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단영역

본문영역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월서 대종사의 방하착]

기자명 법보신문

열심히 공부하고 수행하라

사람에게 공부와 수행은 때가 있는 법
젊어 수행하지 않으면 늙어서도 못 해

‘수레는 깨지면 갈 수 없고 사람이 늙으면 수행할 수 없는 것처럼 공부를 하지 않는 사람은 바퀴가 깨친 수레처럼 아무런 쓸모가 없다.’

원효 스님은 한국불교사상에 가장 위대한 족적을 남긴 분이다. 윗글은 원효 스님이 ‘발심수행장’에 남긴 마지막 글이다. 원효가 한국불교의 태동인 신라불교에 끼친 업적이 없었더라면 오늘날 한국의 대중 불교사상 또한 존재하지 않았을 수도 있다. 수레가 깨진다는 것은 쓸모가 없다는 말이다. 이와 같이 사람이 젊어서 공부를 하지 않으면 늙어서는 수레처럼 몸뚱이가 깨지기 때문에 수행을 할 수 없다는 뜻이 된다. 이는 사람에게 공부와 수행을 하는 것도 다 때가 있다는 말이다.

그럼 원효 스님이 말하는 수행이란 무엇을 말하는 것일까?
원효가 잠을 자다가 잠결에 목이 말라 해골 속에 담긴 물을 먹고 대오(大悟)를 한 것이나 거리에 나가 “누가 내게 자루 없는 도끼를 주겠는가? 내 하늘을 받칠 기둥을 깎으리라(誰許沒柯斧 我斫支天柱)” 라고 노래한 것이나 모두 정견(正見)에 따른 것이다. 여기에서 정견이란 팔정도의 하나로써 사제(四諦)의 이치를 알고, 제법(諸法)의 참된 모습을 바르게 판단하는 지혜를 말한다.

여기에서 ‘자루 없는 도끼’란 큰 이상을 가지고 있으나 기회가 없다는 뜻이다. 만약 그런 기회를 준다면 큰일을 할 수 있다는 원효 스님의 꿈이다. 이 이야기를 들은 태종무열왕은 자신의 딸인 요석공주(瑤石公主)와 연을 맺어 주어 그녀와의 사이에서 설총이 태어났으나 이 사실을 스스로 파계(破戒)로 단정하였다. 그는 마침내 승복을 벗고 소성거사(小性居士), 복성거사(卜性居士)라 이름 하고, ‘무애가(無碍歌)’를 지어 부르며 불교를 민중 속에 깊게 파고들게 한다. 이러한 원효 스님의 행동을 불교적 관점에서 해석을 하면 대단히 파격적인 것이다. 그러나 당시의 시대적 상황으로 볼 때 원효 스님이 신라 불교에 끼친 영향은 실로 엄청나다고 할 수 있다.

원효 스님의 공부는 모두 ‘정견’에 그 바탕을 둔 것에 다름 없다. 한국불교사의 발심수행과 출가수행의 방법을 기술한 ‘발심수행장’은 현존하는 최고의 문헌으로 평가 받고 있는데 문장이 매우 평이해 오늘날 까지도 불교 초심자나 사미승(沙彌僧)이 제일 먼저 읽는 책으로 알려져 있다. 그럼 원효 스님이 말하는 ‘정견’을 얻는 자세란 어떤 것을 말할까?

첫째로 ‘탐욕을 끊고 수행하라’, 모든 부처님이 적멸궁을 아름답게 꾸민 것은 욕심을 끊고 수행에 정진을 한 까닭이요. 중생들이 불타는 집에서 고통을 받는 것은 끝없는 탐욕 때문이다.

둘째 ‘출가하여 용맹정진하라’, 추운 법당에서 절을 할 때 무릎이 얼음장 같이 차거와도 불을 생각하는 마음을 없애고 굶주린 창자가 끊어지는 듯 하여도 먹을 것을 찾지 말라. 잠깐이면 백년이 지나는데 수행하지 않고 게으르며 졸기만 할 것인가.

셋째 ‘참된 수행자가 되라’, 계와 지혜를 갖추는 것은 굴러가는 수레의 두 바퀴와 같고 자기도 이롭게 하고 남도 이롭게 하는 것은 날아가는 새의 두 날개와 같다.

넷째 ‘부끄러움이 없는 삶을 살라’, 세상의 즐거움 뒤에는 반드시 고통이 따른다 한번 참으면 오랜 즐거움이 되는데 어찌하여 참된 도를 닦지 않는가. 다섯째 “늙으면 수행하기 어렵다’, 망가진 수레는 굴러갈 수 없듯이 인생 또한 늙으면 수행 할 수 없다. 누우면 게으름만 생기고 앉아 있어도 어지러운 생각만 일어난다.

참으로 읽으면 읽을수록 골수(骨髓)에 뼈저리게 느끼게 하는 내용들이다. 이것이 원효가 얻어내고자 하는 정견인 것이다.

월서 스님 대한불교조계종 원로의원

저작권자 © 불교언론 법보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광고문의

개의 댓글

0 / 400
댓글 정렬
BEST댓글
BEST 댓글 답글과 추천수를 합산하여 자동으로 노출됩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수정
댓글 수정은 작성 후 1분내에만 가능합니다.
/ 400

내 댓글 모음

하단영역

매체정보

  • 서울특별시 종로구 종로 19 르메이에르 종로타운 A동 1501호
  • 대표전화 : 02-725-7010
  • 팩스 : 02-725-7017
  • 법인명 : ㈜법보신문사
  • 제호 : 불교언론 법보신문
  • 등록번호 : 서울 다 07229
  • 등록일 : 2005-11-29
  • 발행일 : 2005-11-29
  • 발행인 : 이재형
  • 편집인 : 남수연
  • 청소년보호책임자 : 이재형
불교언론 법보신문 모든 콘텐츠(영상,기사, 사진)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는 바, 무단 전재와 복사, 배포 등을 금합니다.
ND소프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