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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승기신론(大乘起信論)』 19·끝

기자명 법보신문

眞·俗 초월한 일심의 세계가 바로 깨달음

원효는『대승기신론』에 열중하여 그에 대한 『기신론 소』2권, 『기신론 별기』1권, 『기신론 이장장』(이장의) 1권, 『대승기신론 종요』1권, 『대승기신론 요간』1권, 『대승기신론 대기』1권, 『대승기신론 사기』1권 등 7종의 연구서를 내었다.

그리고 종국에는 그 이론의 실천을 통해 당시 신라사회에서의 문제 상황을 해결하려 했다. 그는 과연 『기신론』의 어떤 점에 주목하여 그의 대중 불교화 운동의 이론서로서 『대승기신론』을 선택하였을까.

당시 신라사회의 불교계는 왕실이나 귀족 중심으로 운행되고 있었다.

출·재가 모두에 불성 있음 알아야

승려들은 성내(城內)의 대사원에서 귀족생활을 하면서 일반 서민들의 교화에는 거의 무관심하였다. 승려들은 자기네들만이 ‘진여’의 세계에 안주하면서 스스로를 ‘세속’에 머물러있는 서민대중과는 전혀 별개의 존재인 것으로 착각하고 있었다.

원효는 서민들이 높은 승려들과 별개의 존재가 아니라고 보았다.

즉 승려나 서민들이 다 같이 불성, 즉 부처가 될 수 있는 성품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서민들이야말로 바로 승려들 자신이 교화해야 할 대상이며 나아가 이들 서민들이 깨달음을 얻어야만 승려 자신의 깨달음도 참으로 완성될 수 있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

그는 『대승기신론』을 통해 이 사상을 이론적으로 정리한 뒤, 드디어는 스스로 집필의 붓을 꺾고 지방의 촌락이나 가항(街巷)을 두루 돌아다녔다.

그러면서 무애(無碍)박을 두드리고 ‘모든 것에 걸림 없는 사람이 한길로 생사를 벗어났도다’라는 구절로 노래를 부르며 가무와 잡담 중에 불법을 널리 알려 일반 서민들의 교화에 힘을 기울였다.

이것은 불교의 상구보리(上求菩提:自利)·하화중생(下化衆生:利他)의 가르침과 같은 내용의 다른 표현에 불과한 부주열반(不住涅槃) 바로 그것이다.

원효는 그의 모든 저술을 통해서 이 부주열반 사상을 매우 강조하고 있다.

나 혼자 깨달았다고 착각하고 그 깨달음의 경지에 안주하고 있는 것은 제대로 깨달은 것이 아니다.

깨닫지 못한 중생들에게 회향(廻向)하여 중생들까지도 함께 깨달음의 세계로 이르게 하는 것, 이것이야말로 진정한 깨달음이라 할 수 있다.

원효, 부주열반사상 강조

그렇다면 깨달음이란 무엇인가.

진여의 세계와 생멸의 세계, 즉 진(眞)과 속(俗)을 완전히 다른 별개의 것으로 보지 않고 이 둘을 초월하는 세계에 이르는 것이다. 진과 속을 초월한 일심(一心)의 세계에서는 진과 속의 구분은 이미 무의미하다.

진이 바로 속이며, 속은 바로 진이기 때문이다. 진은 속을 거부하지 않고 포용하며, 속은 진을 향해 나아가므로 속은 진의 표출이 되어 진과 속이 하나의 세계, 즉 하나의 법계(一法界)가 되는 것, 이것이 깨달음의 경지이다.

열등 중생도 놓치지 않고 제도

『기신론』은 진여문에서 이 깨달음의 정체를 밝히고 생멸문에서는 깨달음에 이르는 여러 다양한 방편들을 제시한다.

육바라밀은 향상·진보하여 이상 경지에 도달할는지 타락·퇴보하여 악도에 떨어질는지 결정이 안 된 대부분의 우리 부정취중생들을 위한 수행요문이다.

그중에서도 특히 지관문의 설명에서 깨달음에 이르는 선방편(禪方便)을 자세히 논구하고 마지막에 힘이 열악한 중생을 위해서는 염불문(念佛門)을 통해 궁극의 경지에 갈 수 있음을 말하였다.

이 또한 열등한 중생 한 사람도 놓치지 않고 제도(濟度)하려는 대자대비(大慈大悲)이자 부주열반의 정신이 아니고 무엇인가.
 
은정희 전 서울교대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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