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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승기신론(大乘起信論)』 ⑬

기자명 법보신문

진여법 알아 평등한 마음이 자리이타 근본

지금까지 정의를 밝혀 드러내고(顯示正義), 삿된 집착을 다스리는(對治邪執) 부분을 말했다. 그렇다면 이제는 모든 부처님들이 증득한 도를 향해 모든 보살이 발심해서 수행해 나아가는 뜻을 밝혀보겠다.

도에 발심하여 나아가는 모양을 분별하는 분별발취도상(分別發趣道相)에서 도에 발심하는 모습에 또한 세 가지가 있다. 첫째 신성취발심(信成就發心)은 십신의 자리 중에서 신심을 닦아 익혀서 신심이 성취되어 결정심을 일으켜 십주(十住)에 들어가는 것이다. 둘째 해행발심(解行發心)은 십행(十行)의 자리 중에서 법공을 잘 알고 법계를 수순하여 육도행을 닦아서, 이 육도행이 순결해지고 성숙되어 회향심(廻向心)을 일으켜 십회향의 자리에 들어가는 것이다. 셋째 증발심(證發心)은 초지 이상으로부터 십지까지의 자리에서 법신을 증득하여 진심(眞心)을 일으키는 것이다.

『기신론』에서는 초발심인 신성취발심에 대해 더욱 자세하게 언급하고 있는데, 이는 수행의 단계가 낮은 중생들을 가장 배려하는 뜻에서 나온 것이라 생각된다. 우선 신성취발심을 내는 부류는 부정취(不定聚)중생이다. 십주 이상의 결정불퇴를 정정취(正定聚), 아직 십신에 들어가지 아니하여 인과를 믿지 않는 것을 사정취(邪定聚), 이 둘의 중간에 도에 나아가는 사람이 발심하여 무상보리를 구하려고 하지만 마음이 아직 결정되지 아니하여 어떤 때는 나아가고 어떤 때는 물러서는 것을 십신이라 하고 부정취라 한다.

다음 이 부정취중생은 어떤 행실을 닦아 믿음이 성취되어 발심할 수 있는 것인가. 여래장 내의 훈습력에 의하고 또한 전세(前世)의 선근을 닦은 힘에 의해 이제 신심을 닦는다.

신성취발심 내는 부류는 부정취중생

여기에서 십선을 일으켜 복분(福分)을 닦고 생사의 고통을 싫어하고 무상보리를 구함으로써 도분(道分)을 닦는다. 나아가 여러 부처를 만나 직접 받들어 공양하고 십신의 신심을 수행한다. 이렇게 일 만 겁을 지나 신심이 성취되면 모든 부처와 보살이 가르쳐서 발심케 하는데 어떤 때는 대비에 의해 스스로 발심케 하는 경우도 있고, 어떤 때는 정법이 없어지려 함에 호법의 인연으로 스스로 발심케 하기도 한다. 이렇게 발심하게 되면 드디어 정정취, 즉 십주의 초발심주에 들어가 끝내 퇴전하지 아니하는데 이 자리야 말로 여래종(如來種) 즉 부처될 종자에 비로소 머물게 되는 자리이다.

이렇게 정정취에 들게 된 보살은 어떤 마음을 바라는 것일까. 첫째는 직심(直心)이니 진여법을 바로 생각하여 마음이 평등해져서 다시 다른 회곡(廻曲: 어그러지고 굽어짐)됨이 없는 것이다. 이는 자리·이타행의 근본이다. 둘째는 심심(深心)이니 심심은 근원을 궁구한다는 뜻으로 일체의 모든 선행을 즐겨 이루는 것이다. 만약 하나의 선이라도 갖춰지지 않으면 근원에 돌아갈 수 없는 것이어서 반드시 만행을 갖춰야 근원에 돌아갈 수 있기 때문이다. 이는 자리행의 근본이다. 셋째는 대비심(大悲心)이니 대비란 중생의 고통을 덜어주는 것이다. 이는 이타행의 근본이다. 이 세 마음을 내면 어떤 악이든 여의지 않음이 없고 어떤 선이든 닦지 않음이 없으며, 한 중생도 제도되지 않는 바가 없으니 이를 무상보리심이라 한다.

또한 위의 세 마음을 내어 진여법에 귀순하는데 대략 네 가지 방편이 있다. 첫째는 행근본방편(行根本方便)이다. 모든 법은 자성이 생김이 없음을 보고 망견을 여의어 생사에 머물지 않는다. 그리고 모든 법이 인연으로 화합하여 업과를 잃지 아니함을 보고 대비를 일으켜 여러 복덕을 닦아 중생을 섭화하여 열반에 머물지 않는 것이다. 이는 주착함이 없는 법성에 수순하는 것이다. 둘째는 능지(能止)방편이다. 자기의 허물을 부끄러워하고 뉘우쳐서 모든 악법을 그치게 하여 증장하지 않게 하는 것이다. 이는 모든 허물을 여의는 법성에 수순하는 것이다. 셋째는 선근을 일으켜 증장시키는 방편(發起善根增長方便)이다. 삼보에 부지런히 공양하고 예배하며 모든 부처를 찬탄하고 따라 기뻐하며 권청한다. 이와 같이 삼보를 애경하는 순후한 마음 때문에 믿음이 증장되어 무상의 도를 구하는데 뜻을 두며 또 삼보의 힘으로 보호됨에 의해 업장을 녹이고 선근이 퇴전하지 않는 것이다.

이는 치장(癡障)을 여읜 법성에 수순하는 것이다. 넷째는 대원평등(大願平等)방편이다. 미래에 다하도록 모든 중생을 교화, 제도하여 남음이 없게 하여 모두 무여열반을 이루도록 발원하는 것이다. 이는 단절됨이 없는 법성에 수순하는 것이다. 이렇게 발심해서는 다음의 두 가지 공덕이 나타난다. 첫째 자리(自利)의 공덕이다. 이러한 발심에 따라 십주보살이 인공문에 의해 법계를 보는 것이니 이는 상사각이다. 둘째는 이타(利他)의 덕이다. 법신을 보기 때문에 원력에 의해 도솔천에서 내려오심, 마야부인 모태에 들어가 머묾, 모태에서 나옴, 출가함, 마구니를 항복시킴, 불도를 이룸, 법륜을 굴림, 열반에 드심의 팔상(八相)을 행한 것이다.

삼보 애경 순후한 마음이 믿음 증장

둘째 해행발심은 십행위(十行位) 중에서 법공을 얻었기 때문에 법계에 수순하여 보시, 지계, 인욕, 정진, 선정, 반야바라밀 등 육도행을 닦는다. 그리고 해행에서 얻은 발심으로 정신(正信)을 얻어 지전(地前)의 제일아승기겁이 다 차려고 하는 때에, 십회향의 자리에서 평등공을 얻었기 때문에 진여법에 대한 깊은 이해가 눈앞에 나타난다.

셋째 증발심은 초지에서 제십지까지의 보살이 진여를 증득하여 내는 발심이다. 이에는 진심(眞心: 무분별지), 방편심(후득지), 업식심(미세하게 생멸하는 아라야식)의 세 가지가 있다. 

은정희 전 서울교대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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