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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서 대종사의 방하착]

기자명 법보신문

계는 해탈 문으로 가는 지름길
잘못 스스로 뉘우치는 게 중요

“계와 선정을 몸에 지니고 해탈을 얻었음을 깨닫는 지혜를 가지는 것은 가르침을 잘 깨우친 사람이며 또한 가르침을 전해 주는 사람이며 가르침을 잘 설해 주는 사람이다. 그가 바로 비구이다.”

부처님이 제자들에게 한 설법이다. 우리는 가끔 길을 걷다가 혹은 절에서 스님들을 만날 때가 있다. 여기에서 스님이란 일반인들과 다른 수행자를 뜻하며 부처님의 제자들이다. 때문에 계를 지키고 열반을 위해 수행하는 스님들은 분명히 일반불자들이 경건하게 대해야 할 분들이다. 그런데도 불구하고 불자들은 스님 앞을 지날 때도 가벼운 목례조차 하지 않는 모습을 종종 본다.

부처님은 “비구들을 섬기고 봉사하고 존경하는 사람은 계의 덩어리(戒蘊)를 완전하게 수행하지 않았어도 그것을 완전하게 수행하게 되며 이런 사람은 또한 선정의 덩어리(定蘊), 지혜의 덩어리(慧蘊), 해탈의 덩어리(解脫蘊), 또한 해탈을 깨닫는 지혜의 덩어리(解脫知見蘊)을 완전하게 수행하지 않았더라도 그것을 완전하게 수행하게 된다.”라고 말씀하셨다.

이는 일반 불자들이 스님들을 존경해야 할 궁극적인 이유이다. 부처님의 제자를 섬기는 것만으로 절대적인 공덕을 얻는다는 것을 부처님이 강조한 것이다. 그런데도 불구하고 스님들을 그저 수행의 한 사람정도로만 여기는 것은 지극히 잘못 된 것임을 불자들은 알아야 한다. 스님들은 깨달음의 교사이며 탐욕을 버린 사람이며, 어둠을 깬 사람, 빛을 내는 사람이다. 왜냐하면 스님들은 철저한 계를 통해 해탈의 문으로 가고 있는 수행자이기 때문이다. 물론, 스님들도 불자들에게 존경받는 수행자로서 인식되기 위해서는 철저한 계를 지켜야만 한다.

계를 잘 지키면 그 공덕이 쌓이고 쌓여 향기처럼 사방에 널리 퍼진다고 해서 계향(戒香)이라고 한다. 계에는 오계, 십계, 보살 사십계, 비구 이백오십계, 비구니 삼백사십팔계 등이 있는데 계는 단적으로 나를 지키는 하나의 방편(方便)이라고 할 수 있다. 그래서 부처님은 보름에 한 번씩 하는 포살을 행했던 것이다. 이와 같이 계를 지키는데 있어 가장 중요한 것은 무비무악(無非無惡), 무질투, 무탐진이다. 남을 시비하지 않아야 하고 남의 허물을 보지 말아야 하며 남의 것을 탐하지 않아야 한다.

열반경에 보면 ‘만약 죄를 지었으면 감추지 말아야 한다. 감추지 않으면 죄가 가벼워지고 부끄러움을 느끼면 그 죄악 자체가 소멸 된다’라고 적혀 있다. 석가모니 부처님이 포살을 행한 것도 바로 이러한 뜻이 숨겨져 있었던 것이다. 오늘 날 사람들은 자신의 잘못을 스스로 인정하지 않으려는 경향이 많다. 심지어 잘못을 하고도 뉘우치기는커녕 자신의 잘못을 지적해준 사람에게 오히려 화를 입히는 일이 비일비재 하다.

우리는 세상을 살아가면서 자의든 타의든 수많은 계를 어기게 된다. 그러나 그러한 계를 어기는 것보다 그에 대한 잘못을 인정하고 스스로 뉘우치는 것이 더욱 중요하다. 그래야만 또 다시 계를 범하는 우(愚)를 범하지 않기 때문이다. 사람이 계를 지키는 것은 남과의 약속이 아니라 자기와의 약속이다. 지키지 못할 약속을 하는 것보다 더 어리석은 사람은 없다. 왜냐하면 ‘스스로 부끄러움을 느껴 아는 것’보다 더 지혜로운 것은 없기 때문이다. 

월서 스님 대한불교조계종 원로의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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