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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귀의-보리심 등불 삼아 사마타 수행”

기자명 법보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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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07.11.12 10: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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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티베트센터 수행학교 현장

티베트 딱빠 스님 지도…매주 토요일 이론·실수

<사진설명>한국티베트센터는 11월 3일 수행학교인 ‘제1기 명상아카데미’를 개설했다.

저녁 바다를 물들이던 노을도 숨을 죽이고 도심의 등불이 하나 둘 제 빛을 발하는 시간, 부산 아미동의 까치고개 초입에 위치한 한국티베트센터 광성사(주지 소남)에서 예불이 시작된다.

11월 3일. ‘제1기 명상 아카데미’로 이름 붙여진 한국티베트센터 수행학교가 문을 열던 날, 티베트 수행을 배울 수 있다는 소식을 듣고 참가한 30여 명의 불자들은 사뭇 진지한 표정이 되었다. 티베트 양식의 불단이 조성된 법당에서 수행이 시작되자, 외부인의 출입이 제한되고 도심의 소음마저 사라진 자리에 고요함과 적막감이 흘렀다.

인자한 미소를 띤 티베트 스님이 나지막하면서도 생기 있는 목소리로 법문을 시작하고, 또 다른 티베트 스님이 우리말로 법문을 전달했다. “마음의 고통을 없애고 힘있게 만드는 방법이 바로 명상입니다. 명상의 첫 번째 단계는 불·법·승 삼보에 귀의하는 관상과 헤아릴 수 없는 중생의 고통을 구제하는 부처의 마음을 얻겠다는 보리심을 관하는 것입니다. 이와 같은 삼귀의와 보리심을 바탕으로 사마타 수행에 들어갑니다.”

한국티베트센터는 지난 8월 제1회 티베트불교문화캠프에서 짧은 시간 티베트 명상을 체험하며 수행을 엿볼 수 있는 자리를 마련한데 이어 정식으로 수행을 배울 수 있는 아카데미를 개설했다. 12월 8일까지 매주 토요일 이어지는 티베트 명상 수행은 한국티베트센터가 개설된 이후 처음으로 마련한 수행 프로그램이다.

수행은 다람살라에서 현교와 밀교를 두루 통찰한 게시 딱빠 스님이 초심자들도 이해하기 쉽게 법을 설하고, 한국에서 3년간 공부한 게시 소남 스님이 통역을 하는 방식으로 진행한다. ‘고통을 줄이고 행복으로 이끌어주는 명상의 첫 단계’라는 주제의 명상 수행은 지난 10월 달라이라마가 한국불자들에게 맞는 수행법으로 추천한 까말라실라의 『수습차제』를 바탕으로 실수의 시간을 갖는다.

『수습차제』는 티베트에서 모든 수행 지침서의 어머니라고 불릴 만큼 소중하게 다뤄지는 고서로, 인도의 고승 까말라실라가 수행의 차제를 정연하게 소개하면서 대승보살의 길을 밝히고 있다. 특히 까말라실라는 당시 티베트에서 선종의 돈수 가르침을 전파했던 중국의 마하연 스님과 성불의 견해를 놓고 격론을 벌였던 이른바 ‘쌈예(sam yas)논쟁’으로 알려진 수행자이며 티베트 수행의 특징을 정확하게 소개하고 있다.

수행학교의 첫 수업은 티베트 명상에 대한 소개에 이어 명상의 예비단계인 칠지기도, 몸에 의지한 명상, 외부의 대상을 통한 명상을 소개하는 순으로 이어졌다. 그리고 매주 토요일 내부의 대상을 통한 명상, 몸의 안주와 밝음을 늘어나게 하는 명상을 소개하고 수행자들의 의문이나 어려움, 변화 등을 점검하고 대화하는 방식으로 진행된다.

딱빠 스님은 유머와 함께 초심자는 물론 타종교인까지 배려한 가르침으로 대중들을 티베트 명상의 길로 안내했다. “바깥 대상을 의지해 명상할 때는 부처님 상호나 만자 등 어떠한 대상이라도 그에 대해 명상하면 됩니다. 명상의 대상은 눈앞 1미터 높이에 크기는 엄지손가락 두 배 정도로 인식합니다. 그리고 그 대상에서 빛이 나오는 것과 같이 밝다고  명상해야 합니다. 대상을 밝고 작게 하는 것은 혼침을 줄이고, 대상을 무겁게 하는 것은 도거, 즉 산란함을 줄이기 위함입니다.”

딱빠 스님은 이어 “명상은 익숙한 일상이 되어야 하며 사마타의 첫 단계는 힘들지만 이 수행이 지속되면 몸과 마음이 불편함을 떠나 자유자재해 지기 때문에 어떤 기도나 수행도 편안하게 할 수 있다”고 명상 수행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한국티베트센터는 수행학교 참가자들이 실질적으로 수행을 배울 수 있도록 30명 안팎의 인원만을 대상으로 하며 4시간 동안 법문과 실수를 병행하고 있다. 또 정규 수행시간 이외에도 법당을 개방해 철야정진이 가능하도록 했다.

소남 스님은 “티베트 명상수행을 정확하고 체계적으로 배우고 실참을 통해 점검까지 받을 수 있는 기회”라며 “단순한 호기심이 아니라 수행의 길에 들어서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고 당부했다. 051)243-2468
 
부산=주영미 기자 ez001@beop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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