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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단순례] ①관음종

기자명 법보신문

“투명한 재정 관리가 한국 중심종단 성장 배경”

현재 한국불교계 내에는 역사와 전통을 달리하는 수많은 종단이 있다. 한국불교종단협의회에 등록된 27개 종단을 비롯해 등록되지 않은 종단 등 수십 개의 종단이 서로 다른 종지종풍을 바탕으로 한국불교를 이끌고 있다. 그러나 조계, 태고, 천태, 진각종 등 대형 종단을 제외하곤 나머지 종단에 대해서는 그 동안 잘 알려지지 않은 것이 사실이다. 본지는 월간 기획으로 그 동안 대형 종단에 가려져 있던 종단을 찾아 소개한다.                                                                                                                                          편집자

2004년 관음종 개산조 태허 스님 탄신 100주년을 맞아 개최한 국제보살계 수계법회

대승불교의 핵심이라고 불리는 보살사상. 자리이타(自利利他)라는 보살행 실천을 통해 궁극적인 깨달음에 도달한다는 보살 사상은 1700여 년 간 한국불교가 지향해 온 목표였다. 그러나 근대이후 급속한 사회변화는 불교 신앙에 있어서도 변화를 가져왔다. 자리이타라는 보살도 실천을 중시하기보다는 개인적 기복에만 급급했던 것이 사실이었다.

이런 상황에서 1965년 ‘불입종’이라는 종명으로 창종한 대한불교 관음종은 불교의 대사회적 역할을 강조하면서 새로운 신행문화를 선도했다. 특히 ‘불지지견 개시오입(佛之知見 開示悟入;부처님의 지견을 열어서 보고 깨달아 들어간다)’는 종지를 내세우며 보살불교를 주창한 관음종의 등장은 한국불교 뿐 아니라 우리사회에 커다란 변화를 가져왔다.

우선 ‘반공’을 국시로 채택할 만큼 남북의 이념적 대립이 깊었던 1960년대 관음종은 남북 평화통일을 위한 사업을 전개하면서 통일에 대한 관심을 불러 일으켰다. 특히 1968년 임진각에서 개최한 ‘평화통일 촉구 불교도대회’는 국내는 물론 세계에서도 뜨거운 관심을 받았다. 이를 통해 1970년대 ‘7·4 남북공동 성명’ 발표 등 경색된 남북 관계에 물꼬를 트는 결정적인 계기가 됐다는 평가를 받기도 했다.

그러나 이런 노력에도 관음종은 신생 종단의 한계를 극복하기란 쉽지 않았다. 창종 10여년이 지나도록 관음종은 종단 및 승려, 신도에 대한 관리 체계가 제대로 마련되지 않아 종단 등록 사찰 수도 100개를 넘지 못했을 뿐 아니라 신도 수도 그리 많지 않았다.

그러던 1988년 관음종은 새로운 도약을 시도했다. 당시 사찰의 재산권을 통제하던 불교재산관리법이 폐지되자, 관음종이라는 종명으로 개명함과 동시에 종단 재산을 투명하게 관리하기 위해 재단법인 등록을 실시했다. 당시 재단법인으로 등록된 종단이 조계종이 유일했던 상황에 비춰보면 관음종의 재단법인 설립은 군소종단으로서는 개혁을 의미했다.

종단의 체계적인 관리시스템을 마련한 관음종은 이후 보살불교 정착을 위한 구체적인 사업에 착수했다. 특히 올림픽, 아시안 게임 등 국가적 중대사가 있을 때면 관음종은 종도들의 염원을 결집해 원만히 성취되기를 발원했고, 전통불교문화 보급을 위해 영산재를 시연했으며 체계적인 복지 사업을 위해 복지법인 서울복지원을 설립, 노인복지센터와 어린이집을 운영해 소외계층을 위한 다양한 사업을 전개해 왔다.

관음종은 또 1989년 장충체육관에서 중국, 태국 등의 스님들을 초청, 국제보살계 수계법회를 봉행해 보살불교의 체계를 잡아 나갔다. 특히 관음종은 기복 신앙에서 탈피하기 위해서는 우선 불자들이 ‘불교가 무엇인지’에 대해 제대로 알아야 한다는 필요성을 제기하고 1993년 묘각사에 ‘보살학교’를 개설, 교양대학을 운영했을 뿐 아니라 ‘보살사상’을 주제로 외국의 석학을 초청 국제학술강연회를 개최하면서 불교에 대한 이해를 높였다.

이 같은 노력으로 관음종은 창종 30여년 만에 미국, 일본 등 해외분원 설립을 비롯해 종단 등록 사찰 600여개, 스님 1300여명, 신도 수 80만 명에 이르는 명실상부 한국불교 중심 종단으로 발돋움 했다.

관음종 총무원장 홍파 스님은 “관음종이 짧은 시간에 급성장 할 수 있었던 것은 우선 종단 재산을 투명하게 관리하고 승속을 떠나 모두가 종단의 주인이라는 인식을 심어줬기 때문”이라고 자평했다. 스님은 이어 “그러나 관음종이 추구하는 보살불교가 한국불교에 정착되기 위해서는 아직 산적한 과제가 많이 남아 있다”며 “특히 모든 종단에서 획일적으로 추진하는 사업보다는 관음종만 할 수 있는 특성화 된 사업에 역점을 둬 한국불교의 대사회적 역할을 강화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권오영 기자 oyemc@beop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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