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단영역

본문영역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천도재·사십구재 18.

기자명 법보신문

천도재는 죽은자와 산자 위한 해탈법회

집착과 미혹 씻어내고 공덕을 쌓는 의식

불교의 다양한 의례 가운데서도 천도재나 사십구재는 불자들을 떠나 일반인들에게 까지 빼 놓아서는 안 되는 의식으로 중요성이 크다.

불자들은 물론 일반인들까지 사람이 죽고 난 후에는 반드시 천도재나 사십구재를 해주어야만 되는 것으로 여기고 절을 찾아가 망자의 명복을 빌고 보다 좋은 세상에 나기를 원한다. 하지만 이러한 천도재나 사십구재가 그 의미의 중요성에도 불구하고 과연 망자를 비롯한 유족이나 동참자들에 대한 교화 효과의 정도가 얼마나 되느냐하는 데에는 회의적이라 아니 할 수 없다.

우선 오해 하고 있는 것 중 하나가 천도재나 사십구재를 하나의 제사의식으로 알고 있다는 점이다. 정확히 말해 불교에서 행해지는 모든 재는 공양이나 법회의 의미를 안고 있다. 영산재 팔관재 예수재등에 있어 재란 부처님과 삼보에게 공양을 올리고 설법을 듣는 행사이다. 천도재나 사십구재는 같은 의미여서 죽은 사람과 산사람이 한자리에 모여 부처님과 삼보전에 공양을 올리고 설법을 듣는다. 죽은 사람과 산사람은 이 의식을 통해 생전의 집착과 미혹을 씻어 내고 현생과 미래생의 공덕을 쌓는다.

다음은 많은 불자들이 죽은 영혼에 대한 불교적 관점이 정확히 확립되어 있지 않다는 점이다. 대부분 불자들은 사람이 죽으면 한동안 이 세상에 머물러 있다가 다음 생의 몸을 받을 것이라고 여긴다거나 더러는 저승세계를 관장하는 염라대왕 같은 심판자에 의해 죽은 이의 영혼이 다른 곳에 태어난다고 여긴다.

경전에 의거하면 중생의 마음은 몸이 없이는 활동이 불가능하다. 몸 역시 마음 없이는 활동이 불가능 하다는 것은 마찬가지이다. 부처님은 몸과 마음의 법칙을 예리하게 관찰한 결과 중생의 몸이 무너지게 되면 업에 따라 새로운 몸을 받는데 영혼이 되어 이 세상에 머물러 있을 시간이 필요 없이 찰나간에 이루어진다고 하셨다.

대승 경전에서는 윤회의 주체로 아뢰야식이라는 영혼 성격의 마음을 말하는데 죽은자가 다시 태어나는 기간에 대해서는 매우 유동적 입장을 띠고 있다. 사후에 인간의 죄와 복을 묻고 심판하는 신은 불교에서는 인정하지 않는것은 물론이다. 따라서 사람이 죽으면 영혼이나 귀신이 되어 몸이 없이 허공에 떠돌다가 새로운 세상에 태어난다는식의 생각은 지나친 맹신이다.

이 말에 대해 그렇다면 귀신은 무엇이냐고 반문 할 것이다. 그러나 귀신은 몸을 받지 못한 영혼이 아니고 이미 전생의 과보로 귀신 갈래에 떨어진 것으로 전생 업의 과보에 의해 몸을 받은 것이다. 다음은 현재의 천도와 사십구재의식이 너무 신비적이고 형식 중심으로 짜져 있다는 점이다. 한문으로 된 의식문은 일반인들에 있어서는 주문과 같아 알아듣기 어렵고 유교와 무속이 융합된 의식은 때로 괴기스러운 느낌을 같게 한다.

초기 경전을 보면 자기 조상을 위해 어떤 아들이 그 조상의 이름으로 부처님의 말씀을 읊조렸는데 그 조상은 이미 축생의 몸을 받은 상태였다. 하지만 그 공덕은 헛되지 않아 아들의 신심에 의해 단 한편의 말씀으로도 천상에 태어나게 된다. 아무리 좋은 뜻을 가진 말씀도 상대가 알아듣지 못하면 소용이 없다.

재에 참석한 살아 있는 대중이 알아듣지 못하는데 귀신이 어찌 알아들을 수 있으랴. 차려놓은 음식보다 더욱 중요한 것은 죽은 자와 산자를 함께 깨우치게 하는 법문이다. 천도재와 사십구재는 죽은자와 산자가 서로 해탈하고자 하는 법회라는 점을 간과해서는 안 된다. 잘못 된 재에 대한 견해나 집착은 중생을 미혹에 빠뜨리게 한다.

유마선원장

저작권자 © 불교언론 법보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광고문의

개의 댓글

0 / 400
댓글 정렬
BEST댓글
BEST 댓글 답글과 추천수를 합산하여 자동으로 노출됩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수정
댓글 수정은 작성 후 1분내에만 가능합니다.
/ 400

내 댓글 모음

하단영역

매체정보

  • 서울특별시 종로구 종로 19 르메이에르 종로타운 A동 1501호
  • 대표전화 : 02-725-7010
  • 팩스 : 02-725-7017
  • 법인명 : ㈜법보신문사
  • 제호 : 불교언론 법보신문
  • 등록번호 : 서울 다 07229
  • 등록일 : 2005-11-29
  • 발행일 : 2005-11-29
  • 발행인 : 이재형
  • 편집인 : 남수연
  • 청소년보호책임자 : 이재형
불교언론 법보신문 모든 콘텐츠(영상,기사, 사진)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는 바, 무단 전재와 복사, 배포 등을 금합니다.
ND소프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