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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서 대종사의 방하착]

기자명 법보신문

진정한 소유는 無所有

‘내 것’이라 할 수 있는 건 아무 것도 없어
‘욕심의 끈 놓지 못하면 지옥으로 떨어져


“죽은 뒤에 사람이 가지는 것은 몸을 덮은 삼베옷과 자신의 육체를 덮는 관뿐이다. 이마저 세월이 흐르면 삭아 없어진다.”

욕심의 주범은 애초에 자기 것도 아닌데 그것을 마치 자기 것으로 착각하는 데에 있다. 세상에서 공짜라는 것은 없다. 자신에게 돌아오는 재물과 명예는 모두 자기 노력의 결과이다. 그러므로 일을 하지 않고 무엇인가를 얻으려고 하는 것은 잘못된 생각이다. 만약, 열심히 노력하지 않고 얻어지는 것이 있다면 그것은 범죄에 지나지 않는다.

불교경전에는 이러한 인간의 어리석음을 꾸짖는 내용들이 많다. 『백유경』은 그 중에서도 우화적으로 인간의 어리석음을 꾸짖는 경전이다. 백가지의 교훈적인 비유를 통해 인도의 상가세나 스님이 쓴 경전으로 98개의 이야기가 담겨져 있는데 그 중에서 인간의 탐욕에 관한 내용을 소개 하겠다.

“옛날에 어떤 가난한 선비가 길을 가다가 우연히 돈뭉치를 주웠다. 그는 매우 기뻐하며 돈을 그 자리에 서서 세고 있었다. 그런데 미처 다 세어 보기도 전에 돈 뭉치를 잃어버린 주인이 갑자기 나타나서 빼앗기고 말았다. 그는 돈 뭉치를 가지고 빨리 그 자리를 떠나지 못한 것을 후회하다가 결국 마음의 병을 얻고 말았다.”

참으로 재미있는 우화이다. 이 짧은 글속에서 상가세나 스님이 전하고자 하는 것은 욕심 많은 인간의 심리이다.

이 글속에 나타난 선비는 불교에서 말하는 세 가지의 삼독 중 탐욕과 어리석음을 동시에 가진 사람이다. 자기 것이 아닌데도 불구하고 쓸데없는 탐욕을 가지는 것과 그 돈을 빼앗기고 말았다는 어리석은 생각이 바로 그것이다.

만약 이 선비가 처음부터 이 돈을 잃은 버린 사람에게 되돌려야 주어야겠다는 바른 생각을 가졌다면 오히려 마음의 행복을 얻었을 것이다. 이렇듯이 사람은 생각하기 나름에 따라서 행복과 불행을 얻을 수 있다.

우리는 세상을 살면서 제가 가진 것이 부족하다고 한탄을 하는 경우가 많다. 그런데 의외로 자신이 가진 것이 남보다 더 귀중하고 소중하다는 것을 종종 발견 한다. 그런데도 불구하고 남을 것을 지나치게 탐하거나 빼앗기를 밥 먹듯이 하는 세상에 우리는 살고 있다. 지금 우리는 참으로 부처님의 불법이 그리운 시대에 살고 있다.

이 세상에 자기 것은 하나도 없다. 다만 지금 자기가 가지고 있는 것은 잠시 누군가로부터 빌린 것에 지나지 않는다. 내가 가진 재물, 내가 가진 명예, 나의 가족, 심지어 자신의 목숨까지도 잠시 빌린 것에 지나지 않는다는 말이다. 우리가 백년도 되지 않는 이 세상을 살면서 욕심의 끈을 놓지 못하고 끝까지 탐하게 되면 지옥으로 떨어지는 원인이 될 수 있다. 죽은 뒤에 사람이 가지는 것은 몸을 덮은 삼베옷과 자신의 육체를 덮는 관뿐이다.
이마저도 세월이 흐르면 다 삭아 없어지는 것이 우리의 육신이다. 이 얼마나 부질없는 삶인가? 그런데도 불구하고 손에 쥔 것을 끝까지 놓지 못하는 마음을 보면 그저 안타까울 따름이다. 애초에 우리는 어머니의 뱃속에서 깨끗한 빈손으로 태어난다. 다만 죽음이란 것도 그 깨끗한 빈손으로 다시 되돌아가는 것에 지나지 않는다. 이것을 알게 되면 이 세상에서 버려도 아까울 것이 하나도 없다. 

월서 스님 대한불교조계종 원로의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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