고 원하는바좇아 주심은 맑은 물의 달빛과 같습니다. (開種種方便之門 導茫茫沙界之衆有求皆遂如空谷之轉聲無願不從若澄潭之印月)

대승의 가르침에 응화 비진(應化非眞)이라는 말이 있다. 이는 중생을 제도하기 위해 나타난 부처나 보살, 법이나 승은 진짜 모습이 아니라는 뜻이다. 즉 형상을 지니고 우리에게 오신 부처와 말로써 설해진 가르침과 이를 따르는 스님들은 중생을 제도하기 위해 방편으로 나타난 거짓 모습들로 참된 존재가 아니라는 의미이다. 대승의 가르침에서의 삼보는 그 겪이 달리 한다고 하였다. 진실된 부처와 진실된 가르침과 진실된 스님은 인간으로 나오기 이전, 말로 표현되기 이전, 바로 법계에 두루한 성품이다. 이 두루한 법계의 성품을 근본으로 하여 불과 법과 승이라는 삼보가 형상과 명칭을 가지고 세상에 출현하여 중생을 제도 한다. 그래서 화엄경에서도 “과거 현재 미래의 모든 부처의 일을 알고자 하면 법계의 성품을 관찰 할지니 일체는 마음에서 지어 졌느니라.” 하였다.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비진으로서의 응화된 삼보를 결코 얕보거나 가벼이 여겨서는 안 된다. 왜냐하면 진실한 법계의 성품과 방편의 모습인 응화된 삼보가 결코 차별된 존재일 수 없기 때문이다. 아무리 진실한 법계의 성품도 응화 되지 않는다면 우리 중생들에게는 아무런 의미가 없다. 형상화되고 언어화 된 삼보의 출현이 계시므로 중생은 모든 고통으로부터 벗어나게 되고 부처님과 같은 깨달음과 해탈에 이른다. 따라서 불자는 법계의 성품과 더불어 응화된 부처님의 모습과 그분의 가르침과 이를 따르는 수행승들을 공경하고 호지해야한다.

참된 법계의 성품으로서의 삼보에 대해 좀더 설명을 하면 응화 이전의 법계성 삼보는 온갖 모습을 벗어나 있고 중생들이 가지고 있는 감정과 생각과 분별과 판단을 벗어나 있다. 그야말로 일체의 자취가 끊어져 공적하다. 여기에는 인과도 없고 생사도 없고 시비도 없고 고하도 없고 과거와 현재도 없으며 부처니 중생이니 해탈이니 속박이니 번뇌니 깨달음이니 하는 등의 말들이 달라붙지 않는다. 그러나 한편으로 이러한 법계성으로써의 삼보가 아무런 작용이 없이 고유한 자리에만 머물러 움직이지 않고만 있는 것은 아니다. 위 화엄경 구절에도 나와 있듯 법계성은 언제나 중생의 마음과 직결 되어 있어 일체의 법을 만들어 내기도 한다. 마치 빈 골짜기를 향하여 소리를 지르면 메아리로 돌아오듯, 물이 있는 곳이면 하늘의 달이 비치듯, 법계의 성품인 삼보! 는 늘 중생의 마음에 감응한다. 선과 악이 본래 없는데 중생의 마음에 따라 선악의 결과를 보이고 생과 사가 본래 없는데 생사의 모습을 보이는 것이 법계성 삼보의 작용이다. 그러므로 불자가 부처님 앞에서 정성을 다하여 부처님을 부르고 간절히 무언가를 구하는 마음은 결코 헛되거나 무의미하지 않다.

삼보의 존재를 깊이 이해하고 굳게 믿으면서 거룩한 마음으로 공양에 응해 주실 것을 발원하면 삼보는 언제나 우리들과 함께한다. 부처님이 발견하신 진리는 믿음을 넘어선 진리이다. 깨달음은 믿음의 차원을 넘어선 체득과 확증의 경지인 것이다. 그러나 이와 같은 진리는 우리들에게 삼보를 향한 믿음의 단계를 밟지 않고서는 이루기 어렵다. 요즈음 불교계 내에 수행바람이 불면서 많은 불자들이 참선과 명상에 대한 관심도가 높아졌다. 불교가 자력을 중심으로 하는 수행의 종교 지혜의 종교임에는 틀림없다. 그러나 기본을 잃지 말아야 할 것은 삼보에 대한 공경심과 귀의이다. 공경하는 마음과 귀의하는 마음에는 자신의 어리석음을 버리게 하는 지혜가 감추어져있고 복 쌓게 하는 수행이 깃들여져 있다. 
 
유마선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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