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낙산사서 찾는다] ⑩ 사찰, 문화 흐름 주도하는 ‘파워브랜드’
[낙산사서 찾는다] ⑩ 사찰, 문화 흐름 주도하는 ‘파워브랜드’
  • 법보신문
  • 승인 2008.12.22 11: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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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사음악회, 강원대표 문화브랜드
낙산사의 변화는 한국불교의 희망
 
매년 여름 원통보전 앞에서 열리는 낙산사 산사음악회는 동해안을 찾는 관광객들에게 자연스럽게 불교문화를 소개하는 문화포교의 장으로 거듭나고 있다.

화마의 상처가 채 가시지 않았던 2005년 10월 낙산사에서는 세 번의 작은 음악회가 열렸다. 화마를 간신히 피한 낙산사 보타전 특설무대에서는 ‘꿈과 희망의 한마당 KBS산사음악회’가 열렸고 강원예술고등학교 재학생들이 마련한 의상음악회도 곧바로 이어졌다. 그리고 낙산노인전문요양원 개원에 맞춰 실버음악회도 마련됐다. ‘낙산사와 함께하는 희망 만들기’라는 주제로 열린 이들 음악회는 산불로 피해를 입은 지역주민들의 고통을 나누고 희망을 키워나가자는 격려와 위로의 자리였다.

도심에 비해 상대적으로 문화적 혜택이 적은 양양지역에서 청소년, 노인을 비롯해 지역주민들이 모두 참여할 수 있도록 마련된 음악회는 지역 주민들에게 적지 않은 힘이 되어 주었다. 낙산사 측은 “어려운 때일수록 이러한 문화 행사들을 통해 지역 주민들이 한 자리에 모여 결속력을 다지고 불교문화를 자연스럽게 접할 수 있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고 개최의 의미를 밝혔다.

너나 할 것 없이 모두가 화마의 피해자였던 양양지역에서 낙산사가 시작한 ‘희망 만들기 프로젝트’는 작은 음악회와 문화 마당을 통해 실의에 빠진 주민들에게 희망을 나눠주고 지역 사회에 새로운 에너지를 불어 넣어 이후 낙산사 복원은 물론 양양지역 피해 복구에도 보이지 않는 힘이 되었다.

문화마당 열어 지역에 희망 전해

그리고 이제 낙산사의 산사음악회와 각종 문화행사들은 양양지역의 대표적인 문화행사로 성장하며 지역 사회의 새로운 문화 브랜드가 되고 있다.

낙산사에서는 일 년에 한 차례 이상 산사음악회가 열린다. 주로 동해안을 찾는 관광객들이 많아지는 여름철에 마련되는 이 음악회는 관광객들을 자연스럽게 사찰로 끌어들여 산사와 불교문화의 아름다움을 접할 수 있는 계기가 되어주고 있다. 2006년 8월에는 워싱턴 포스트지로부터 ‘최고의 앙상블’로 극찬 받은 바 있는 ‘세종솔로이스츠’를 초청해 아름다운 현악기의 향연을 펼쳤고 2007년 9월에는 KBS국악관현악단과 함께하는 낙산사 산사음악회가 원통보전 앞 특설무대에서 개최됐다.

그리고 올해 8월에는 제5회 대관령국제음악회의 마지막을 장식하는 음악회가 열렸다. 보타락에 마련된 특설무대에서는 원주시립교향악단과 최재원 바이올린 연주가, 이윤아 소프라노 등을 초청 수준 높은 클래식의 향연이 여름밤을 아름답게 장식했다. 이에 앞서 7월 26일에도 강릉 MBC와 함께한 산사음악회가 마련돼 양양 지역을 찾은 여름철 관광객들에게 음악과 어우러진 산사의 아름다움을 선사했다.

1사 1문화지킴이 운동 대중화

낙산사는 산사음악회와 더불어 문화재에 대한 의식 재고를 위한 문화행사에도 노력을 기울였다. 낙산사 전소 사건이 발생한지 3주년이 되던 올해 4월 5일 낙산사에서는 강원문화유산의 날 선포식이 거행됐다. 낙산사 전소 사건을 계기로 문화재에 대한 경각심을 고취하고 과거의 교훈을 소중히 되새겨 문화재의 소중함을 일깨우기 위한 취지로 마련된 이 행사에서 낙산사 측은 문화재 보호를 위한 전 도민의 동참을 호소하며 민간단체와 함께 문화재 보호 운동인 ‘1사 1문화지킴이’운동의 출범을 선언했다.

기업체와 문화재 보호 기관이 협약을 체결해 문화재 보호를 위한 지원과 활동을 펼치는 이 운동은 문화재를 지키고 보호하는 일에 대한 도민들의 관심을 환기시키고 지역민들이 자발적으로 문화재 지킴이 활동에 참여하는 계기를 마련하는 새로운 형태의 문화 운동으로 관심을 모았다.

특히 올해 2월 서울에서 발생한 국보 1호 숭례문의 전소 사건을 애도하며 화재 참사 49일째인 3월 29일 낙산사 원통보전에서 봉행된 ‘600년 국보 1호 숭례문 추모재’는 문화재 보존과 관리의 중요성을 재인식하고 숭례문 복원에 대한 국민들의 염원을 모은 특별한 자리였다. 국민들의 따뜻한 관심과 격려로 화마의 상처를 딛고 새살처럼 돋아난 원통보전에서 봉행된 숭례문 추모재는 문화재에 대한 우리들의 무관심과 소홀함을 반성하는 참회의 자리인 동시에 잃어버린 국보1호를 국민들의 힘으로 다시 일으켜 새우자는 결의의 자리이기도 했다. 낙산사는 어느새 우리 사회의 문화재에 대한 의식을 대변하는 상징적 존재이자 문화재 보호 운동의 리더가 돼 있었던 것이다.

산불로 인한 낙산사 전소는 불자들은 물론 국민들의 가슴에 큰 상처를 안겨 주었지만 낙산사는 이를 극복하고 치유하는 과정에서 산사음악회와 문화재보호활동 등을 주도하며 불교문화를 양양 지역의 새로운 문화 브랜드로 육성시켰다. 동시에 문화재 보호에 대한 사회적 중요성을 인식시키는 계기로 승화시켜 ‘전화위복’의 평가를 만들어냈다.

낙산사는 이제 화마의 상처를 대부분 털어내고 새로운 천년을 준비하고 있다. 검게 타버린 숲에는 국민들의 성원과 신심 있는 불자들의 노력으로 심은 나무가 뿌리 내리고, 무너진 전각을 새롭게 세우며 왜곡됐던 가람도 아름다운 옛 모습을 되찾아 갔다. 특히 ‘꿈이 이루어지는 도량’이라는 낙산사의 발원은 21세기 올바른 불사의 방향은 무엇이며 복지, 포교, 문화 활동을 통해 부처님의 가르침을 전하고 구현하는 구체적인 실천방법은 무엇이 있는지 제시해 주었다. 낙산사의 이러한 노력은 사찰과 불교의 역할에 대한 하나의 모델이 되기에 부족함이 없었다.

국민 염원 모으는 국민도량으로

10회에 걸쳐 살펴본 낙산사의 변화와 활동은 사찰이 불자들과 나아가 국민들의 ‘꿈을 이루는 도량’으로 변화해야 할 시점임을 강력히 시사하고 있다. 낙산사에서 시작된 변화의 바람이 한국 불교에 희망과 변화를 불러오는 단초가 되길 바라며 연재를 마친다. 기축년 새해를 앞두고 모든 국민들과 불자들의 꿈이 이뤄지길, 그 꿈을 이루어주는 도량 낙산사가 되길 바라는 주지 정념 스님의 발원이 오래도록 귓전을 맴돈다. 〈끝〉
 남수연 기자 namsy@beop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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