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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순형의 사찰문화재 답사]

기자명 법보신문

(83)관룡사 대웅전-부처자리佛壇 두루미鶴와 마니

2마리 큰 새가 마주해, 크게 몸짓 부리며 좁은 자리에 막 부딪고 엉켜 싸우듯 꽉 차게 나타나있다. 똘망하니, 새긴 솜씬 뛰어나다. 높은 부처자리佛壇 아래 끝칸의 오른켠 안쪽에 새겨진 꼴이다. 부처께 절 올리고 고개-머리 들라치면 바로 맞닿는 곳이다. 좁은 자리에 튼 큰 몸집이다 보니 모두 짧은 날개가 되었으나, 붉은 정수리丹頂여서 두루미鶴임을 알겠다. 두터운 꽃구름花雲자리 위에 왼쪽은 매달리듯, 거꾸로 뒤집고는 긴다리 접으며 날개 내리 꺾으면서 그 사이로 목 돌려 올렸다. 오른쪽은 날개짓 퍼덕이며 다릴 뒤로 빼서 꺾고는 앞으로 깊이 숙여 내닫는 듯하며, 칙칙하나 돋보이게도 큰 마니=구슬寶珠에서 길게 뻗어 휘어난 서기瑞氣 줄기를 문 모습이 눈길을 끌고있는 것이다.

집에서 바람을 피우다 들켰겠다. 저 마니로서만 빠져나갈 수 있다하니, 몸과 맘 어지간히도 바빠! 있지도 않는 마니를 허겁지겁 찾다 그만 들이닥친 이에게 잡히고 말았다. 마니摩尼는 둥근 구슬이기도 하지만, 둥근 수채구멍을 뜻하기도 하는데, 그만 얼이 빠져 홱까닥^^ 한 것이렸다.

이에, 부처님은 말씀하신다-이처럼 어리석은 이는, 언제나 「있고·없음有無에 얽매여 두 곳에서 벗어나질 못한다. 물러나 두 곳에 걸리거나, 치우치지 말고 가운데 길中道에 머물러야 비로소, 벗어남=비모차解脫를 이루나니! 랍시고.

여기 새긴 그림 또한 이러한, 부처의 자따까=본생本生·전생前生앞얘기본생담·전생담譚·談 하나의 속내를, 내보이는 그림=본생도·전생도이겠다.

이승有情·有情界의 온갖, 갖은 괴로움=두카를 모두 떨쳐버리고자 아니, 훌쩍 뛰어 넘어간 즐거움·기쁨=수카樂-極樂를 한껏·마음껏 누리고자 반드시 가운데 길의 뜻理致을 닦고 깨달아, 덧없는 삶을 보내지 말아야 한다는 부처님의 덧붙임 말씀까지 이참에 잘 새겨 둘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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