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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원 스님의 기억으로 남은 스님]

기자명 법보신문

언제나 행복한 성전 스님

언제나 환한 미소 짓던 글 솜씨 좋은 스님 보면

문수보살 게송 의미 자연스레 깨닫게 돼

언제나 웃는 사람을 상상해보자. 어떤 사람은 그저 따라 웃기도 하겠고 어떤 사람들은 뭔가 오해하고 자기를 비웃기라도 한다고 생각하며 화를 내기도 할 것이다. 또 우리는 어떤 사람의 웃음은 매우 유쾌하게 받아들이면서 또 어떤 사람들의 웃음은 괜스레 뭔가 자신을 우롱한다는 느낌으로 받아들일 때가 있다. 웃음 그 자체만으로는 어떠한 결론도 낼 수 없다. 누구의 미소인가를 두고 그 추미를 결정해야 할 것이다.

언제나 웃는 스님이 계신다. 지금까지 단 한 번도 웃지 않는 모습을 본적이 없었다. 지금 생각하면 웃지 않는 스님의 이미지를 상상 할 수 없는 것은 그런 모습을 정말 보지 못했기 때문이다. 그것도 언제 보아도 기분 좋은 웃음으로 웃는 스님! 또한 노래도 너무 잘하신다. 정말 생긴 모습이 곱상하기라도 했다면 수많은 팬들을 어찌하지 못 할 것이다. 오늘같이 선선한 가을밤이면 달빛 아래서 스님의 노래를 한번쯤 듣고 싶어진다.

강원선배로 만나 해인지 편집일로 자주 보게 된 성전스님 이야기다. 꽤나 심각할 듯한 주제도 스님에게 가면 가벼운 터치로 우리들 마음의 짐을 확 내려주신다.
학인으로 있을 때 서울에 있는 해인지 편집실을 찾아가 스님을 만났다. 정말 좁은 방사이로 책을 가득 쌓아두고 비좁은 틈을 지나 꼭 원두커피를 타주었다. 당시만 해도 스님이 차를 마시지 않고 커피를 마시는 것이 매우 인상적이었다. 첫 만남에서 너무나 격이 없어 선후배가 아니라 오랜 도반을 만난 듯 했다. 다정하고 진솔하게 이야기 나누다보니 정말이지 자리를 뜨고 싶지 않게 만들었다.

스님은 언제나 그때와 같은 친화력이 있었기에 가는 곳마다 많은 사람들이 스님과의 친분을 즐거이 이야기하는 것 같다. 음성이 참 좋아서인지 언제부턴가 불교방송에 출현하셨다. 방송을 탄 이후로 스님은 더 인기있는 스님이 되었다. 고운 음성은 전생에 경전을 많이 읽고 남을 많이 칭찬한 결과라고 하는데 성전스님을 보면 정말 그렇다는 생각이 든다.
한번은 어느 책을 봤는데 첫 머리글을 읽다가 너무나 글 솜씨가 뛰어나서 혼자 조용히 책을 덮고 어쩌면 이렇게 글을 잘 쓰는 스님을 몰랐단 말인가 하면서 언제 기회 닿으면 꼭 만나봐야겠다고 생각하고는 여러 스님들께 그 이야기를 했다. 그런데 대부분의 사람이 그 사람의 글에 대해 호감을 가지지 않았다. 참 이상하다 싶어 다시한번 그 책을 읽어보았는데 아뿔사! 내가 읽었던 것은 머리글이 아니라 추천의 글이었고 그 글이 바로 성전스님의 글이었던 것이다.  그날 바로 스님께 전화를 했다. 그렇게 짜릿할 정도로 스님의 글에 반했던 이야기를 하니 그저 너털웃음을 짓고 말았다.

그런 스님이 몇 편의 책을 내셨다. 몇 권 팔렸는지도 알 수 없고, 작은 출판기념회도 가졌는데 한 번도 가보지는 못했다. 언제 만나더라도 ‘스님 인세 많이 받았으니 밥이라도 한번 사야지’ 하면 언제라도 엄청난 공양이라도 올릴 듯 그러마라고 하며 오히려 환히 웃으며 반겨주신다. 정말이지 문수보살의 게송은 성전스님께 딱 어울린다는 생각을 자주 하곤 한다.

미소 짓는 그 얼굴이 참다운 공양구요
부드러운 말 한마디 미묘한 향이로다
깨끗해 티가 없는 진실한 그 마음이
언제나 한결같은 부처님 마음 일세

환하게 받아주시는 스님의 미소는 우리들에게, 그 누구도 줄 수 없는 한없이 아름답고 풍요로운 공양일 것이다.

성원 스님 제주 약천사 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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