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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서 대종사의 방하착]사찰 일주문의 의미

기자명 법보신문

욕계와 진계 나누는 경계의 문
문턱 넘는 순간 번뇌·망상 소멸

사찰에 들어서면 제일 먼저 일주문(一住門)을 만난다. 그리고 그 다음에 천왕문이나 해탈문 혹은 불이문을 지나 만세루가 있고 정면에 대웅전이 있으며 마당에는 석탑, 석등들이 있고 대웅전을 중심으로 하여 좌체우용(左體右用))의 표현으로 왼쪽에는 비로전 용화전등이 있으며 오른쪽에는 관음전, 명부전, 나한전, 팔상전 등이 있다.

이것이 한국사찰이 가진 대표적인 건축규격이다. 다만 사찰의 건축규격이 어느 때부터 이렇게 되었는지는 상세하게 기록되어 있는 것은 없다. 사찰의 건물도 아무렇게나 세워서는 절대로 안 된다. 반드시 좌체우용이라는 대원칙에 의하여 배열되어야만 한다. 체와 용이란 경전에 자주 나오는 말로, 체는 본체란 뜻이며 용이란 화용(化用) 곧 변화의 작용이며 그 용도란 뜻이다. 어떤 물체라도 체와 용이 있고 우리의 심성에도 이것이 들어 있으며 부처에게도 이것이 있다.

기신론(起信論)에서는 체(體), 상(相), 용(用)을 삼대(三大)라 하여 구체적으로 설명이 되어 있다. 주불(主佛)을 모셔 놓은 대웅전을 중심으로 하여 좌측으로는 비로전(毘盧殿), 용화전등(龍華殿等)의 화용(化用)이 없는 곧 본체에 전각을 세우고 오른쪽으로는 관음전 팔상전 나한전등의 응화작용(應化作用)이 있는 전각을 세우는 것이 통례로 되어 있다. 그러므로 건물하나의 위치라든지 법기(法器)하나라도 제대로 놓아야 한다.

어느 사찰에 가던지 들어가는 입구에 일자로 버티고 선 문이 있는데 이를 두고 일주문이라 한다. 이 문은 그 사찰의 면목이라 할 수 있으며 관문(關門)이라 할 수 있다. 더구나 사찰의 첫 인상을 풍겨주는 얼굴이기 때문에 비록 작은 규모이기는 하나 매우 중요한 건축물이다.

그래서 일주문은 그 사찰의 전체를 한 눈에 볼 수 있는 위용을 갖추고 있어야 하기 때문에 다른 건축물보다 매우 정교하고 장엄하다. 또한 일주문에는 산사와 사찰의 이름이 현액(現額)으로 걸려 있어 그 사찰의 간판이라고 할 수 있다.

일주문은 건축양식에 있어 오랜 세월이 지나도 결코 무너질 위험성이 없고 안정감을 줄 뿐만 아니라 역학적으로도 매우 특수하게 설계 되어 있다. 더구나 기둥이 횡으로 세워져 있어도 비바람 속에서도 오랜 세월을 넉넉히 이겨낸다. 그렇기 때문에 사찰에서도 매우 귀중하게 다루는 건축물이다.

일주문의 특색은 바로 일(一)이라는 형태에 그 비밀이 있다. 이 문을 경계로 하여 속계(俗界)와 진계(眞界)가 갈라진다. 문밖까지는 번뇌가 끓고 망상에 허덕이고 생사의 파랑(波浪)에서 갈피를 잡을 수 없도록 표침하다가도 이 문턱을 밟고 들어서는 순간 모든 번뇌와 망상이 가라앉고 청정무구한 본래면목으로 돌아가 자신을 반조(返照)하고 불세계(佛世界)인 상적광사(常的光土)에 들게 되는 것을 일(一)로 표현한 것이라 볼 수 있다. 일(一)이란 일심(一心)혹은 일원상(一圓相), 일진여(一眞如), 일법계(一法界), 일물(一物)등의 뜻으로 해석 된다. 다시 말해 문밖에서까지 분주하고 시끄럽게 일어나고 있던 모든 망식작용(妄識作用)이 일주문을 들어서는 그 순간부터 일심으로 돌아가 일법계 일원상 일진여로 귀합 통일되는 것을 의미한다. 아울러 청정한 일심이 되어 정진과 수행의 길로 들어서게 되는 것을 의미한다. 

월서 스님 대한불교조계종 원로의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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