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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일 스님의 계율칼럼] 오신채, 수행에 방해 안된다

기자명 법보신문

우리나라나 중국의 사찰음식에서 오신채를 쓰는 경우는 거의 없다.
오신채를 섭취하면 화를 잘 내게 되고 음욕이 많아지기 때문에 먹지 않는다고 한다. 오신채가 그런 약리작용이 있다하더라도 개인적인 차이가 있기 때문에 그것을 먹지 않아서 화나 음욕이 적어진다고 볼 수 없다.

재가인 가운데 오신채를 늘 먹지만 화를 잘 내지 않고 불사음계를 잘 지키는 불자도 있고, 오신채를 안 먹지만 음욕이 강하고 화를 잘 내는 사람도 있어, 화나 음욕은 마음에서 조절할 수 있는 것이다. 율장에서는 오신채 가운데에서 마늘 먹는 것을 금하고 있는데, 그 이유는 마늘의 강정효과나 진심(嗔心, 화내는 마음) 때문이 아니다.

비구의 경우 마늘을 먹고 온 비구가 냄새 날 것을 염려하여 부처님 가까이 앉지 못한 것 때문에 마늘을 먹지 않도록 제정이 되었다.

또 신심 있는 거사가 투라난타 비구니에게 마늘을 먹을 만큼 가져가도록 허락하였는데, 비구니들이 와서 마늘을 다 뽑아 가버렸기 때문에 마늘을 먹지 말도록 제정된 것이다. 위의 내용에서 알 수 있듯 부처님께서 스님들에게 마늘을 먹지 않도록 한 것이 단순한 동기에서 시작되었고, 이 음식들이 도를 닦는 것을 방해하는 이유 때문은 아니다.

마늘을 비롯한 오신채를 먹지 못하도록 한 것은 대승불교가 발전하면서 비롯되었다. 『열반경』에 오신채를 금하는 내용이 있고, 『범망경』의 보살계 경계(輕戒)의 4번에 오신(五辛)을 먹으면 안 된다는 조목이 있다.

그런데 보살계는 출가자뿐만 아니라 국왕으로부터 말을 알아들을 수 있는 존재면 누구나 받을 수 있고, 받은 사람은 지켜야하는 계이다. 평등하게 대중에게 적용되는 계라고 해서 쉽게 생각하거나 소홀해서는 안 된다. 보살계의 내용으로 보면 실제로 출가자의 계인 구족계보다 훨씬 엄격함을 요구하고 있다. 우리나라처럼 보살계를 지키기 어려운 곳에서는 보살계보다 우바새계를 권하고 싶다.

지키기 어려운 계를 주고 신도들로 하여금 어쩔 수없이 허물을 짓게 하는 것 역시 그리 자비로운 일은 아니다.
계를 받는 가장 큰 이유가 허물을 짓지 않게 하기 위함임을 상기한다면 명분보다 실제적인 것을 추구하는 것이 옳은 일일 것이다.

송광율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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