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종 스님의 보현행원품 강설]③
[원종 스님의 보현행원품 강설]③
  • 법보신문
  • 승인 2008.06.09 15: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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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구도 세상과 떨어져 살 수 없기에
우리는 이웃에 도움되는 사람 돼야

“선남자여, 또한 부처님을 찬탄한다는 것은 진법계 허공계 시방삼세 일체 세계에 있는 극미진의 그 낱낱 미진 속마다 일체세계 극미진수 부처님이 계시고, 낱낱 부처님 계신 곳마다 다 한량없는 보살들이 둘러계심에 내 마땅히 깊고 깊은 수승한 알음알이의 분명한 지견으로…일체 부처님의 한량없는 공덕을 찬탄하여, 미래제가 다 하도록 계속하고 끊이지 아니하여 끝없는 법계에 두루하는 것이니라.”

역사상 수많은 사람들이 태어났지만 부처님처럼 훌륭한 모습으로 태어나신 분이 많지 않다. 정반왕과 마야부인 사이에서 카필라 왕국의 왕자로 태어나신 부처님은 13세가 되어 춘경제에 동참하게 됐다.

처음 성문을 나가 보니 저 멀리서 소를 몰고 가는 농부의 모습이 한 폭의 그림처럼 보이는데 가까이 가서 보니 너무나 고통스러운 모습이었다. 저렇게 힘들고 어려운 사람도 있구나 하는 걸 새삼 깨닫게 된 것이다.

농부가 소를 몰고 밭을 가는데 벌레들을 새가 와서 잡아먹었다. 작게 태어난 것이 잡아먹히기까지 하니 얼마나 불쌍한가. 그런데 이 벌레를 새가 와서 채갔다. 또 그 새는 매가 와서 잡아갔다. 부처님은 이런 약육강식(弱肉强食)의 세계에 대해 고민을 하기 시작했다. 태자가 밖에 갔다 와서 고민만 하니 왕이 대신들을 시켜 여행을 보냈다.

잘 알려진 대로 태자는 동쪽 문으로 갔다가 늙은 노인이 지팡이를 의지해 지나가는 모습을 보고 늙음을 생각했다. ‘사람은 누구나 태어나면 저렇게 늙지 않을 수 없다. 어떻게 하면 저렇게 늙지 않을 수 있을까?’

다시 남쪽 문으로 갔다가 이번에는 병든 할머니를 봤다. ‘사람은 누구나 태어나서 늙으면 저렇게 병이 들게 되겠지. 저걸 피할 수 있는 방법이 뭘까?’

다음엔 서쪽 문으로 갔다가 사람이 죽어서 상여(喪輿)가 지나가는 모습을 봤다. ‘사람은 누구나 와서 늙으면 병이 들어 죽고 마는구나. 어떻게 하면 늙고 병들어 죽는 이 모순을 해결할 수 있을까?’

여행을 하고나서 태자의 고민은 더욱 첩첩산중이 됐다. 그러다 드디어 북쪽 문을 향해서 갔다. 성문을 지나서 가니 저 멀리 한 수행자가 한 손에는 바릿대를 들고 눈은 창공을 향해서 온갖 번뇌 망상을 털어버리고 정말로 평온한 모습을 하며 걸어오고 있었다.

부처님이 그 수행자에게 물었다.

“그대는 누구이고 무엇을 수행하는 분입니까?”

“나는 세속의 삼독(三毒)과 오욕을 벗어 버리고 집을 떠나서 수행하는 수행자입니다. 인간은 삼독과 오욕의 번뇌로 가득 차 있습니다. 나는 그것을 떠나 진리를 찾아서 깨달음을 얻기 위해서 수행하고 있습니다.”

이 말을 듣고 태자는 기쁨에 차서 돌아왔다.

태자는 왕궁에 돌아와서 고민하다가 아버지 정반왕에게 출가를 청했다. 그래도 안 되자 하는 수없이 결혼을 하게 되고 대를 이를 왕자를 낳은 뒤 몰래 성을 나와 수행의 길로 접어들었다. 6년간 고행을 하시고 깨달음을 얻으셨는데, 깨달음의 내용이 기가 막힌다.

부처님 이전에는 유일신(唯一神)이 주재하고 생사여탈권(生死與奪權)을 행사한다고 믿었다. 그런데 부처님은 그것을 부정하고 모든 것이 인연에 의해서 형성되고 인연에 의해서 멸한다는 진리를 말씀하셨다. 이 연기법(緣起法)에 따르면 누구도 세상과 떨어져 혼자 살 수 없다. 그러므로 우리는 중생들에게 도움이 되는 사람이 되어야 한다.

부처님은 45년간이나 중생들을 향해서 수없는 깨우침과 복덕을 주시고 가르침을 주셨다. 그리고 가시는 모습 역시 그렇게 훌륭할 수가 없었다. “부처님이 가시면 누구를 의지해서 수행을 해야 하는지”를 묻는 제자들에게 “내가 말해 놓은 법(法)이 있지 않느냐. 그 법을 의지하거라. 그리고 너희들 스스로를 의지하라”고 하셨다.

이러한 부처님의 한량없는 공덕을 찬양하는 것은 「보현행원품」을 가장 잘 실천하는 것에서부터 시작한다. 불자로서 부처님을 찬탄하지 못하고 부처님을 자랑스럽게 생각하지 못하면 안 된다. 진실하고 확고한 신심으로 불ㆍ보살님을 찬탄하는 불자가 되어야겠다.

원종 스님 제주 관음사 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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